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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노후대비의 3가지 핵심

by 김민식pd 2020. 6. 3.

'슬기로운 세바시 생활'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은 요즘, 저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하루에 한 편씩 봅니다. 취미를 겸한 공부죠. <세바시>에 올라온 강연을 재미나게 보고 찾아본 책이 있어요.

<나는 퇴직이 두렵지 않다> (강창희, 지철원, 송아름 / 무한)

제 나이 쉰 셋입니다. 이제 슬슬 은퇴 후 세컨드 라이프에 대해 준비해야 할 때지요. 물론 제 노후대비의 핵심은 '전업 작가 준비'입니다. 평생을 피디로 살아왔지만, 노후엔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요. 혼자 방구석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을 꿈꿉니다. 책의 저자인 강창희 선생님은 행복한 노후를 위해 다양한 조언을 하시는데요. 제가 뽑아본 조언 셋을 소개합니다.

첫째, 최고의 투자는 절약이다.

'10만원을 써야 할 일이 생겼을 때 9만 원으로 그 일이 끝났다면 그 순간 그렇게 하지 못한 사람에 비해 10% 수익률을 높인 결과가 된다. 리스크를 지지 않고 이런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은 어디에도 없다. 금리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든 상관이 없다. 절약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운용방법인 것이다. (...)

재테크를 통해 수입을 늘리는 방법을 생각하기 전에 가계지출을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36쪽)

얼마 전 친한 배우가 제게 상담을 요청했어요. 코로나 탓에 공연이나 행사가 줄어 수입이 급감했다고요.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해서 수익을 올리려고 하는데 어떤 콘텐츠를 만들면 좋을까 묻더군요. 이렇게 말해줬어요.

"위기란 돈을 벌기 힘드니까, 위기에요. 이럴 때 새로운 사업으로 수입을 올리기는 쉽지 않아요. 새롭게 돈을 벌 궁리를 하기 전에 지금 내 삶에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는 게 낫습니다."

유튜브는 의외로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고요. 수익을 올릴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립니다. 새로운 일을 벌리는 건, 여유 자금도 있고, 고정 수입이 넉넉한 평상시에 하는 게 좋아요. 지금같은 격변기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 오히려 힘들어요. 다들 유튜브를 시작하기에 주목받기 쉽지 않고, 대가를 받기까지 오래 걸립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 제 삶의 모토입니다. 노후에는 짠돌이로 사는 게 답입니다.

 

 

두번째, 최고의 노후대비는 자녀의 경제적 자립교육이다.

20년전, 결혼식을 준비할 때,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국 사회는 신혼부부들 삥 뜯어서 먹고 사는 곳이로구나.'

혼수든, 결혼 예물이든, 신혼 가전이든, 일단 상점에 들어가면 가장 비싼 것부터 보여줍니다. 예비 신랑 입장에, "그건 너무 비싸지 않아요?"라고 할 수도 없어요. 장가가는 것도 황송한데... ㅠㅠ 그런데 그 비용이 다 어디서 나오나요? 양가 부모가 부담하게 됩니다. 대학 등록금도 부모가 대고, 유학비용도 부모가 대고 결혼비용도 부모가 댑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금처럼 교육비와 결혼비용에 과다 지출할 경우 5060세대의 약 60%가 은퇴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답니다. 유럽의 경우, 결혼보다 동거부터 시작하는 예가 많아요. 둘이 그냥 자취하듯 살림을 합칠 뿐이지요. 대학 진학률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심지어 부모 부담률도 높아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자기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다녀야 하기 때문에 공부에 취미가 없거나, 나와 봐야 취직도 될 것 같지 않을 정도로 수준 낮은 대학이라면, 아예 그 돈으로 장사를 하거나 다른 일을 찾는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은 어떠한가? 부모가 학비를 대주다 보니 공부에 대한 적성, 대학의 수준, 장래성 등은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들어가고 본다. 그러니 나중에 취직도 안 되고 형편이 더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46쪽)

사회는 젊은 세대에게 냉혹한데요, 부모는 너무 관대한 게 문제랍니다. 경제적 자립을 하지 못하는 자녀가 결국 부모의 노후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경제적 자립이란 돈을 버는 능력을 키우는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맞추는 능력입니다. 즉 소득의 범위 안에서 소비하는 습관이지요. 남의 이목을 의식한 과도한 결혼비용부터 줄였으면 좋겠어요.

셋째, 가장 확실한 노후대비는 평생 현역이다.

퇴직 후에도 일을 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버는 수입을 따지는 데요. 노후에는 소득이 줄어드는 걸 감수해야 합니다. 현역시절보다 당연히 덜 벌 테고요. 그만한 대접을 기대해도 안 됩니다. 세컨드 커리어에서 중요한 건 돈보다 보람이 아닐까 싶어요. 달라이 라마는 이런 말을 했답니다.

"부유한 나라에서 고통과 분노의 정도가 더 심한 건 물질적 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내가 남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이나 '내가 사회와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더 이상 갖지 못하기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이다."

정부고위직에서 퇴직한 한 선배로부터 들은 말도 생각이 났다. 이분은 아침에 잠에서 깨면 "오늘은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보고 침대에서 내려온다면서, "퇴직하고 나니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아 가장 서글프다"고 했다.

(149쪽)

공부란 무엇일까요? 세상에서 나의 쓸모를 찾아가는 일입니다.

평생 공부하는 삶을 꿈꿉니다. 돈은 현역 시절에 버는 거고요. 노후에는 씀씀이를 아끼고 공부에 매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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