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는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파업자들'이란 제목의 토크쇼가 있었어요. 시민 참가자들과 방송사 파업노동자들의 만남이었죠. '서늘한 간담회를 진행하는 나는 아가리파이터, 사장에게 문자 보냈다가 해고당한 KBS 최경영 기자는 키보드워리어. 아가리파이터와 키보드워리어의 장외 대결~^^'
좌담회 시간 내내 참석자들과 수다떠느라 핸드폰을 꺼뒀어요. 2시간 후 좌담회가 끝나고 핸드폰을 켰더니 핸드폰에 불이 나더군요. 회사에서 35명의 조합원들에게 기습 대기발령을 냈고, 거기에 제 이름이 또 낀거죠.
트윗을 날렸어요. '정직 3개월에 구속영장에 대기발령까지! 드디어 그랜드슬램 달성했어요 파업자 최고의 영광은 적들에게 인정받는거죠 다른 동료들에게 미안할 지경~^^'
그러고나서 집에 와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나를 언급한 글'이 80개가 떠있네요, 세상에!
트위터를 시작한지 몇달 되지 않았지만, 트위터의 힘을 제대로 느끼고 삽니다.
트위터의 진짜 힘이 무얼까요? 나는 위로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힘들때 그 사람을 위로해줄 수 있는 최고의 미디어인것 같아요. 김진숙 지도위원께서 그러시더군요. 크레인위에서 300일을 버틸때, 외롭고 힘들었지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트위터로 날아오는 응원 멘션 덕분이었다고요.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대기발령이 떨어지고, 힘들다면 힘든 상황이지만, 항상 격려하고 지지해주시는 트친들 덕분에 다시 기운을 얻습니다.
그리고 돌아보게 됩니다. 살면서 나는 과연 누군가를 이렇게 응원한 적이 있었던가? '내가 힘들 때 누가 나를 위로해주지? 여러분...' 윤복희의 여러분이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여러분께 받은 응원의 힘으로 더욱 열심히 싸우고요. 앞으로 저도 트위터나 블로그로 다른 이들의 싸움을 응원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트위터로 보내주신 멘션 가운데, '김민식 피디님을 알고나서 10년전 뉴논스톱을 다시 시청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분이 자주 출연하시더군요. 혹시 피디님인가요?'라고 사진을 올려주신 분이 있어요.
와! 럴수 럴수 이럴쑤! 딱 걸렸군요. 한 턱 쏴야하나요? ^^
뉴논스톱을 연출할 때 저는 카메오 출연을 자주 했답니다. 시트콤 피디란 카메라 뒤에서 근엄하게 큐를 외치는 사람이기 보다 배우들과 함께 노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자주 출연해서 깡통도 던지고 춤도 추고 박경림에게 두들겨 맞는 연기도 했어요. 물론 마님에게 혼도 많이 났지요. "아니, 왜 피디가 출연을 하고 난리야. 그리고.... 당신, 미친거 아냐? 왜 하필 조인성이랑 같은 장면에 나오느냐고!"
네... 저 그 다음부터는 양동근 장면에만 나왔답니다...^^
그립군요, 논스톱 시절이~ 그땐 마냥 세상이 즐거운 곳인줄 알았는데...
다시 10년전 세월로 되돌려놓겠습니다.
반드시 이기고 돌아가 재미난 로맨틱 코미디 피디로 돌아갈게요.
제가 만든 드라마로 많은 분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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