'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해당되는 글 363건

  1. 2011.12.01 피디짓 못해먹겠다 (10)
  2. 2011.11.28 위대한 꿈을 만드는 법 (6)
  3. 2011.11.27 UFO는 없다 (6)
  4. 2011.11.25 벼락치기로 성적을 올리는 비법 (8)
  5. 2011.11.22 방황을 권한다 (12)
  6. 2011.11.19 와우! 이토록 멋진 세상! (4)
  7. 2011.11.18 잘 좀 배웠으면 좋겠다 (3)
  8. 2011.11.18 단순한 삶의 예찬 (4)
  9. 2011.11.17 영업으로 배우는 세상 2 (7)
  10. 2011.11.14 가진 것 쥐뿔 없어도! (9)

요즘 신문 들여다보면 한숨만 나온다. '젠장, 피디도 못해먹겠다...'

국민들을 좀 웃겨보겠다고 코미디 피디가 되었는데, 요즘은 국회의원이 더 웃긴다. 어느 국회의원이 술자리에서 치는 애드립을 보면, 그 놀라운 창의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지엄하신 가카의 수준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특정 직업인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고, 그러고도 반성하는 기미도 없이, '개그맨이 하면 조크고, 내가 하면 성희롱이야?' 고소 드립이나 치고, 심지어 나꼼수 특집에 개콘 특집까지 했으니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자뻑을 날리신다. 국회의원이 이렇게 사람 웃기는 걸 보니, 이제 기죽어서 코미디는 못 만들겠다.

코미디가 안되면 드라마나 해볼까 했더니, 요즘은 검사도 막장 드라마를 찍는다. 그랜저 검사, 스폰서 검사에 이어, 벤츠 검사 납시었다. 36살난 유부녀 여검사가 49살난 유부남 변호사에게 걸핏하면 샤넬빽 사달라고 조른다. 그들의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난 건 부장 판사 출신 변호사의 새 애인이 제보한 탓이란다. 모냐, 이건? 유부남 유부녀의 불륜에다, 검사와 변호사의 스폰서쉽에다, 유부남을 사이에 두고 세컨드와 써드가 맞붙은 4각 관계?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이보다 더 독하기는 글렀으니, 드라마도 못 만들겠다.

할 수 없이 액션 드라마에 도전해볼까 했더니... 젠장. 웬 경찰서장이 몸을 던져 혼신의 연기를 펼친다. 토끼몰이에 물대포까지 쏳아놓고, 굳이 격앙된 시위군중 사이로 경찰복 입고 들어가는건 뭐냐? 그래놓고 경찰서장이 폭행당했다고 난리인데, 팼다는 시민은 알고보니 종로서 형사란다. 경찰서장의 명연기에 조중동은 대성통곡하며 목놓아 운다. 데모대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구나... 에고에고... 저렇게 눈물 쏙 빼는 액션 연기, 참 오랜만일세. 경찰서장님께서 저렇게 리얼한 액션연기를 펼치시니, 이제 어설픈 액션도 못 찍겠다.   

국회의원이 개그하고, 검사가 막장 드라마 찍고, 경찰서장이 액션 배우하는 세상...
나같은 3류 피디, 기죽어서 살겠나... 

                             내가 본 그 어떤 드라마보다 리얼한 대사다. 
                   사법고시 패스한 분들의 대사빨은 진정 놀랍기만 하다.
                                         (자료 출처: 완전소중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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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rystal 2011.12.01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신문중정치면이제일재밌어요 ㅋㅋㅋ이거웃어야할지말아야할지-.-

  2. 서민 2011.12.01 2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피디님이라서 그런지 글이 물 흐르듯 읽히네요. 샤넬가방 기사 보구 검사도 여자구나,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더군요.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 김민식pd 2011.12.02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찾아와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교수님. 요즘 교수님 글보며 많이 웃고 배웁니다. 부끄럽구요. 앞으로도 쫄지 말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3. 채집자 2011.12.01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악! 피디님 제목 보고 깜짝 놀랐어요ㅠ 무슨 일 있으신 줄 알고ㅋㅋ 어쩜 이렇게 재밌게 글을 쓰셨어요!! 완전 쵝오! 글감을 주신 분들도 예능감 충만!

  4. 12월 10일이라죠? 2011.12.01 2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로만 듣던 백만 대군... 눈으로 볼 수 있을까요?
    드라마 신의 저울, 정의 여신이 든 저울은 무릇 약자에게 조금은 기울여 있어야 옳지 않겠냐던
    그 세계관, 머리가 띵하고 울렸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법전 보시는 분들 신의 저울 보시고 정치 하시는 분들 시티홀 보시길 강추합니다.
    시티홀에 신 시장님도 빽 사달라고 국회의원 졸라 시장바구니 받고 기쁨의 눈물 흘리셨는데 샤넬 백보다 명품이던 걸요.

    모르고 당하는 사람보다 알면서 침묵하는 높으신 분들은 또 얼마나 힘들까요?
    그냥 이 멋진 부장판사님들처럼 툭 터뜨리시지... 힘이 되어 주시지...

    “드라마 계백을 보고 있다. 황산벌 전투가 나온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사람과 자신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는 사람들”
    정말 멋진 분 아니신가요? 몇몇 판사님들 기사에 박수 칩니다.

    남보다 더 용기 내야만 갈 수 있는 길, 바로 맨 앞에 서는 일이겠죠.
    하지만 알고도 침묵하는 비겁한 길보다 예견된 고난의 길로 용감히 걸어간 걸 잊지 않겠습니다.
    하나는 탄압을 받지만 열이 되고 천이 되어 백만이 된다면 바꿀 수 있다죠.

    저리 멋진 법조인 천 명, 아니 백 명만 있으면 좋겠네요.
    그럼 저리 비장하게 보이지 않을텐데...
    색이 진해 걱정이 아니라 맘대로 그 색의 이름을 정하는 세상, FTA가 싫다는데 색깔 타령일꼬...

    요즘 선두에 선 몇몇 분들 정몽주나 계백처럼 비장하고 외로운 길 아니길 바래봅니다.
    세상을 바꾸던 촛불 하나, 아직 기억하는 1인이...

  5. LSM 2011.12.03 0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사에 웃고 PD님 글에 또 웃고 갑니다ㅋㅋㅋ 신문 읽을 때마다 코믹막장엽기화제의 드라마 시놉이 마구 떠올라요. 이걸 그대로 만들면 고소하긴 하지만 고소해하다가 고소당할지도 모르니까 인물들을 살짝 비틀어서 '고품격'으로 승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계속 연구해봐야겠네요^^

주말 동안 경주에 다녀왔다. 후배 결혼식이 경주에서 있기에, 기왕 내려간 김에 어린 시절 고향인 경주를 1박2일 동안 둘러보고 왔다. 경주에 가면 꼭 걷는 길이 있다. 내가 다니던 월성 초등학교에서 시작해 대릉원으로 간다. 대릉원에서 천마총을 보고, 길 건너 첨성대를 지나, 반월성을 통과해서, 안압지를 보고 마지막에 경주 박물관에서 마무리. 약 3~4시간 정도 걸리는 도보 여행 맞춤코스다. 

 
첨성대를 보자, 봄에 들은 건축가 승효상 선생의 강의가 생각났다. 건축물을 위대하게 만드는 재료는 무엇인가? 나무? 돌? 서까래? 많은 답이 나왔지만 선생의 답은 '시간'이었다. 어떤 건축물이든 오랜 시간을 견딘 후에야 비로소 위대해진다. 아무리 호화찬란하게 지은 건물이라도 몇백년의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면 위대한 건축이라 할 수 없다. 작고 초라한 첨성대지만, 오랜 세월을 견디어 위대한 건축이 되었다. 단 한번도 쓰러진 적 없이 1500년을 버텨냈기 때문이다. 

사람의 꿈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사람의 꿈을 위대하게 만드는 재료 역시 시간이다. 아무리 멋진 꿈이라도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없다면 위대한 꿈이라 할 수 없다. 한가지 일에 10년의 세월을 바치지 않고서는 그누구도 성공할 수 없다는 말콤 글래드웰('아웃라이어')의 말이 아니라도, 하나의 꿈이 단단하게 영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말은 쉽게 하지만, 쉬운 길은 아니다. 꿈을 쫓다가 우리는 쉽게 지친다.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서 지치고, 다른 이들이 앞서 가는게 보여서 지친다. 이 길이 맞나 헷갈리기도 하고, 이 길이 내 길인가 헷갈리기도 한다. 이 길의 끝에 아무것도 없으면 어떡하지? 불안한 마음에 다리는 후달거리고, 주저앉아 쉬고 싶고, 다른 길을 찾고 싶어진다. 역시 꿈 하나로 매진하기 쉽지 않구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차에 경주박물관에 도착했다. 지홍 박봉수 화백의 특별전이 있어, '박물관에서 현대화 전시회도 하나?' 하고 들어섰다. 그때 벽 한쪽 나를 맞은 글귀.

 
"지홍은 친구가 오거나 가거나 그리 말을 하지 않고 그림만 그린다. 걱정이 있거나 없거나 배가 고프거나 안고프거나 그저 그림만 그린다..."

화가의 친구가 남긴 글에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아, 꿈을 쫓는 이의 자세는 이렇구나... 그냥 하는구나...'
 
이중섭 선생과 동갑으로 20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으나 박봉수 선생은 다른 화백만큼 큰 이름을 남기진 못했다. 전시회 설명을 해준 문화해설사는 '선생이 너무 다작하여, 오히려 대표작이 없어서 그리 되었다.'고 말했다. 순간 빈센트 반 고흐가 생각났다. 2000점이 넘게 그렸으나 살아 생전 단 한 점의 그림 밖에 팔지 못했던 불운한 화가... 아무도 사지 않는 그림이었지만 그는 그렸다. 시장 반응을 살피고, 영리한 계산을 하는 이었다면 애저녁에 포기했을 일이다. 하지만 그는 세상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그렸다. (고흐의 신념과 다작에 대한 예전글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
2011/08/18 - [공짜 PD 스쿨] - 노동화가 빈센트 반 고흐

꿈을 벼리는 이의 자세는 무릇 이런 것이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라.
위대한 꿈은 오랜 시간 공들여야 이루어지는 법이다.
  
끝으로 박봉수 화백의 그림 몇 점, 올린다. 

                                                               설불
    

                                                            불국사


마지막 그림... 누구의 모습인가?

참고로 선생은 평생 절에서 그림을 그렸고, 반가사유상을 수십년 넘게 그렸다. 그런 선생이 어느날 명상을 하다 영감이 떠올라 인물화를 한 장 그렸다. 선생은 명상하는 사람이라고 그렸는데, 친구가 보더니, '어, 그리스도네?' 했단다. 그래서 이 그림은 '명상 그리스도'로 이름지어졌고, 나중에 바티칸에서도 인정받는 그림이 된다. 평생 불교에 심취해 살았던 화백은 성화를 그린 화백이 되었고, 말년에는 독실한 천주교도로 살다 생을 마감한다. 

도란 이런 것이다. 하나의 길을 꾸준히 가다보면, 그 길은 어디로든 통한다.  

작고 초라한 꿈이란 없다. 위대한 꿈을 만드는 법? 시간을 견디는 것이다.
오랜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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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제현 2011.11.28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오늘 글 제게 큰 힘이 됐어요!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 게 늘 약점 같았는데 요즘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어요. 예전에는 그냥 자기암시같이 계속 되뇌이던 것뿐이었는데요... 활기찬 월요일 되세요! 좋은 글과 그림 잘 보고 갑니다!

  2. 피디님팬 2011.11.28 2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피디님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읽으면 왠지 기분좋아집니다..
    감사합니다 ^^ 항상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들 !!!!!!

    오늘 학교에서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했는데
    연습했던 것 보다 더듬거리고 못해서 속상하네요 ㅠㅠ 난 발표 잘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1학년땐 떨지 않고 잘했던 것 같은데 2학년땐 욕심이 생기니까 많이 준비해도 더 떨리네요 ;;
    그땐 별 생각이 없어서 그랫나..

    역시 사람들앞에서 내 의견을 말하고 발표하는건 쉽게 생각 할 일이 아닌가봐요..
    발표끝나고 제가 생각못했던 비판적인 질문들을 하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어휴
    혼자 답변하느라고 진땀을뺐네요..

    아고 ....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자존심상해서 어디 얘기할때가 없어서 ㅠㅠㅠ

    피디님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김민식pd 2011.11.28 2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욕심을 버리면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균형잡기는 쉽지 않죠.
      욕심을 내어야 더 잘 할 수 있기도 하고
      때로는 욕심을 버려야할 때도 있거든요.

      오늘 그 속상한 마음이, 더 잘 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겁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저도 감사드려요~
      매일 매일 연애편지 쓰는 기분이에요.
      이렇게 답을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

  3. 피디님팬 2011.12.07 2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뭘좋아하는지도 모르겟는데 제가 좋아하는것을 찾고싶어요 어떻게 찾아야하죠?

어린 시절 나는 UFO신봉자였다. 초등학교 6학년때 친구들과 함께 하늘을 날아가는 이상한 물체를 본 적이 있다. 어른이 된 지금까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UFO, 말 그대로 미확인 비행물체다. UFO를 본 후, 한동안 외계문명에 빠져 살았다. 1970년대 말, 외계문명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사람들이 믿었던 것? 바로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이다.



유럽 탐험가들이 처음 이스터 섬에 도착했을 때, 석상은 신비한 존재였다. 섬에는 그런 거대석상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인구도, 자원도 없었다. 석상이 만들어지는 채석장과 석상이 세워진 해변까지는 멀었다. 아름드리 통나무를 지렛대삼아 굴리지 않고서는 20톤이 넘는 석상을 옮기는 게 불가능했다. 그런데 섬에 자라는 식물종은 기껏해야 관목이나 작은 갈대 뿐이었다. 그리고 많은 노동인구가 필요한 사업인데, 당시 섬 인구로는 턱도 없었다. 인구가 수만명은 넘어야 잉여 노동력으로 거석을 세울텐데, 발견 당시 이스터 섬에는 왜소하고 기아에 허덕이는 주민 몇천명 밖에 없었다. 나무도 없고 인구도 없는데, 어떻게 만든거지? 역시 외계문명의 증거인가? 


모아이 석상의 미스터리가 풀린건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Collapse-'를 읽고 나서다. 현대 과학으로 섬을 탐사한 결과, 지금은 황폐해진 이스터섬이 과거에는 아름드리 거목이 숲을 뒤덮은 열대우림이었단다. 다양한 동물종이 서식했고, 배를 타고 나가 돌고래도 잡을 정도로 어업도 발달했었다. 식량이 풍족하니 자연히 인구가 늘어났고,수만명이 거주하는 부락도 생겨났다.  

먹고 살만 하니까, 지도층은 잉여 노동력을 가지고 자신의 권력을 상징하는 거석을 만들기 시작했다. 선조보다 더 큰 석상을 만들려는 후손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부족들간에 경쟁도 치열해졌다. 거석을 옮기기위해, 아름드리 통나무들이 잘려나갔다. 울창했던 열대우림은 서서히 사라져갔다. 

나무가 사라지자, 배를 만들 수 없어졌다. 배를 못 만들자, 물고기를 잡을 길이 없어졌다. 결국 사람들은 섬 안의 새들과 동물들을 사냥했다. 섬에서 도망갈 길 없는 동물들은 머지않아 멸종되었다. 결국에는 최후의 식량을 두고 전쟁이 일어났다. 바로 인육이다. 이스터 섬 주민들이 사용하는 표현 중 가장 심한 욕은 '내 이빨 사이에 네 엄마의 골수가 끼어있다.'다. 식인 풍습과 함께 이스텀 섬의 거석 문명은 멸망했다.   

한때 내가 UFO 문명의 근거지라고 믿었던 섬은 그렇게 허무하게 망했다. 물신 숭배 경쟁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손가락질하고 비웃을수 있을까? 우리 사회도 물신 숭배의 경쟁에 빠져 멸망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닐까?

먹고 사는데 필요한 이상을 우리는 소비한다. 그리고 더 많이 쓰기 위해 더 많이 벌어야하고, 더 많이 벌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해야한다. 결국 우리의 물신 숭배는 학력 만능 주의로 이어진다. 1등만이 행복하다고 믿는다.

미친 경쟁으로 인해 모두가 불행한 사회, 그 결과물이 바로 저조한 출산율이다. 올해 우리나라 인구2인당 출산율을 1.21명이다. 전 세계 국가 222개국 중 217위다. 후손을 남기려는 생물적 본능을 억제하는 것은 사회적 학습이다. 기성 세대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 불행한 세상에 굳이 2세를 내놓을 이유가 없다. 결국 우리의 물신 숭배는 무한 경쟁이라는 교육의 폐해를 낳았고, 이는 초유의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다른 변수가 없다고 계산할때, 지금의 출산율대로라면, 2300년에 한국인은 사라진다고 인구학자는 전망한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 -박영숙)

에이, 설마!

설마싶겠지. 이스터 사람들도 똑같았을 게다. 에이 설마... 
숲 속의 마지막 나무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들은 깨달았다.
이제 열매도 주는 나무도, 고기를 잡을 배도 없다는 것을...
그리고, 모아이 석상으로는 배를 채울 수 없다는것을...

이스터 섬에 UFO는 없었다. 단지 미친 경쟁이 있었을 뿐이다.

경쟁에 찌든 사회는 병든 사회다.
경쟁에서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지금보다, 혹은 남보다 더 가지려고 노력하기보다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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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27 1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공룡이 쓰러졌을 때 2011.11.27 2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집트가 사막이 된 건 더 높은 피라미드를 쌓은 탓이고
    청동기 시대 또한 광기에 사로잡혀 끝판이 났다 하고
    모아이네 여기도 그랬나요? 씁쓸하네요~

    전 외계인은 아니어도 공룡, 이 종족이 참 궁금합니다.
    서양과 동양에 공통적으로 용이 있는 이유가 공룡을 겪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던데 공룡은 왜 멸망했을까요?
    하도 설이 많아서 뭐가 진짜인진 살아보지 않은 저 따윈 모르지만
    학교서 배웠으니 기후, 환경 탓 맞겠죠.

    하지만... 가끔 우리가 저지른 짓은 아닐까 싶어요.
    어느 할머니가 어릴 때 당신 어머니가 밭일 논일할 때 눕혀논 아기 형제를
    수리들이 채 갔다며 흔한 일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조상들에게 공룡들이 가끔 그랬을까요?
    끔찍하긴 한데 덕분에 다른 종 하나가 씨가 말라 버린 건 아닌지...

    참 몰려다니며 행패 부리는 게 인간이 아닌가 가끔 찔려요.
    역시 우리 같은 인간은 너무 큰 힘을 가지면 안되나 봅니다.
    전에 온갖 음모론 얘기 한참 하다가 공룡 이야기로 흘렀었는데
    서양 동양 나뉘어서 소란스러웠던 게 떠오릅니다.
    그때 의견일치를 본 건 용과 드래곤이 있는 걸 보면 인류는 공룡을 생생하게 보았다였죠.
    그런데 서양에선 드래곤이 좀 부정적 이미지니까
    자신있게 우리 조상이 생각하는 용은 두려운 존재지만 경의롭고 신성한 존재다.
    그래서 니들(서양분들 ㅋㅋ)이 더 많이 때려 잡아 멸망을 당겼을 거다라고 막 우겼었는데...
    유치하게 공룡 멸망의 책임을 왜 서로 떠넘기며 싸웠는진 지금 생각해도 좀 웃기네요. ㅋㅋ
    어쨌든 저 어렸을 적 우리나라 참 정신적인 나라라고 신념도 있고 그랬는데 커보니 그런 것도 아니더라구요.

    작아도 강하고 감정이 쉬이 들끓어도 항상 의롭던 분들의 후예라 자부했던 어린 시절이 그립습니다.
    아, 전 왜 쓸만한 어른이 되지 못했을까요?
    가끔 피디님 글 읽다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하네요~ 아우 머리야.

    • 김민식pd 2011.11.28 2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부심을 가지세요. 한자 문화권이면서 중국에서 독립된 주권국으로 남은 나라는 몇 없어요. 일본이야 지리적 덕을 봤고, 우린 코 앞이지만 외려 한글까지 만들어서 독립적으로 버티잖아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나라도 없다니까요^^

  3. 어용무 2012.01.25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확인비행물체 UFO 는 우리나라 말로는 비행접시라고 합니다.

    비행접시는 왜 자꾸만 나타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할 것이나 아무도 그 의문을 풀어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실체마저 궁금하게 여기고 있을 것입니다.

    비행접시는 신께서 사용하는 선악심판의 무기라는 것을 밝혀 둔 글이 있으니 그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하시면 어용무의 블로그에서 어럼푸시 알아볼수가 있다 할 것이고 조금더 세부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면 내려받기 글에서 조금 더 알아볼 수가 있으며 아주 상세하게 알게 되는 것은 때가 되면 더욱 잘 알아볼 수가 있게 됩니다.

    아직 비행접시는 일본 대지진 등 그 활동을 조금 밖에 보이지 않고 있으나 이제 곧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게 되면 지구는 엄청난 충격으로 상전벽해 혁해상전 즉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되어 버리고 푸른 바다가 뽕나무 밭으로 변해 버리게 되는 것이니 지구 전체를 세차게 흔들어 버리는 바와 같은 아주 큰 재앙이 찾아오게 되면서 남의 나라를 침탈하고 수탈한 나라들과 죄를 많이 지은 인간들이 크게 당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제 수천년 동안 말로만 전해져 왔던 천재개벽 선악심판의 때가 다 되었다는 것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는 비법이 있을까? 내 고교 내신등급은 15등급 중 7등급이다. 항상 성적은 중간이었다.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은 22등인데, 3학년 말에 본 학력고사 성적은 반에서 2등이었다. 6개월 사이에 22등이 2등으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리 아버지는 돈받고 애패는 사람이다. 아이들이 내 몸에 난 푸르딩딩한 매자국을 보고 '너네 아버지 뭐하시는 분이냐?'하고 물어보면 항상 그렇게 답했다. "우리 아버지는 애 때리는 프로야." 아버지는 울산공고 훈육주임이셨다. 거친 아이들을 거칠게 다루는데는 우리 아버지가 도사다. 아버지 손에 들어가면 어떤 사물이든 사랑의 매로 변신하고, 어떤 문제아라도 온순한 양처럼 변한다. 왜? 매 앞에는 장사 없으니까.

아버지는 의사 아들 만들려고 문과 적성인 나를 굳이 이과로 보냈다. 심성이 약해 피를 보는 것도 질색인데 의사가 웬말이냐. 가기 싫은 의대를 목표로 공부하자니 성적이 날로 떨어졌다. 성적이 떨어지니, 몸에서 매가 떨어질 날도 없었다. 맞아죽기 싫어서라도 성적은 올려야겠는데,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

하루는 맞다 맞다, 이러다 맞아 죽을 것 같아서 도망쳤다. 집에서 도망나왔는데, 매를 휘두르며 아버지가 쫓아나왔다. 잡히면 진짜 죽을 것 같아서 그 길로 울산역까지 가서 경주 삼촌집으로 도망갔다. 삼촌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공부 못한다고 애 때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나를 보냈는데, 집에 와서 또 맞았다. 성적 때문이 아니라, 가출했다고... 

그 다음부터 아버지는 나를 때릴 때 옷을 벗기고 팬티만 남긴 채 때렸다. 팬티 바람에 도망갈 수는 없을테니까. 맞으면서 고민했다. 맞아 죽는게 나을까? 쪽팔려 죽는게 나을까? 쪽팔려 죽는 것보다는 맞아 죽는게 낫다는 결론을 낸것 같다. 팬티 바람에 도망간 적은 없으니까...

이러다 내가 맞아죽겠구나... 싶었던 고3 어느날, 아버지와 마주 앉아 담판을 지었다. 원치도 않는 의사를 하라고 하니 공부할 의욕도 안생긴다. 게다가 의대를 가려면 전교 1등을 해야하는데 그럴 자신은 없다. 그냥 반에서 5등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겠다. 그러니 공대로 보내달라. 아버지도 때리다 지치셨는지, 아니면 포기하신건지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다. 하긴 반에서 22등 하는데 의사는 무슨 의사야.

3학년 2학기에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과 중에서 가장 문과에 가까운 과를 찾았다. 경영과 공업을 접목시킨 산업공학과란 과가 있더라. 그래, 산업공학과를 목표로 공부하자. 그 다음부터는 공부가 잘 되더라. 희망이 생기고, 의욕이 생겼다. 공부 잘하는 비결? 부모를 위해 공부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 욕심을 위해 공부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한, 절대 성적 안 오른다. 그리고 현실적인 목표를 잡아야한다. 전교 1등? 이런거 꿈꾸지 마라. 허황된 목표는 의욕만 떨어뜨린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공부하면 스트레스가 준다. 즐겁고 마음 편하게 공부하면 성적은 오른다.

그래서 나는 입시에 성공했나? 실은, 실패했다. 내 학력고사 성적으로 4년 전액 장학금이 나왔던 한양대 산업공학과에 지원했는데, 떨어졌다. 내신 등급이 너무 낮아서... 할 수 없이 과거 광산학과라고 불리었던 자원공학과란 곳에 2지망으로 입학했다. 가보니 70명 중에 학력고사 점수로는 내가 2등이었다. 1등은 의대 쳤다가 떨어진 친구였고... 진짜 우울했다.  
 
원하던 학과에 떨어졌으니, 내 인생은 실패한건가? 아니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때 입시 불합격이 내 인생에 가장 좋은 일이었다. 만약 산업공학과에 입학했다면, 나는 즐겁게 공업 경영인의 길을 살았을 것이다. 그때 원치 않은 학과로 간 덕에, 나는 끊임없이 적성과 진로를 고민했다. 영업도 해보고 통역도 해보고... 그 결과 나이 30에 예능 PD도 되고... 나이 40에 드라마 피디로 전직도 한 것이다.. 난 이제 안다. 인생은 절대 20살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17살, 18살, 어린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제발 말리고 싶다. 인생은 너무나 길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 괴로운 시간도 지나고 나면 다 웃으며 추억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마음만 먹으면 성적 올릴 수 있다.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해도,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스무살에 모든 게 결정나는 건 아니다. 지금은 죽을 것 같이 괴로워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믿고 조금만 버텨달라.  


'살아라! 죽지 말고 반드시 살아 돌아가라!'
이것이 황산벌에서의 마지막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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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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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눈물이 찔끔... 2011.11.25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장하셔요.
    한 살이라도 더 먹었으면 머리라도 쓰다듬어 드리고 싶어요.
    ㅋㅋ 한 살이라도 어리니 아쉽지만 참겠습니다!!

    골프채, 야구방망이...
    오전에 읽고 하루 종일 심란했던 기사...
    차라리 가출을 하지 왜 그랬을까?

    똑같은 한계치에서 나오는 개개인의 반응은 참 다르네요.
    이리 잘 큰 분도 있고 저리 못나게 자신을 망가뜨린 아이도 있구요.
    그 아이 기사 보며 머리 좋은 아이일수록 잘 키워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 좋은 머리로 자신을 해하고 타인을 해하지 않도록...
    참, 슬픈 하루 크나큰 위안을 받고 갑니다.
    어느 의대생들, 어느 의사, 어느 장애인 학교장...
    참, 못나게 크신 분들이 차라리 좋은 머리가 아니었으면 어떨까요?

    청소년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참 좋겠네요.
    부모님들도요.
    언젠가 성장한 자녀가 자식된 도리를 다하며 살아갈지라도 그 가슴 속에 뭔가 부모를 향한 응어리가 없도록...
    당신의 자녀들 가슴이 좀더 따뜻해지도록 열 올리는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그런 드라마 한 번 만들어 주시죠, 피디님?
    오늘도 큰 힘 받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 김민식pd 2011.11.27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저도 가끔 제 뒤통수 쓰다듬어요.
      장하다... 잘하고 있다...
      스스로 칭찬도 해주고 격려도 해줘야합니다.
      왜? 우린 다 소중한 사람들이니까~

  2. 채집자 2011.11.26 14: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저도 아래 댓글 다신 분처럼 눈물이 찔끔ㅠ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해 심란한 요즘입니다ㅠ 어제 KBS 사랑과 전쟁에서도 자식교육에 과한 욕심을 부리다 아이도 가정도 잃어버린 주부 이야기가 나왔는데요ㅠ 조금만 더 멀리 볼 수 있는 여유를 모두가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돈 많이 버는 나라보다 개개인이 저마다 다른 이유로 행복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글 감사합니다. 많이 생각하게 만든 글이었어요.ㅠ

  3. 수능끝난고3 2011.11.28 1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ㅜㅜ 사실 수능도 끝나고 제 진로랑 대학학과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진짜 도움이 되네요!! 20살이 전부가 아니구나! 감사합니다 ^^

    • 김민식pd 2011.11.28 2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수능 끝나면, 블로그 들여다보지 말고 놀러다니세요.
      수능끝난고3, 가장 행복한 시간이잖아요.
      고생 너무 많았어요. 너무 고생시켜서 미안해요.
      잠깐이라도 세상 근심 내려놓고 즐기세요~

  4. 하늘의여왕 2011.12.04 0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어요 ^^
    매번 그냥 보기만 하고 가는 거 같아서.. 오늘은 꼭 감사하다는 말 남기구 싶어서요 >.<
    세상에 대해 조그마한 거라도 알려면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르는 법인데, 이 블로그에 와서, 블로그 제목대로, 정말 공짜로 즐기고 많은 걸 얻고 가게 되니, 정말 감사하네요!!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 김민식pd 2011.12.04 0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재밌게 읽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꼬박 꼬박 잊지 않고 찾아와주시는 분들 덕에 보람이 무럭 무럭~ 이렇게 인사까지 남겨주시니 더욱 즐겁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동안 독서와 영어 공부, 이딴 것들만 권해온 나, 오늘은 방황을 권해드린다. 
20대에 가장 중요한 것? 바로 방황이다. 

방황을 거의 하지 않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어려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우리 나라 최고 대학에 갔다. 대학 가서도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갔다. 진학과 취업에 몰두하느라 연애할 틈은 없었다. 결국 부모님이 조건 좋은 상대를 찾아 맺어주었다. 부모님 뜻을 거스르는 일 없이 산 친구는, 아니 자신의 뜻이 따로 없었던 친구는, 부모의 뜻대로 일찍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몇년이 지나 친구를 만났는데, 별거 중이었다. 한 여자를 만났단다. 애까지 낳은 아내에게서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그 사람에게서 느꼈단다. '아내에게 느낀 감정이 사랑인 줄 알았거든? 아니더라구. 이 사람을 만나고 알았어. 이게 진짜 사랑이구나.' 결혼하고 애낳고 나서, 뒤늦게 사랑이라니... 순서가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다. 

주위에 이런 예들, 의외로 많다. 잘나가는 엘리트 남자가 50대에 바람나서 패가망신하는 이유?  다들 20대를 너무 건실하게 산 탓이다. 젊어서 고시와 출세에 매달리다, 뒤늦게 사랑에 눈뜨는 삶. 이거 위험하다.

결혼만 그런가? 취업도 마찬가지다. 학창 시절엔 '닥치고 공부'만 한다. 나의 적성이 무언지,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오로지 성적이다. 학교와 주위의 기대에 맞춰 살기에 급급하다. 그렇게 성적에 맞춰서 진학하고, 스펙에 맞춰서 취업한다. 그러다 나이 40에 문득 깨닫는다. '이게 진짜 내가 꿈꾼 삶이었나?' 

젊어서 방황하지 못하는 이유는,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다. 작은 실패를 피하기만 하면 나중에 크게 실패한다.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는 걷다가 넘어져봐야, 다음에 조심하는 것을 배운다. 애가 다칠까봐 아예 업고 다니면, 아이는 걸음마를 배울 수 없다. 

별거중인 친구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쩔려구?' '몰라. 그런데, 이 여자 아니면 나 못 살 것 같아.'
휴우... 남들은 20대에 배운 걸, 이 친구는 40에도 아직 모르는구나...
헤어지면 죽을 것 같이 괴로운 사람도, 밥만 잘 먹더라. 그때 뿐이더라. 
취업도 연애도 똑같다. 당시엔 그게 아니면 죽을 것 같아도, 지나보면 아니라도 잘산다. 
그걸 아는게 20대의 할 일이다. 실연도 당하고, 시련도 당하고.  

20대에는 성공을 바라지마라. 숱한 실패에 감사하라.
오래가는 성공의 노하우를 원한다면, 
방황을 권해드린다. 

                          곰: 우리 어디로 가?
                          아이: 몰라... 아빠가 방황을 하라는데...


                                                  우리 어디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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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쏘옹지이! 2011.11.22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하하 위에 사진에서 둘 다 인형인 줄 알았는데, 너무 귀여워요!!! 아침부터 기분 좋아져서 갑니다:)

    • 김민식pd 2011.11.22 1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언젠가, 우리 딸들이 커서, 어느날 문득 아빠의 블로그를 찾아왔다가 저 사진 보고, 나의 사랑을 느껴주었으면... 그런 작은 소망으로... ^^

  2. 이미현 2011.11.22 1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쁜 애기 사진에 매번... 애낳고 싶단 생각 불끈불끈 듭니다. ㅋㅋㅋㅋ 너무 이쁜 한쌍이네요. 곰님하고 애기님~!

    • 김민식pd 2011.11.22 1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 툴의 편집기능상 글에 사진이 없으면 메인 화면에 하얀 공백이 뻥! 그래서 매번 이미지 찾는것도 숙제에요. 저작권 문제로 내가 가진 개인 사진, 그중 특히 딸들 사진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

  3. 피디님팬 2011.11.22 1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아기 너무 예뻐요 ㅠㅠㅠ 따님이시죠 ㅠㅠㅠ?
    아 너무예쁘네요 헐헐 ㅠㅠㅠㅠ

  4. 수능끝난고3 2011.11.28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감사해용~ 그리고 애기 너무 귀엽내요 ^0^

  5. 하늘의여왕 2011.12.04 05: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기, 너무 예뻐요 ^^ 현재 방황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용기 얻구 갑니다..^^

  6. 2012.05.30 0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어제 저녁 나는 한 미국인 앞에 앉아 배움을 구하고 있었다. 장소는 서강대 옆 '숨도 아카데미', 그 미국인은 죠나단 바필드라는 생태심리학자로서 '마음을 변화시키는 네가지 생각'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강의가 시작되자, 정좌하고 앉아있던 그는 우리에게 눈을 감고 이곳에 오게 된 인연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했다.

'나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를 만나, 이곳에 오게 되었는가?'
그래, 한번 생각해보자...

시작은 한 권의 책이다.

 


'과학 콘서트'를 읽고 정재승 박사에게 완전히 매료되었다.
'와우! 이렇게 멋진 과학자가 있었네?'

그러다 그분이 만든 '10월의 하늘'이라는 행사를 알게 되었다. '10월의 하늘'은 '오늘의 과학자가 내일의 과학자에게'라는 주제로, 평소에 문화나 과학을 접할 기회가 적은 지방 도서관에 과학자들이 찾아가는 강연 기부 프로그램이다. 
'와우! 이렇게 멋진 기회가 다 있네?'

그간 도서관에 진 빚도 갚을 겸, 나도 참여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는 과학자가 아니지 않은가? 뭐 그래도 일단 '10월의 하늘' 측에 들이대봤다. 과학자는 아니지만, 나도 끼워달라고. 밑져야 본전 아닌가? 인생은, 다 그런 식이다. 

그랬더니 강연 준비팀에서 연락이 왔다. 춘천 담작은 도서관에서 시각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강연이 잡혀있는데, 할 수 있느냐고. 고민이 됐다. 드라마를 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드라마 이야기를 한다? 겁이 났다.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경우, 내 고민은 오래 가지 않는다. 잘 할지, 못할지는,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그러니 일단 해보자고 결정한다. 내 인생은, 늘 그런 식이다.


그날 강의에 대해 솔직한 자평을 하자면, 많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앞을 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좀더 준비를 했어야 했다. 특히 나와 같이 강연한 이명현 박사님의 강의를 보니 더 부끄러웠다. 천문학자인 이명현 박사님은 평소 밤 하늘을 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손으로 만지는 우주'라는 점자책을 만들어오셨다. 그리고는 아이들에게 태양계, 은하, 지구, 달의 모습을 손으로 만지게 했다. 
'와우! 이토록 멋진 박사님!'

 
사진 맨 왼쪽 기타 앞에 서 계신 분이 이명현 박사님이시다. '10월의 하늘' 강연이 끝나고, 서울에서 한 뒷풀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저 멀리 남해와 진도까지 내려가서 강연을 하고 온 과학자들은 밤10시가 되어서야 합류할 수 있었다. 진행팀에서는 그날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도서관을 찾아 강연을 한 과학자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는데, 뒤에 보이는 보드판에 그 선물들이 적혀있다. '김제동과의 산행 초대권', '나꼼수 콘서트 백스테이지 관람권', 'SBS 여자 아나운서와의 점심 식사권' 등등 대박 상품이 많았다.
'와우! 이토록 멋진 선물!'


이날 사회는 김제동 씨가 봤고,


이날의 노래 손님은 윤종신, 심현보, 원모어 찬스 등이었다.
'와우! 이런 초호화 강연 뒷풀이는 난생 처음일세!'

정말 많은 사람들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진 멋진 하루였다. 나는 이명현 박사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박사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들었다. 그러다 박사님이 계시는 아태 이론 물리 센터에서 주최하는 '책대책'이라는 강연회를 접하게 되었다.
  


'불꽃 튀는 과학 명저들의 대격돌'이라니! 아태이론물리센터의 물리학자들에게 듣는 과학 강의가 무려 공짜다! YES24에서 신청만 하면 된다니!
'와우! 이토록 멋진 기회!'

   
이명현 박사님의 소개로 '책대책' 강연을 들으러 간 곳이, 서강대 옆 '숨도 아카데미'였다. 작고 아늑한 공간에서 차분히 우주의 신비에 대해 2시간 동안 심도깊은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와우! 이토록 멋진 공간!'
 
숨도 아카데미란 공간이 참 마음에 들어 이리 저리 둘러보다, 그곳에서 며칠 후 있을 강연회 포스터를 보았다.
 

 
포스터의 Admission Free(무료 입장)와 Lectures are given in English(영어 강의)라는 글귀가 눈에 확 들어왔다.
'와우! 생태심리학자의 영어 강의를 공짜로?'


그래서 나는 지금 이곳에 앉아있게 된 것이다...
결국 나를 이 곳으로 이끈 것은 책, 사람, 장소와의 소중한 인연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한 건 별로 없다. '와우!'를 연발하며 경탄만 했을 뿐이다.

책을 읽고, 저자에 대해 찾아보고,
자격도 되지 않지만, 시켜달라고 졸라보고.
결국 잘 하지도 못했지만, 일단 해보겠다고 들이댄 것 뿐이다.

그 결과, 나는 정재승 박사님의 강연 기부 프로그램에 함께 할 수 있었고,
김제동 씨를 만나 그의 재담을 듣고, 윤종신과 그 친구들의 노래 공연을 감상하고,
이명현 박사님을 만나 또다른 배움의 장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과학 강연에 생태 강연을 덤으로! 

경탄하고, 들이대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재미난 세상을 공짜로 즐길 수 있구나!

가끔 생각해본다. 
내 나이 마흔넷,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스무살때 알았더라면! 
타임머신이 있다면, 과거로 날아가,
그 시절, 불안해 하고 힘들어 하는 스무살의 내게 알려주고 싶다.
그렇게 힘들어하지 말고, 그냥 삶을 즐기라고...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하기보다, 그냥 현재에만 충실하라고...
 
하지만 이론물리학자님들께 여쭤보니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단다.
스무살의 김민식에게 알려줄 길은 없으니, 스무살의 여러분께 알려드린다.

항상 경탄하라! 와우! 
삶은 인연의 총합이다. 그대 스스로 짓는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경탄하고 실천하면, 언젠가 여러분도 이렇게 외치게 될 것이다.
"와우! 공짜로 즐기는 이토록 멋진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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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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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미현 2011.11.19 14: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에 미움을 보태는데 제 가진것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와우! 이 세상에는 주변에 자기 것을 나누고 빛을 밝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아직 학생신분이라고 많이 나누지 못하는 삶 사는 게 부끄러워지네요. 이렇게 하루하루 깨달음 주시니 와우!!!

  2. 2012.05.30 1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기댈언덕 2019.10.03 05: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뉨~^^꼬꼬독서 자주보는 사이입니다 ㅋㅋ 열두발자국을 읽다가 정재승님 글을 당연히 쓰셨겠지 하고 검색~와우! 40살의 저도 14살의 저에게 돌아가기 못하지만 지금 제맘속에 그 아이를 위로해줄수는 있을것같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어디 들이대는거 늦지않았겠죠?^^

우리 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알려드리겠다. 

여기 공부 하나는 정말 짱! 캡숑! 잘하는 학생이 있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그는 대학 4학년때 사법시험에 패스한다.
나중에 하버드 법학 대학원에 유학까지 가서 석사학위도 받는다.
돌아와 대선 참모로 일하며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자신은 국회의원이 된다.
그랬다가 여대생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안기는 멘트를 날린다. 
우리나라 최고의 법률 엘리트로 사시는 이 분은 최근 한 개그맨을 국회의원 모욕죄로 고소하셨다.   

대한민국 교육에서 최고 승자가 된 분의 삶이 이렇다.
이래도 한국 교육에 문제가 없나?
이래도 전교 1등해서 서울대 법대를 가야하고,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하버드에 유학을 가야하나?
도대체 그곳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길래 이런 사람이 만들어질까?

강용석 의원이 배워야 할 곳은 서울대 법대나 하버드 법학 대학원이 아니라, 사마귀 유치원이다.
그는 오히려 일수꾼 최효종 선생님에게서 배웠어야 했다. 
국회의원들이 왜 그런 놀림감이 되었는지 고민하고,
사람들이 왜 그 개그에 웃는지 깊이 반성했어야 했다.
그는 사마귀 유치원에서 민심을 배웠어야 했다.

국회의원들 듣고 반성하라고,
일수꾼 선생님이 훌륭한 수업까지 해줬는데,
배우기는 커녕 선생님을 고소하고 나섰으니 패륜도 이런 패륜이 없다.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그가,
다음 총선에서는 제발 좀 배웠으면 좋겠다. 민심의 무서움을.


하루 하루 시간 가는건 참 아깝지만,
다음 총선과 다음 대선이 하루 하루 다가오는 것,
그 하나의 낙으로 산다. 기다려라. 10.26은 단지 시작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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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씁쓸하네요 2011.11.19 0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을 바꾸는 1%가 뭘까요?
    소위 말하는 상위 1%의 지식이나 소득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있을까요?
    세금도 내고 투표도 하고 소비도 해주는 대중이 괄시 받지 않는 정당한 세상이 다음이길...
    만인을 기만하고 만인으로부터 나온 권력을 악용하는 이들이 두려워 할 만한 세상이 열리길 기대해 봅니다.
    정치란 국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짐이 마땅한데
    평균 이하의 지적 수준으로도 이해가 될 만한 상식이 통하는 자랑스런 조국이 되기를...
    오늘도 좋은 글 많이 읽고 감사하며 갑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 김민식pd 2011.11.19 1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상을 바꾸는 1%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99%의 각성입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으니까요.

  2. 피디님팬 2011.11.29 0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ㅍㅣ디님 저번주 개콘보셧나욤? ㅋㅋㅋㅋㅋ
    어찌나 통쾌하던지 ㅋㅋㅋㅋㅋ 캬캬

나이 들면서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삶이 복잡하게 변하는 것이다. 복잡해지면 초심을 잃는다. 이런 저런 관계들 속에서 헤매기 쉽다. 그냥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책, 영화, 만화... 철들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다가 가는게 내 소박한 꿈이다. 

며칠전 '아태이론물리센터'에서 한 '책 대 책'이라는 강연회에 다녀왔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와 '블랙홀 전쟁'에 대한 강연이었는데, 내용은 다소 어려웠다. 이론 물리학자들의 책 이야기가 욕심나서 찾아간 자리였지만, 역시 내게 재밌는건 우주 이야기보다 사람 이야기였다.   

(사진 출처 웹진 크로스로드. http://crossroads.apctp.org/?directURL=/myboard/read.php%3Fid%3D9%26Board%3D0019)

그날 들은 강연 중 제일 재미난 대목은 물리학자들의 기행이었다. 제리 브라운이라는 미국 학자는 늘 한가지 신발만 신었단다. 똑같은 하얀색 운동화 하나만. 이유는? 아침에 나올때, '오늘은 무슨 신발을 신어야하지?'라는 고민을 안하려고. 아인슈타인도 단순한 생활로 유명했다. 20년 이상 변화가 없는 삶을 유지했다. 아침이면 산책하고, 낮에는 강의하고... 소박한 2층 목조 가옥에서 20년을 살며 가구도 들여놓지 않았다. 주변 환경이 복잡하면 연구에 집중할 수 없다는게 아인슈타인의 믿음이었다. 성공한 학자들은 다 세상 사람들의 시선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만 몰입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세상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쫓아다니며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앞서 가지는 못해도 뒤처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일본에 시청률 40% 넘는 드라마는 없는데 유독 한국에 시청률 독점하는 드라마가 많은 이유? 시청률이 20%를 넘으면 그 다음부터는 군중심리가 작용한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대화에 소외되고 싶지 않아 따라 보게된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승자독식으로 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1000만 영화는 나와도, 다양한 작은 영화는 나오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 사교육의 문제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아이가 좋아하는 게 뭔지는 몰라도, 옆집 아이가 받는 과외는 무언지 알아야한다. 남 눈치보고, 남들과 비교하다 인생 참 피곤해진다.   
   
항해술에서 중요한건 지도를 읽는 법이다. 그럼 지도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배의 현재 위치다. 드넓은 세계를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세계에 지금 나의 위치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 하나의 질문에 집중해서 삶을 단순화하라.  
좋아하는 것만 하는 단순한 삶이 즐거운 삶이다. 
즐거운 삶이 곧 행복한 삶, 성공한 삶이다.

너 자신에 충실하라.
당신 삶의 주인은 당신 한 사람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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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성은 2011.11.18 1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월든에서 말하는 Plain living, High thinking이 삶의 모토거든요ㅎㅎ

  2. 흠흠... 2011.11.19 0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소에 아이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꿈이 뭐냐고 물을면
    보통 초등 저학년은 이것 저것 대단한 걸 말해요.
    근데 다 거기서 거기 똑같아요.
    엄마 꿈이래요.
    가끔은 자기 꿈도 이야기해요.
    수시로 바꿔요.
    그래서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초등 고학년은 몇몇 동심을 품은 아이나
    잘난 친구들 빼면 꿈이 없다고 해요.
    엄마가 되라는 꿈을 이룰려면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단 소리 때문에요.
    참, 정직하고 가슴 아픈 대답이란 생각이 들곤 하죠.
    배우고 싶은 게 뭐냐고 물으면 어쩜 다들 그렇게 대답이 많은지
    공부가 싫은 아이들에게도 배우고 싶은 건 다 있던데...
    공부는 참 많은데 어쩜 부모가 생각하는 공부는 똑같을까요?

    중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깜짝 깜짝 놀라요.
    공부하라 소리 말고 다른 소리를 하는 제가 이상한가 봐요.
    부디 사람부터 되라고 말하면 깔깔 거리고 웃어요.

    고등학생들은...
    만날 일도 별로 없지만 무서워서 안 물어 봅니다. ^^

    제가 만나는 아이들 역시 한정적이까 이것도 그저 한쪽 면이겠죠?
    그러고 보면 저 어릴 적 친구들은 꿈이 참 많았는데
    그 친구들 다 꿈은 이뤘는지 궁금하네요.

    갑자기 궁금하네요.
    혹시 제가 만난 아이들도 자기들끼린 꿈을 꿀까요?
    나도 그저 어려운 어른이라 꿈이 없다고 한 걸까...

    꿈이란 때론 희망고문이라 괴롭지만...
    덕분에 늘 하루하루 사람처럼 살 수 있게 해주는 거 같아요.
    내 나이 마흔엔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애들과 마주보고 싶어요.
    대단한 거 되려고 배우는 게 아니라 그저 배우고 싶어서 배우는 애들과...

    피디님은 참 행복해 보여요.
    오늘도 이처럼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발사하고 계시잖아요.
    피디가 되어서 하고 싶었던 일이 뭔진 몰라도
    이 작고 큰 공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시는 당신은 진정한 위너입니다! ㅋㅋ

    • 김민식pd 2011.11.19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피디로 꿈꾸었던 일입니다. 어렸을때는 너무 외로웠거든요. ^^ 그냥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어린 시절의 내 자신에게 편지 쓰는 기분으로 글 올립니다. 꿈이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물어봐주신 님 덕에, 아이들은 한번쯤 고민해볼수 있겠네요. 부모가 물어보면 겁먹지요. 꿈이 그거면서 공부는 그렇게 안해? 잔소리가 나올게 뻔하니까... 좋은 부모 되기도 참 어려운 세상이에요. 님이 하시는 고민이, 나중에 좋은 부모가 되는 초석이 될거에요~

신참내기 세일즈맨 시절 배운 3가지 영업 비결.
반대를 두려워마라. 문을 닫고 나오지 마라. 항상 선물을 준비하라.

1. 고객의 반대를 두려워마라
영업사원은 제품에 불만을 쏟아내는 고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 고객은 오히려 이야기를 트기가 쉽다. 불만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쉽게 친해진다. 가장 두려운 고객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고객이다. 정말 힘 빠진다.
 
면접도 마찬가지다. 면접관이 던지는 공격적인 질문에 당황하지 마라. '아하! 이 분이 내게 관심을 갖고 있네?' 이렇게 생각하고 반겨라. 그래야 대응이 가능하다.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

2. 관계의 문을 닫고 나오지마라
항상 다음 만남의 여지를 남겨두어야한다. 고객이 아무리 불평을 늘어놓아도, 아무리 무반응으로 일관해도, 나올 때는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하고 나와야 한다.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나오는 건, '당신이랑 두번 상종 못하겠어.'라는 포기 선언이다.

내게 영업을 가르쳐주신 한국 3M의 정민영 상무는 까다로운 고객을 만나고 나올때는 볼펜을 두고 나왔다. 회사에 돌아와서는 다시 전화를 걸어, '제가 깜박하고 볼펜을 두고 왔는데, 다음주에 근처 들릴 일이 있으니 그때 찾아가겠습니다.'라고 다시 약속을 잡는다. 다시 오지말라고 손을 내두르던 고객도 물건을 찾아간다는데는 할 말이 없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는 항상 다음 만남의 여지를 만들어둬야한다. 대화 중 끊임없이 단서를 남겨둬라. 그런 후 며칠 지나 전화한다. "지난번에 가수 누구 좋아한다고 하셨죠? 마침 콘서트 표가 2장 생겼는데..." 

3. 항상 선물을 준비하라
3M 영업사원은 절대 빈 손으로 다니는 법이 없다. 포스트잇이든, 수세미든, 반창고든 항상 작은 선물을 갖고 다닌다. 가는 곳마다 작은 선물을 두고 나온다. 처음엔 반기지 않던 곳에서도 몇번 그러고나면 '언제 오나?' 하고 기다리게 된다. 이때 선물이 비쌀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상대를 관찰하고 그 필요에 맞는 센스 있는 선물이다. 

선물은 비싼 물건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나는 사람을 만나 웃음을 주는 것도 선물이라 생각한다. 나를 만나 상대의 기분이 좋아지면, 불자로서 그만한 보시가 없다고 생각한다. MBC 면접에 들어갈 때도 그 생각이었다. '하루 종일 면접보느라 고생하는 면접관들, 딱 한번만 웃겨드려야지.' 결국 그날 나는 외모 자학 개그에 개다리 춤까지 추고 나왔다...


연애 시절, 아내에게 커다란 곰인형을 선물했다.
짠돌이인 나로서는 큰 맘 먹고 돈 쓴 거다.
8년 뒤 아내는 내게 곰인형 같은 둘째 딸을 선물했다.
역시, 인생에서 가장 크게 남는 장사는 연애다.
   
모든 사람들이 영업사원처럼 산다면
세상은 훨씬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영업으로 배우는 세상, 다음 시간에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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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눈안의사과 2011.11.18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님이 너무 귀엽습니다^^
    항상 블로그 글 보고만 가는데 귀여운 아기에 댓글을 안달수가 없군요
    피디님 팬이에요~!!

  2. 개그에 개다리 춤요? 2011.11.19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 드디어 제대로 된 비법을 전수하시나요? ㅎㅎ 빵 터졌어요.
    정말 피디님에겐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곰인형이군요~
    하지만 곰처럼 키우지 마시고 토끼나 여우처럼 키우셔요 ^^

  3. 2016.12.23 0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6.12.24 0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죄송합니다. 쓰리엠 퇴사한지 벌써 20년이 넘어서 저보다는 지금 현역에 있는 분들의 도움이 더 클 듯 한데요.

      쓰리엠의 영업 사원은 현장 고객 방문보다는 대리점 관리와 마케팅 계획 수립의 업무를 더 많이 합니다.

      첫 직장으로 한국 쓰리엠에 입사한 것이, 인생의 행운이었고
      첫 직업으로 영업사원을 한 것도 인생의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기회로 이어지기를!

  4. 한국쓰리엠 지원자 2016.12.24 1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러셨군요!!

    답글 감사합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예전에 '!느낌표-찰칵찰칵'이란 코너를 6개월 정도 만들었다. 우리 이웃의 일상을 찍어 그 중 자랑스런 한국인을 찾아내 일주일에 한 명씩 훈장을 달아드리는 코너였다.

분당 야탑역 앞에서 우산 수리 봉사를 하시는 김성남 할아버지. 서울역 노숙인들을 위해 이발 봉사를 하는 할아버지. 이웃의 독거노인을 위해 반찬배달을 하는 할머니. 다 느낌표 훈장의 주인공들이시다. 당시 촬영을 하며 느낀 점, 많은 걸 가진 사람만이 나누는 건 아니구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내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은퇴 후, 무슨 일을 할수 있을까? 몇가지 봉사 아이템이 떠오른다. 

1.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처럼, 귀로 즐기는 독서. 집에 노트북과 마이크만 있으면 오디오 팟캐스트로 누구나 제작 가능하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2. 공짜로 즐기는 세상 가이드
그때까지 한류 드라마 붐이 지속된다면, 서울 시내 드라마 촬영장 무료 투어를 하고 싶다. 전직 드라마 감독 할아버지가 촬영 뒷담화까지 곁들여 영어/일본어로 진행하는 투어, 재밌지 않을까? 한류 붐이 끝나면? 그냥 동네 할아버지들을 이끌고, 서울 동네길 가이드나 하련다. ^^
  
3. 금혼식을 맞은 노인 부부를 위한 로맨스 드라마 제작
나는 세상 모든 사랑 이야기에는 보석같이 빛나는 순간이 있다고 믿는다. 결혼 30주년을 맞은 할아버지 할머니라면 더더욱! 할아버지 할머니의 연애담을 들어보고, 그 한 장면을 재연 드라마로 찍는 것이다. 손주나 자녀들이 대역을 해도 좋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직접 연기를 해도 좋을 것이다. 가족이 직접 출연한 드라마, 두고 두고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가진 것 쥐뿔 없어도 나눌 수는 있다. 
봉사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 지금 하고 있는 직업의 의미를 세상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해보라.
훨씬 더 즐겁게, 정성을 다해 일 할 수 있다. 

사실은 연출도 봉사다.
작가가 더 좋은 대본을 쓰도록 돕고, 배우가 더 좋은 연기를 하도록 돕고, 촬영 스탭이 더 좋은 그림을 만들도록 돕는 일이니까.
 
직업을 고르는 기준.
나를 위해, 즐거운 일을 선택하라. 그리고 남을 위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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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rystal 2011.11.15 1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3번 강력추천합니다!!!^^

  2. 김숙진 2011.11.15 2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세가지 방법 다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3. 봄봄봄 2012.06.14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첫번째 안으로 가시면 자봉 1인 추가요~~
    '서늘한 간담회' 재미있게 듣고 있습니다. 파업 끝나서 못듣게 되면 서운할 듯해요.^^

  4. 나비오 2012.06.14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보다도 웃음과 즐거움이 있을 은퇴 후의 삶이시네요 ^^

    그나저나 아직은 은퇴를 생각하실 나이가 아닙니다.

    한참 일하셔야죠 ~~~ㅋ

  5. 예문당 2012.06.14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진것 많지 않아도 나눌 수 있지요.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