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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은퇴자의 세계일주

나가사키 여행기 1탄 구라바엔

by 김민식pd 2023. 6. 7.

지난 4월에 다녀온 규슈 여행기입니다. 후쿠오카에 이어 찾아간 곳은 나가사키에요. JR 규슈 패스를 끊어 기차로 이동했습니다. 오전 7시 26분 하카타역에서 출발하니, 아침 9시에 나가사키에 도착합니다.

아침은 기차내에서 에키벤(기차역에서 파는 도시락)으로 해결했어요. 우리돈 만원.

나가사키 시내는 노면 전차로 다니는데요. 일단 숙소에 가서 짐을 맡기고 걷기 시작합니다.

나가사키에는 차이나타운이 있고요. 공자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공자묘의 입장료가 660엔 (6600원)이네요. 엥? 그냥 향교 아닌가요? 여길 돈을 내고 간다고요? 패쓰~

다음으로 간 곳은 오우라 천주당. 여긴 입장료가 1천엔 (만원)입니다. 엥? 성당에 입장료가 있나요? 쿠바나 스페인에서 입장료를 받는 성당은 못 봤는데? 여기가 무슨 바티칸인가요? 세상의 온갖 진기한 보물을 다 모아놓고 미켈란젤로의 걸작을 볼 수 있는? 여기도 그냥 패쓰~



글로버 가든으로 갑니다. 입장료 620엔. 여긴 돈 내도 아깝지 않아요. 종교 시설이 아니라 놀이동산이니까요. 

구라바엔 グラバー園
1863년 스코틀랜드인 토마스 블리이크 글로버가 지은 저택.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서양식 주택들을 미나미야마테 언덕 주변으로 이전 및 재건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언덕으로 오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나가사키항과 나가사키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입구를 지나 공원으로 들어가면 서양식 주택과 예쁜 정원이 나온다.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구 링거 주택을 비롯해 구 구라바 주택, 구 올트 주택들이 예스러운 모습 그대로 복원돼 있다. 세계 3대 오페라로 손꼽히는 푸치니의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가 나가사키를 무대로 작곡되었기에 원내에는 자코모 푸치니의 동상과 오페라에서 프리 마돈나로 출연한 미우라 다마키 三浦環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공원 입구에 있는 레트로 사진관에 들르면 당시 서양 여성들이 즐겨 입던 의상을 대여해 산책을 나설 수있다. 그들의 뒤를 따라다니며 옛날의 정취를 즐기는 것도 재미난 추억거리이다. 정원 바닥에 박혀 있는 ‘행운의 하트 스톤’을 찾아 나선 이들도 종종 눈에 띈다.

<서규슈 홀리데이> (권현지, 신영철, 유연태 지음)

크레마 예스24 북클럽에서 전자책으로 다운받아 읽은 가이드북인데요. 혼자 여행하는 저에게 가이드 이상 가는 친절한 길동무입니다.

소개 영상에 글로버가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860년대에 영국에서 일본까지 건너온 개척자입니다. '찌이사이 니모쯔, 오오키나 유메.'라고 말하는 대목이 귀에 들어오네요. '작은 짐, 큰 꿈.' 배를 타고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일본에 왔지만 그에게는 커다란 꿈이 있었다는 얘기지요. 

저랑 같네요. 저도 작은 배낭 하나 메고, 세계 일주의 꿈을 품고 다닙니다.

이들이 가져온 영국 산업혁명의 영향은 일본 메이지유신의 기폭제가 되고 풍부한 석탄 매장량 덕에 나가사키는 공업 발달의 중심지가 됩니다. 물론 훗날 2차 대전을 일으킨 다음에는 군수물자 생산기지로 지목되어 원폭 피해를 입게 되지만요. 역시 세상만사, 새옹지마...

그 시절 유럽인들이 지은 집들이 있는데요. 실제로 보면 엄청 작습니다.

실내장식을 통해 그 시절의 생활상을 볼 수 있지요.

구라바엔~

아기자기한 민속촌 같은 느낌의 공간.

바다 전망도 좋아

한 두 시간 걸어다니며 구경하기 딱 좋은 곳이에요. 

예능전시관에 들러 마을 축제 경연대회 영상을 봤는데요. 볼만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마쓰리(지역 축제)를 보러 와야겠네요.

나가사키에 왔으니 나가사키 짬뽕을 먹어야지요. 시카이로(사해루), 원조로 유명한 집인데요. 패키지로 오는 단체 손님이 너무 많아 혼자 먹기는 힘들어요. 대기시간도 너무 길고요. 

저는 중화거리로 갔어요. 인천의 차이나타운 같은 곳이지요. 

서호라는 식당에 들어가


백짬뽕을 먹었어요. 850엔. 우리 돈 8500원. 아웅, 정말 맛있네요! 나가사키에서 먹는 나가사키 짬뽕. 이 맛에 여행다니지요. 

우리가 좋아하는 짬뽕은 한중일 삼국 근대사의 산물입니다. 1899년 일본 나가사키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았는데, 화교 한 분이 가난한 유학생들을 위해 요리에서 남은 잔반을 활용해 면을 만듭니다. 닭 뼈다귀로 육수를 우리고, 채소와 해산물 찌그러기를 볶은 거죠. 이게 나가사키 짬뽕의 기원이고요,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일제강점기인 조선에 들어와 고춧가루와 고추 기름이 더해져 붉은 짬뽕이 되었어요.

다음 편에는 데지마를 찾아갑니다. 나가사키 여행기,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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