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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나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by 김민식pd 2020. 6. 5.

10년전부터 즐겨 읽던 블로그가 있어요. '마냐'의 브런치라고, 책 많이 읽고 글 잘 쓰는 책 리뷰 맛집이에요. 몇년 전 사적인 자리에서 주인장을 만났을 때, 여쭤봤어요. "선생님도 책을 내실 때가 되지 않았나요?" 강호의 숨은 고수가 드디어 출판계에 강림하셨습니다. 

<홍보가 아니라 소통입니다> (정혜승 / 창비)

저자는 문화일보에서 기자로 일을 시작하고, '다음'으로 옮겨가 포털 인터넷 정책을 담당했어요. 카카오에서 부사장을 역임한 후, 2017년 뉴미디어 비서관으로 청와대에 합류했지요. 기자로 일을 시작해, 기업에서 임원을 한 후, 청와대 비서관까지, 엄청난 내공을 엿볼 수 있는 경력입니다.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를 섭렵한 저자가 미디어에 대해 책을 냈어요. 예전에는 문해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꼭 필요합니다.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나를 지키고, 미디어를 활용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올드미디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뉴미디어인 포털 뉴스도 벌써 위기라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일단 10대들은 네이버 뉴스를 안 본대요. 

'2018년 미국과 영국에서 25세 이하 페이스북 이용자가 300만명 이상 줄었는데,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페이스북이 10대 이용자를 잃어버리는 이유를 부모들 탓이라고 분석했다. '부모들이 페이스북을 죽여버렸다'는 제목인데, 부모가 페이스북에서 자신에게 친구 신청하고 말 거는 게 싫다는 얘기다. 하물며 뉴스를 부모들과 같은 앱에서 보려고 할까?' 

(27쪽)

아이들의 즐거운 미디어 생활을 위해, 눈치껏 눈팅만하고 댓글은 삼가해야 할 것 같아요. 눈치없이 아이의 인스타에 댓글달면 싫어해요. 친구들 보기에 창피한 거죠.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면서 기자들의 위상도 예전같지 않아요. 직장/시장이 힘들 때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려운 시절이 지속되면서 기자들은 점점 더 위축됐다. 사회의 비판적 감시자, 역사의 기록자라는 소명보다 매출에만 신경 쓰는 직장인이 되어갔다. 지난 10여년간 나는 후배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나는 그들에게 '기렉시트(기자+엑시트)' 대신 각자 브랜드를 키우라고 조언했다. (...)

매체들은 '스타 기자'를 키우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팀에서 함께 만든 일인데 특정 기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한다는 식의 시샘도 있다. 기본적으로 잘난 사람들의 조직인 언론사는 누가 튀는 걸 좋게만 보지 않는 것 같다. 기껏 키운 스타 기자가 다른 매체로 옮겨갈 것이라는 두려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체는 기자가 자신의 브랜드를 키울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특정 매체가 키운 스타 기자를 다른 매체에 빼앗기더라도 계속 또다른 기자를 키운다면 스타 기자 산실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질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든,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든 자기 브랜드를 가진 소속 기자가 많아질수록 해당 매체의 영향력도 함께 커질 것이다. 개인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문화가 분명해야 더 많은 인재들이 그 회사에 호감을 가질 수 있다. 평생직장이 아니라 자신의 업으로 평생 일할 수 있도록 키워주는 것이 맞다.'

(116쪽)

이제 젊은 후배들에게 직장 생활만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퇴근 후, 자기계발도 하고, 좋아하는 취미 생활도 즐길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줘야 해요. 그래야 오래 다니고 더 열심히 일합니다. 옛날처럼 신문사/방송사가 호시절을 영위하는 시절은 갔어요. 갈수록 힘들겠지만 적어도 사람을 키우는 조직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면, 새로운 인재는 찾아올 것이고요. 기회는 사람과 함께 옵니다. 나가는 사람을 붙잡으려 하지 말고, 남은 사람이 즐겁게 오래 다닐 수 있도록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 개인의 경쟁력을 고민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기자의 3가지 경쟁력이 있어요. 

'기자의 첫번째 경쟁력은 이른바 '야마', 핵심주제를 잘 잡는다는 것이다. 기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문제의 핵심을 잡아내는 훈련을 한다. 브리핑을 들어도 핵심이 무엇인지 간파하고, 사건이 터져 현장을 취재해도 그 안에 숨겨진 본질을 찾는다. 두번째 경쟁력은 마감을 잘 지킨다는 점이다. 학자들이 연구 용역으로 진행하면 몇달 걸릴 일도 기자들은 기획팀을 구축해 며칠이면 해낸다. 정해진 시한 내에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훈련되는 것이다. 세번째는 '하라면 한다'는 기질인데, 이건 좀 서글픈 얘기다. 기자들은 어떤 지시에도 '노'라고 하지 않는다. 1차 취재라도 해보고 도저히 안 되면 해당 사안을 '킬'하더라도, 일단 시작은 해야 한다. '무조건 한다' 정신은 때로 굉장히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75쪽)

피디의 3가지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첫번째는 재미에 대한 감각이지요. 오랜 세월 대중이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가 고민하다 생기는 감각. 두번째는 역시 마감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결과물을 내는 능력. 세번째는 기자와는 좀 다른데요. 누가 시켜도 내가 재미없으면 안 한다... 가 아닐까 싶어요. 남이 시킨 일만 하면 힘들어서 오래 못 버텨요. 결국 내가 좋아하는 걸 열심히 만들어야 사람들도 재미있어 할 거라 생각합니다.

3가지 경쟁력을 단련하는 방법이 블로그에 있어요. 매일 글을 발행하면, 사람들의 조회수와 반응을 살필 수 있고요. 매일 하나씩 콘텐츠를 만드는 마감 능력을 기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즐기며 하는 일의 보람도 느끼고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3가지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줄, 나만의 경쟁력을 고민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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