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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335

오직 MBC뿐!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방송사 피디가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내 이름 이니셜에는 방송 3사, K,M,S가 다 들어있으니까. 그러나 내게는 오직 M 뿐이었다. 난 96년 MBC 단 한 곳에만 원서를 냈다. K와 S에서 낸 채용공고에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K는 웬지 공무원 조직 같아서, 자유분방한 내 성격에 안 맞을것 같았다. S는 사영 기업이라, 사주 눈치를 봐야 할 것 같아 망설여졌다. 그래서 MBC 단 한 군데만 원서를 냈고, MBC도 내 러브콜을 한번에 받아줬으니, 우리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다. 입사 전에는 방송에 완전 문외한이었다. 공대 출신에, 영업 사원, 통역사를 거쳤고, MBC 채용 공고가 뜨기 전까지는 피디를 꿈꿔 본 적도 없었다. 그런 내가 입사한지 5년만에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연출상을 탔.. 2011. 11. 8.
PD Q&A 오늘은 그동안 올라온 질문들 중 몇개를 골라, 답변하는 시간입니다~ Q 피디의 장단점을 소개해달라. A 많은 사람들이 피디에 대해 막연한 환상 내지는 편견을 갖고 있다. 생각만큼 화려한 직업은 아니다. 매일 예쁜 탤런트랑 반갑게 인사하고, 재미난 개그맨들과 웃으며 일하는 직업? 오히려 밤샘 편집 후 거울속의 폐인과 인사하고, 썰렁한 장면 방송 나갈때는 민망해서 쥐구멍에 숨고싶은 직업이다. 어떤 날은 새벽 4시에 퇴근하고 어떤 날은 새벽 4시에 출근한다. 그게 이어지면 죽음이다... 24시간 연속으로 일하는 날도 있다. 오죽하면 해마다 한명씩 뇌혈전이나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조연출들이 있겠는가. 과로사도 있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도 조연출 시절 과로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그럼에.. 2011. 11. 4.
첫문장으로 낚아라 '자기소개서 재미나게 쓰는 법' 2편이다. 재미난 자기소개서? 첫문장으로 낚아야 한다. 재미난 소설과 드라마는 다 첫 문장, 첫 장면으로 대중을 유혹한다.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소설 '7년의 밤'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요즘 최고 인기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첫 장면은 세종을 시해하려는 주인공 장혁의 현란한 암살 시도로 시작한다. 아니 장혁은 분명히 드라마 주인공일텐데, 왜 역사상 최고 성군인 세종을 시해하려는거지? 재주있는 이야기꾼은 첫 문장을 세게 질러 상대를 유혹하고, 그 이후 뒷수습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물론 초반에 세게 지르고 뒷감당이 안되면 말짱 도루묵이다.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가 진짜 재능이다. 하지만 뒷수습하기 어려울까봐 슬금슬금 평이한 얘기.. 2011. 11. 2.
시트콤의 명가, MBC (올해 MBC 공채 공고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MBC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는 많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시트콤이다. 만약 여러분이 시트콤 연출가가 되고 싶다면, 선택은 오로지 MBC뿐이다. 몇년전 시트콤 연출가로서 쓴 글이 있어 다시 올린다. 시트콤 PD를 꿈꾸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예전에 '뉴논스톱’을 연출할 때, 저녁 무렵 시립 도서관을 찾은 적이 있다. 2층에 있는 휴게실에 앉아있는데, 저녁 7시가 되자 하나 둘 중고생 아이들이 TV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당연한 듯 채널은 11번에 고정되어 있고... 논스톱이 시작되자 서로 낯모르는 아이들이 같은 장면에서 함께 웃고, 함께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그리고 논스톱이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이들은 뿔뿔이 열람실로 .. 2011.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