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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334

연예인이 되고 싶어요~ 드라마 PD로 살다보면 자주 받는 상담 의뢰, '연기자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사실 복받은 사람이다. 그만큼 타고난 재능이나 외모가 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이런 타고난 복을 제 발로 차는 일이 난 연예계 입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고? 만약 당신이 지금 대학생이라면 전공을 살려 일반 회사에 취업해보시라. 그대가 일반 기업에 입사하는 순간, 회사내 최고 얼짱으로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얼짱 회계사, 얼짱 선생님, 얼짱 상담사, 얼짱 사원... 정말 부러운 별명을 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연예계에 진출하는 순간, 그대는 숱한 배우 지망생 중 하나가 된다. 그리고 매일 거울 속 그대의 예쁜 얼굴을 보며, '난 왜 이리 평범하게 생겼을까?'를 되뇌며 수술할 .. 2011. 7. 12.
역시 선수였어! 왕자병은 아니지만... (감히 그러기엔 외모가 너무 딸리잖아...) 가끔 인터넷에 내 이름을 검색해볼 때가 있다. 드라마 연출 중에는 기사 모니터링도 해야하고, 혹 블로그에서 드라마 시청 후기 올리면서 '그 연출 참 후지더라'하고 씹기라도 하면, 이름 적어둬야하니까... (그런 다음 드라마 속 악역의 이름으로 써먹는다. 주로 욕 많이 드시는 배역으루~^^) 요즘 연출중은 아니니까 굳이 기사 체크는 안하는데... 간만에 해봤더니, 이런 와라와라와라왕대박!!! 최근 기사에 내 이름이 언급되었길래 뭐지? 하고 봤더니, 여기 블로그 글이 기사에 인용되었다... (하루 30명만 들어오는 조용한 동네인데... 어쩌다 이런 일이!) 팟캐스트의 최고수 김어준씨를 소개하며 '나는 꼼수다' 얘기를 했더니, 시사 평론가.. 2011. 7. 7.
노는 애들 무서워~ 동료 PD들 보면서, '우와, 저 친구는 진짜 못당하겠다!'라고 느끼는 경우는? 일을 하는 건지, 노는 건지 구분이 안되는 애들이다. 무한도전 연출하는 김태호 PD가 대표적인 예이다.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이는 무한도전은, 출연자가 아니라 연출자의 익스트림 챌린지 Extreme Challenge다. 그런데 태호는 마치 매주 출연자들이랑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 노는 게 너무나 재밌다는 듯이 몇년째 그 고된 작업을 혼자 해내고 있다. 정말 무서운 후배다. 예전에 통역대학원 다닐 때도 그런 애들이 무서웠다. 미드 카페에다 직접 번역한 자막 올리는 아이들. 난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아무런 금전적 보상없이 오로지 재밌어서 하는 아이들. 자막 맨 앞에다 '깜찍아, 사랑해', 요딴 헌정사 올리려고 밤새 번역.. 2011. 7. 6.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 94세의 늙은 투사가 들려주는 이야기. 실제 분량은 30페이지 정도의 작은 책이지만, 읽는 동안 가슴 속에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느낌! 스테판 어르신의 말씀 '경쟁하기보다 참여하라'. PD 지망생들을 만나 강의하는 자리에서 내가 늘 하는 고민이 있다. 난 어느 자리에서나 즐겁게 모임을 끌어가고 싶은데, 30명의 학생이 있으면, 그 안에는 미묘한 기류가 있다. 이들은 PD라는 꿈을 공유한 동지이면서 한편으론 서로의 경쟁상대인 것이다. 내 꿈을 향해 달리며, 내 친구의 꿈도 응원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생각해보면, 드라마 PD의 삶이 그렇다. 같은 시간에 세 편의 미니가 방송되면 하나는 대박, 남은 둘은 쪽박. 전국민이 시청률로 나의 경쟁력을 매겨주는 피 튀는 전쟁터. 나는 그냥 사람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2011.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