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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Q&A 오늘은 그동안 올라온 질문들 중 몇개를 골라, 답변하는 시간입니다~ Q 피디의 장단점을 소개해달라. A 많은 사람들이 피디에 대해 막연한 환상 내지는 편견을 갖고 있다. 생각만큼 화려한 직업은 아니다. 매일 예쁜 탤런트랑 반갑게 인사하고, 재미난 개그맨들과 웃으며 일하는 직업? 오히려 밤샘 편집 후 거울속의 폐인과 인사하고, 썰렁한 장면 방송 나갈때는 민망해서 쥐구멍에 숨고싶은 직업이다. 어떤 날은 새벽 4시에 퇴근하고 어떤 날은 새벽 4시에 출근한다. 그게 이어지면 죽음이다... 24시간 연속으로 일하는 날도 있다. 오죽하면 해마다 한명씩 뇌혈전이나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조연출들이 있겠는가. 과로사도 있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도 조연출 시절 과로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그럼에.. 2011. 11. 4.
흔들리는 청춘에게 지금은 tvN 사장으로 계시는 송창의 선배님과 몇년전 술자리에서 나눈 얘기다. "민식아, 너 올해 몇이니?" "마흔입니다." (송 선배님, 무릎을 탁 치시며) " 캬~ 좋을때다!" "예?" "남자 나이 마흔이면, 참 좋을때라고." "에이, 선배님. 마흔이 뭐가 좋아요. 스물이 좋고, 설흔이 좋지요." "니가 아직 어려서 뭘 몰라서 그래. 스물은, 저 하고 싶은게 뭔지도 모르는 나이고, 설흔은, 하고 싶은건 있는데, 할 줄을 모르는 나이고, 마흔은, 저 하고 싶은 걸 이제야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나이지." (대한민국 예능연출의 최고 대가이신 송창의 선배님. http://lady.khan.co.kr/khlady.html?mode=view&code=5&artid=201109281534101&pt=nv 송창.. 2011. 11. 3.
첫문장으로 낚아라 '자기소개서 재미나게 쓰는 법' 2편이다. 재미난 자기소개서? 첫문장으로 낚아야 한다. 재미난 소설과 드라마는 다 첫 문장, 첫 장면으로 대중을 유혹한다.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소설 '7년의 밤'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요즘 최고 인기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첫 장면은 세종을 시해하려는 주인공 장혁의 현란한 암살 시도로 시작한다. 아니 장혁은 분명히 드라마 주인공일텐데, 왜 역사상 최고 성군인 세종을 시해하려는거지? 재주있는 이야기꾼은 첫 문장을 세게 질러 상대를 유혹하고, 그 이후 뒷수습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물론 초반에 세게 지르고 뒷감당이 안되면 말짱 도루묵이다.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가 진짜 재능이다. 하지만 뒷수습하기 어려울까봐 슬금슬금 평이한 얘기.. 2011. 11. 2.
대접받을 생각을 버려라 PD공채를 앞두고, 막바지 몰아치기 특강하느라 한동안 바빴다. 간만에 공짜로 즐기는 세상 이야기 하나. 세상을 제대로 즐기려면, 대접받을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난 외모도 별로지만, 평소 차림새도 허술하다. 명품으로 휘감고 사는 PD들 많은데, 나는 천성이 짠돌이라 죽어도 그런 행세 못한다. 몇년전 촬영을 할 때 일이다. 보통 촬영장에 밴이 오면, 연기자는 안에서 대기하고, 코디나 매니저가 나와, 무슨 씬을 촬영하는지 물어본 후, 의상과 소품을 준비시켜서 나온다. 우리 촬영장에 처음 나온 코디였다. 두리번거리다 나한테 와서는 지금 몇 씬 찍느냐고 물어보길래 알려줬다. 이것저것 물어본 코디의 마지막 질문. "근데, 여기 감독님은 누구세요?" 보통 이런 식이다. 촬영현장에서 난 주로 FD나 스탭으로 오해받는다.. 2011.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