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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7

미래의 공부란 무엇일까? 대학을 고를 때, '자원공학'이란 이름에 끌려서 입학했는데, 가보니 '지하 자원'을 공부하는 곳이었어요. 석탄채굴학을 배우는데, 탄광에 가서 일하고 싶어하는 친구는 없었어요. 그런데도 그 과목은 전공 필수였어요. 동기들이 공부하고 싶어하는 석유시추공학이 있었는데, 그건 전공 선택이었지요. 왜 그럴까요? 석탄채굴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은 광산학과 시절부터 재임한 정교수고, 새로 뜨는 석유시추공학을 가르치는 30대 젊은 유학파는 계약직 강사인거죠. 그때 깨달았어요. 대학은 학생이 배우고 싶은 것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교수가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는 곳이라는 걸.저는 공대 건물 대신 대학 도서관을 자주 갔어요. 전공을 포기한 대신,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었습니다. '공부의 미래'는 대학이 아니라 도서관에 .. 2019. 8. 5.
영어 공부의 미래 세상 많은 일이 그렇듯이 책을 내는 것도 운을 탑니다. 2015년 말에 이라는 책이 나왔어요. '로봇 시대? 무슨 SF 얘기인가?' 사람들은 제목을 보고 고개를 갸웃할 뿐이죠. 몇 달 후, 2016년 3월 알파고와 이세돌이 바둑을 두고요. 인간 최고수가 패배하는 광경의 충격이 한국 사회를 뒤흔듭니다. 이제 사람들은 실감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을. 순식간에 은 화제의 책이 되고,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까지 실립니다. 구본권 작가가 '독자와의 만남'에 가면 이런 질문이 나왔대요. '작가님은 어떻게 알파고가 나올 줄 알고 인공지능 로봇 책을 미리 썼어요?' 공부란 미래를 대비하는 일입니다. 알파고가 나온 후, 미래를 예측하는 게 무척 어려워졌어요. (구본권 / 한겨레 출판.. 2019. 8. 2.
<꼬꼬독>에 장강명이 떴다! 20대에 배낭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1990년대 초반엔 여행이 쉽지 않았어요. 영어를 잘 하는 사람도 없어서 현지에서 만난 한국 여행자들의 길잡이 역할도 많이 했어요. 런던에서 숙박비가 싼 가정집 정보를 알아내어 물어물어 찾아가는데, 제가 영어를 하는 걸 본 한국인 여행자들이 줄줄이 따라붙었어요. 나중에 돌아보니 10명 정도가 저를 쫓아오더군요. 무슨 피리부는 사나이가 된 기분이었어요. 순간 부담이 생겼어요. 나혼자 길을 헤매는 건 괜찮은데, 내가 길을 잘못 들면 모두가 헤매게 되니까요. 다들 나만 보고 쫓아오니까, '내가 공짜로 가이드 봉사하려고 여행 왔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중에 결혼은 영어를 잘 하는 사람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해외 여행을 가도 나만 바라보며 다니는 사람은 좀 부담스.. 2019.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