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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

PD Q&A

by 김민식pd 2011. 11. 4.
오늘은 그동안 올라온 질문들 중 몇개를 골라, 답변하는 시간입니다~

Q 피디의 장단점을 소개해달라. 

A 많은 사람들이 피디에 대해 막연한 환상 내지는 편견을 갖고 있다. 생각만큼 화려한 직업은 아니다. 매일 예쁜 탤런트랑 반갑게 인사하고, 재미난 개그맨들과 웃으며 일하는 직업? 오히려 밤샘 편집 후 거울속의 폐인과 인사하고, 썰렁한 장면 방송 나갈때는 민망해서 쥐구멍에 숨고싶은 직업이다. 

어떤 날은 새벽 4시에 퇴근하고 어떤 날은 새벽 4시에 출근한다. 그게 이어지면 죽음이다... 24시간 연속으로 일하는 날도 있다. 오죽하면 해마다 한명씩 뇌혈전이나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조연출들이 있겠는가. 과로사도 있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도 조연출 시절 과로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그럼에도 이 직업의 매력...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 미디어 시대에 공중파 PD의 역할은 크다.  


Q 피디가 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A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한다. 어려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커서는 취미나 특기 활동을 열심히 하라. 자신감도 중요하다. 최근 면접에서는, 공격적인 질문이 많다. 자신감 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다. 쉽게 기죽는 사람은 연출로 살기 힘들다. 합숙평가에서는 대인관계를 살펴본다. 조직통솔 및 친화력이 연출에게 필수 조건이니까. 
 

(쉬어가는 코너~ 거꾸로 내가 질문! ^^  '사진에서 연상되는 사람 이름은?' 댓글을 달아주세요.)
(출연: 둘째 딸 김민서, 연출 및 소품 제작: 큰 딸 김민지, 촬영: 아빠 김민식 ^^)

Q 피디가 갖춰야 할 자질로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A 현장장악력 섭외력등 요구되는 것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인관계라고 본다. 피디가 되면 작가, 조명기사, 연기자 등 최소한 20 ~ 30명과 함께 일하게 된다. 각자에게서 최선을 끌어내 하모니를 이루게 하는 것이 피디의 능력이다. 방송은 또, 수천, 수만의 시청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몸이 부서지더라도 제작 일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강한 책임감과 체력이 요구된다. 

Q 프로듀서로서 정식으로 데뷔하려면 기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가. 
A 예능국은 4~5년, 교양국은 2년 정도이고 드라마국은 평균 5~7년 정도 걸린다. 예능은 공동 연출 시스템이라 기회가 많고, 드라마는 한 명이 책임지는 시스템이라 기회가 많지 않다.  

Q 왜 피디가 되기로 결심했는가. 
A 피디가 되기 전 일반기업에서 근무했다. 10년이 흘러도 직책만 바뀔뿐, 하는 일은 똑같다는게 답답해 보였다. 예능 PD가 되니, 6개월에 한번씩, 가요프로, 연예정보 프로, 시트콤, 버라이어티 쇼 등등을 옮겨다녔다. 다양한 삶의 변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강추한다! 

Q 피디의 능력중 원만한 대인관계가 필수라고 했는데 본인은 어떤 유형인가? 
A 난 비굴형이다. 예전에는 PD들이 제왕적 리더십이나 카리스마로 구성원을 통솔했다. 하지만 나는 그냥 소심하게 일한다. 연기자나 작가에게 살살 애교를 떨며, '비굴하게' 부탁하는 편이다. 어떤 타입이 옳은지 정답은 없다. 연출자 개인의 개성에 따를 뿐이다.

Q 힘들 때는 언제인가. 
A 기를 쓰고 만들었는데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을 때다. 그 외에 힘든 점은 없다. 밤새는거? 어떤 직업이나 그 정도 어려움은 있다. 

Q 보람을 느낄 때는? 
A 나의 머릿속에 있던 아이디어가 현실화돼 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줄 때. 내가 만든 시트콤이나 드라마로 수백만명을 웃기고 울린다는 것, 정말 짜릿하지 않은가. 

Q 여자 PD도 많은가. 혹시 성차별은? 
A 성차별은 없다. 철저하게 성과로 검증되는 조직이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볼 때, 'PD가 남자일까, 여자일까?' 따지지 않는다. 그냥 재미있으면 본다. 시청률 좋은 연출을 굳이 여자라고 안 쓸 바보는 없다. TV 리모컨은 여성 시청자가 장악하고 있기에 오히려 여성의 심리를 잘 아는 여성 연출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공채 결과를 보면, 남자보다 오히려 여자 합격자가 더 많다.

Q 중3인데, 독서와 학교 공부 중, 무엇에 치중해야하나?
A  어린 학생들에게는, 학교 공부를 권한다. 하루 24시간 내내 공부만 할 수 없을테니, 머리를 식히는 동안에는 게임 대신 독서를 하시라. 하지만 책을 읽으라고 했다고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고 독서만 해서는 안된다. 당장 하기에는 독서가 공부보다 수월할 것이다. 하지만, 독서는 나중에도 많이 할 수 있다. 나도 대학 입학한 후, 1년에 100권 읽기를 시작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공부가 우선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로 마치니, 나 자신 꼰대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어려서 공부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추울 때, 추운데서 일하고, 더울 때, 더운데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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