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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336

노는 애들 무서워~ 동료 PD들 보면서, '우와, 저 친구는 진짜 못당하겠다!'라고 느끼는 경우는? 일을 하는 건지, 노는 건지 구분이 안되는 애들이다. 무한도전 연출하는 김태호 PD가 대표적인 예이다.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이는 무한도전은, 출연자가 아니라 연출자의 익스트림 챌린지 Extreme Challenge다. 그런데 태호는 마치 매주 출연자들이랑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 노는 게 너무나 재밌다는 듯이 몇년째 그 고된 작업을 혼자 해내고 있다. 정말 무서운 후배다. 예전에 통역대학원 다닐 때도 그런 애들이 무서웠다. 미드 카페에다 직접 번역한 자막 올리는 아이들. 난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아무런 금전적 보상없이 오로지 재밌어서 하는 아이들. 자막 맨 앞에다 '깜찍아, 사랑해', 요딴 헌정사 올리려고 밤새 번역.. 2011. 7. 6.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 94세의 늙은 투사가 들려주는 이야기. 실제 분량은 30페이지 정도의 작은 책이지만, 읽는 동안 가슴 속에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느낌! 스테판 어르신의 말씀 '경쟁하기보다 참여하라'. PD 지망생들을 만나 강의하는 자리에서 내가 늘 하는 고민이 있다. 난 어느 자리에서나 즐겁게 모임을 끌어가고 싶은데, 30명의 학생이 있으면, 그 안에는 미묘한 기류가 있다. 이들은 PD라는 꿈을 공유한 동지이면서 한편으론 서로의 경쟁상대인 것이다. 내 꿈을 향해 달리며, 내 친구의 꿈도 응원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생각해보면, 드라마 PD의 삶이 그렇다. 같은 시간에 세 편의 미니가 방송되면 하나는 대박, 남은 둘은 쪽박. 전국민이 시청률로 나의 경쟁력을 매겨주는 피 튀는 전쟁터. 나는 그냥 사람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2011. 6. 22.
PD 월급은 얼마에요? 지난 주엔, 큰 딸 초등학교에서 가서 훈화를 하고, 어제는 인천의 계산고등학교에 가서 진로 특강을 했다. 인천 지역 5개 학교가 연합해서 학생들이 관심 많은 직업을 선정해 직업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많은 학생들이 눈을 총총이 빛내며 수업을 들어 2시간 내내 즐거운 자리였다. 학생들에게 질의 응답을 받았는데, 첫 질문이, 'PD 월급은 얼마에요?'였다. 중요한 문제지. 예전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생활하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는 줍니다. 돈 걱정 말고 오세요.' 라고 했는데, 요즘은 정확한 액수를 말해준다. 입사 15년 차인 요즘 나의 연봉은, 1억이 좀 안되는 것 같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액수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 마음만 먹으면 PD는 정말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는 직업이다. .. 2011. 5. 25.
어린이를 위한 PD스쿨 큰 딸 민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가서 학부모 훈화를 했다. PD가 되고 싶은 어린이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드라마 PD가 하는 일,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면, 캐스팅, 촬영, 편집이다. 캐스팅이란, 사람을 만나 매력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수많은 배우들 중에 누가 나의 드라마 안에서 눈부신 매력을 보여 줄 것인가?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캐스팅 연습은, 주위 친구들의 장점을 찾아보는 일이다. 드라마 한 편 나가면, 배우에 대해 트집잡기는 참 쉽다. 게시판 가보면, 표정이 어색하네, 대사가 어색하네, 수술한 티가 나네... 이건 시청자의 자세이다. 연출자의 자세는 배우를 보며 트집을 잡기보단 칭찬을 해야한다. 아, 이 배우는 이런 표정을 참 잘 짓는구나. 아, 이 친구는 이런 숨겨진 매력이 있구나. 연.. 2011.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