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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은퇴자의 세계일주

다케오 온천 올레

by 김민식pd 2023. 7. 19.

지난 4월 10일 규슈에 있는 다케오 온천 올레길을 걸었습니다. 

전날 가라쓰 해변에 있는 숙소에서 잤고요.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다케오 온천역으로 갑니다.

기차역에는 올레 코스 지도가 있어요.

사진을 찍어둡니다.

걷는 요령은 제주 올레길이랑 같아요. 빨간색 파란색 함께 묶인 리본을 따라 가면 됩니다. 

그늘진 정자가 있으면 쉬었다 가고요.

동네 구경도 합니다. 한국의 여느 시골마을같은 풍광이에요.

가까이서 보면 일본 주택의 특징이 드러나지요.

올레길 표지판을 따라

다케오 시립 도서관까지 왔어요. 

'다케오 시립 도서관 武雄市図書館
평범한 시립 도서관이었지만 민간에게 경영을 위탁하면서 파격적인 변모를 거듭했다. 20만 권에 이르는 서적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고, 전문 잡지 서점과 뮤직 숍, DVD 대여점이 입점해 있다. 여기에 스타벅스 매장까지! 뜻은 몰라도 일본어로 인쇄된 하루키의 소설을 펼쳐 놓는다. 그윽한 종이 향에 묻혀 커피를 마시노라면 1만 권의 책을 읽은 느낌이다. 다케오의 인구는 5만 명이지만 도서관의 연간 이용자는 100만 명. 절반 정도의 이용자는 다른 지역 사람이다. 한국에도 한 번은 가봐야 할곳으로 많이 소개된 이색 도서관이다.'

<서규슈 홀리데이 : 사가현 · 나가사키현> (권현지, 신영철, 유연태 지음)

규슈의 여러 도시 가운데 꼭 다케오시에 오고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이 도서관이었어요. 예전부터 책에서 많이 보고 꼭 한번 가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걸까요? 일단 입구에서 내부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판에 크게 실망했어요. 멋진 광경을 보고도 사진을 찍지 못한다니 추억을 남길 길이 없네요.

이곳을 들른 애서가들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 멋진 공간인데요. 저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어요. 왜 그럴까요? 그동안 국내에도 멋진 도서관이 많이 생긴 거죠. 충남도서관이나 의정부 미술 도서관 등, 국내 도서관도 좋아져서 이 정도는 별로 놀랍지가 않아요. 

그나저나, 일본의 '폐를 끼치지 말자'는 문화는 좀 애석합니다. 국내 도서관 여행을 다니며 한번도 사진을 찍지 말라는 제재를 받은 적은 없는데 일본은 깍쟁이처럼 금지명령을 발화합니다. 멀리서 찾아간 손님에게 기념 사진 한 장도 못찍게 한다니 좀 야박한 걸요? 문득 충남도서관을 다시 가고 싶어지네요. 

https://free2world.tistory.com/2254

충남 도서관! 전국에 이런 도서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계속 걷습니다. 

익숙한 올레 표지판이 계속 길을 안내합니다.

숲길을 따라 걸어요. 

'다케오의 녹나무'라고 오래된 나무가 반깁니다.

호수까지 걸으니, 배가 슬슬 고파지네요.

아까 눈여겨 봐둔 마트로 갑니다. You Me 마트, 영어로 너와 나라고 적은 것 같지만, 일본어로 유메는 꿈이란 뜻이에요. 

혼밥의 성지지요. 마트의 푸드코트 ^^ 붓가케우동 더하기 튀김이 6천원. 싸네요, 역시! ^^

점심 먹고 바로 옆에 있는 도서관으로 다시 가서 좀 쉽니다. 만화 <드래곤볼>도 있어 반갑네요.

종점이 다케오 온천입니다. 노천카페에서 외국인과 일본인이 차담을 나누는 모습을 봤어요. 서양 사람이 떠듬떠듬 일본어로 대화를 합니다. 우리랑 반대지요. 한국 사람은 외국인을 만나면, 아무리 영어를 못해도 기를 쓰고 영어로 대화하려고 합니다. 여기에서 일본과 한국의 차이가 드러나요. 인구가 1억이 넘어 내수시장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일본과 수출로 시장 개척을 해야 하는 한국. 제가 아직 일본어가 많이 서툴러서요. 여행하다 말문이 막히면 영어를 시도하는데요. 일본에서는 영어가 거의 안 통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영어 공부에는 더 진심이에요. 한국 사람 부지런한 건 알아줘야 합니다. 

종점인 다케오 온천.

온천탕 이용료가 500엔. 무척 저렴한데요. 저는 근처에 있는 숙소에 대욕탕이 있어서 그냥 숙소로 갔어요.

제가 묵은 숙소는 교토야. 1910년에 지어진 료칸입니다. 100년도 넘은 관록있는 숙소네요.

인테리어가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해줍니다.

방도 깨끗하고요.  

대도시에서 캡슐텔에서만 묶다가 가끔 호사를 누리기도 합니다. 여행도 단짠모드. 럭셔리와 짠돌이를 오가는~

료칸에 있는 목욕탕에서 온천욕을 하고요. 

창밖으로 들리는 새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습니다.

1박에 8만원인데요. 다케오 온천 기차역에서 걸어서 10분거리입니다. 아침에 도착하면 프런트에 짐을 맡기고 걷고요. 올레 종점에서는 도보 5분 거리입니다. 올레꾼들에게 강추! 무엇보다 노천탕이 있는 온천욕이 일품이에요. 

그날 저녁은 근처 마트에서 포장해온 음식으로 숙소에서 먹어요.

교토야 호텔 라운지. 멋지게 장식한 공간을 구경하며, 하루가 또 저물어갑니다.

다음 여행기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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