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인 제게 가성비는 무척 중요합니다. 여행을 갈 때도, 밥을 먹을 때도 가성비를 따지는데요. 책의 경우, 가성비를 따지기가 어렵습니다. 책값은 비슷비슷하지만,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니까요. 이럴 때, 가성비를 키우는 방법 중 하나는 곱셈을 이용하는 겁니다. 혼자 읽고 마는 게 아니라, 여럿이 읽을 책을 사고요, 한번 보고 말 게 아니라 소장해두고 몇번이고 다시 볼 책을 사지요. 그런 점에서 가성비가 높은 책이 있어요. 바로~

<오무라이스잼잼> (조경규 글.그림 / 송송책방)

인기 웹툰을 책으로 묶었는데,  최근 스페셜 리커버판이 나왔어요. 책이 집에 도착하자, 개학 연기로 심심해하던 민서가 환호를 질렀지요. 주말 내내 온가족이 뒹굴거리며 만화를 봅니다. 요리를 소재로 한 만화인데. 읽다보면 먹방같아요. 다양한 음식의 유래가 소개되고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가 레시피와 함께 공개됩니다.   

저자는 샌드위치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샌드위치는 훌륭하다. 일단 그 변주가 거의 무한대라는 점이 좋다.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계란 햄 치즈 샌드위치'

샌드위치 백작이 한 손에 들고 먹었을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샌드위치계의 왕자 'BLT 샌드위치'

내가 진짜 좋아하는 '미트볼 샌드위치'

뉴욕의 '연어 크림치즈 베이글'

필라델피아의 '필리 치즈 스테이크'

슬라이스 치즈를 듬뿍 넣은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

우리나라 포장마차에서 아침에 파는 '토스트 샌드위치'

편의점의 단골메뉴 '참치 샐러드 샌드위치'

멤피스의 명물 '엘비스 샌드위치' 등등등

이게 글보다 그림으로 봐야해요. 작가님의 일러스트 덕분에 책을 보는 내내 군침이 돌았어요. 엘비스 프레슬리가 생전에 즐겨먹던 땅콩버터로 만든 엘비스 샌드위치는 조리법까지 나옵니다. 언젠가 민서랑 둘이서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1850년대 뉴욕 근처에서 식당을 하던 조지 크럼이라는 괴짜 요리사가 있는데요. 손님이 음식에 대해 불평이라도 하면 아예 먹을 수도 없는 해괴한 요리를 내어놓았대요. 어느날 손님이 감자튀김이 너무 두꺼워서 잘 익지 않았다고 불평을 하자, 아예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 소금을 듬뿍 뿌려 내놓습니다. '이래도 안 익었다고 할 테냐?' 그런데 이 메뉴가 의외로 대박이 납니다. 인기리에 미국 전역으로 퍼져 '포테이토 칩'이 되었다고요. 심통부리려고 만든 요리가 대박이 나다니, 인생은 참 알 수 없군요. ^^

대만 여행 갔을 때, 딘타이펑의 샤오롱바오를 즐겨 먹었는데요. 입안에 만두를 통째로 넣고 터뜨리면 확 퍼지는 국물이 예술입니다. 만두 안에 고기 국물을 어떻게 넣었을까, 늘 궁금했는데 책을 보고 답을 찾았어요.

 

'진하게 우려낸 사골국물이나 장조림 국물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젤리처럼 굳는 경우가 있는데, 이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돼지고기 껍질, 닭날개와 닭발 등을 파, 생강과 함께 푸욱 끓인 다음 체에 걸러 맑은 국물만 모아 식히면 젤리 형태가 되는데 이걸 잘게 다져서 만두소와 함께 버무린다. 만두가 익으면서 뜨거워지면 고체 상태의 육수는 뜨거운 액체가 되어 만두 안에 담겨 있게 되는 것이다.'

갑자기 다시 대만에 가고 싶어집니다. 

(2016년 가을, 타이페이 융캉제에 있는 딘타이펑 본점에서 먹은 샤오롱바오!) 

우리 민서가 좋아하는 대목이 있어요. 대만사람 오백복이 2차 대전 후, 일본으로 건너가 안도 모모푸쿠로 이름을 바꾸고 세계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합니다.

'면과 밥, 스프 등을 간단하게 조리해 먹는 각종 인스턴트식품 개발에 평생을 바쳐온 안도 아저씨는 2007년 96세로 생을 마감했는데, "나의 건강 비결은 골프와 거의 매일 하나씩 억었던 인스턴트 치킨라면"이라 했다고. 돌아가시기 바로 전날에도 회사에서 직원들과 함께 치킨라면을 먹었다.'

(1권, 170쪽)

이 대목을 가리키며 "엄마!"를 외칩니다. 네, 민서의 라면 사랑은 항상 엄마의 반대에 가로막히는데요. 라면 사랑에 이보다 좋은 알리바이가 없네요. ^^

'그러고보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은 보통들 말하듯이 '인스턴트 식품이나 식품첨가물, 기름진 거, 고기 등을 적게 먹고 야채 위주로 소식하고, 유기농에 친환경에...' 뭐 그런 거라기 보다는 그냥 맛난 거 많이 먹고 좋아하는 일 열심히 하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것일 수도 있다.'

(171쪽)

라는 작가님 말씀까지~^^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만화를 읽으며 주말을 보냅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어디에 갈까? 만두 먹으러 강남역 딘타이펑 갈까? 망고빙수 먹으러 나갈까? 일단은 스팸을 사다 지져먹자! 방구석에 앉아 세계일주 떠난 기분입니다. 만화로 즐기는 먹방여행~ 눈으로 보지만, 입으로 맛을 본 것 같은 기분.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집 탐방 떠납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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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짱 2020.03.27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아이들의 라면 사랑은 ~!
    즐겁게 먹으면 좋기도 하지만
    화학조미료에 민감한 제 체질 인체 감별로 볼 때
    라면을 많이 먹는 것은 일단 별로 일 듯 합니다.
    라면을 먹은 다음 날은 얼굴이 붓는 것을 보면요~!

    민서님! 라면은 아~~주 가끔 별식으로 즐기는 걸로~! ㅋㅋ

  2. 제니스라이프 2020.03.27 0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도착한 피디님의 신간을 읽으며 오므라이스잼잼을 주문해야겠네요 ^^

  3. 아솔 2020.03.27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무라이스잼잼이라니..제목부터 너무 센스돋네요 ㅋㅋ 오늘도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4.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3.27 0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면은 완전식품이야(활용도에서)
    쉬운 요리법과 맛은 노벨상 감이야하면서도
    영양가의 벽을 넘지 못해 아이들에게
    주는 걸 망설였는데
    맛난 거 많이 먹고 하루하루 즐겁게 일하면서
    보내는게 건강하게 보낸다는 말에 또 솔깃
    해집니다
    코로나 방학 수칙
    엄마가 주는대로 먹는다
    엄마가 TV끄라고 하면 바로 끈다 .....
    초등학생이 쓴 듯한 글을 보면서 웃었는데
    아이랑 함께 요리하며 보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5.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3.27 0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시기에는 책 읽는 것만한 게 없죠.ㅎㅎ
    민서는 피디님보다도 더한 독서가가 될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되세요~!!!!!

  6. 보리랑 2020.03.27 0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암 걱정하면서 담배 피면 암 걸린다잖아요. 감사하며 맛을 음미하면 최고의 음식이죠. 유기농 가게 하는 사람도 건강식품 파는 사람도 아프더라구요.

    우리집 가성비 갑+갓은 <반쪽이네 육아일기>입니다. 애들이랑 얼마나 많이 보고 깔깔댔던지 너덜너덜~ 이제 보니 우리 애들 그림선생님이었나 싶네요. 저도 육아일기 그리고 싶은데 소재는 많은데 그림 실력이ㅜㅜ

  7. GOODPOST 2020.03.27 0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봄비가 내리는 금요일입니다.
    먹방 책을 보니,,라면이 확 땡깁니다.
    점심에 라면에,,,부침개를 먹으면 좋으련만,,,회사라서...내일 주말로 연기합니다.

    먹방책과 함께 하는 주말 기다려집니다...감사합니다.

  8. 김주이 2020.03.27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복에 글을 읽고있으니 더 허기가지네요^^
    라면 한 그릇 간절해집니다 ㅋ

  9. jocha 2020.03.27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보고 바로 도서관에 대출 신청했습니다. 주말에 아이들과 보고 반응 좋으면 소장해야겠어요. 리커버판 주르륵 꽂아두면 안 봐도 배부를 것 같아요. ^^

  10. lovetax 2020.03.27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와 이거 소장각이네요~ 저는 20대에 요 만화와 어쿠스틱라이프를 즐겨 봤었는데요 작년 겨울쯤 컬러링북을 발견하고는 냅다 소장 ㅎㅎ 아이들이 색칠하면서 너무 좋아해서 이 만화책도 사야겠다 했는데 스페셜 리커버판이라! 꼭 같이 봐야겠어요~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으로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재미있고 무엇보다 그림이!!!!!!! 즐거운 금요일 뽐뿌 감사드립니다 :)

  11. 코코 2020.03.27 1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무라이스잼잼' 웹툰을 참 재미있게 봤는데요. 리커버판이 나왔군요.
    다양한 음식들의 흥미로운 이야기 그리고 보면서 절로 군침이 도는
    그림까지..소장해 놓으면 여러 번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고
    또 가족들과 함께 읽어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요즘엔 정말 정신이 쏙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책에 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실내에만 있다 보면 갑작스럽게 너무 답답해지는 순간이 와서요.
    무거운 시간에 눌리지 않으려고 뭔갈 자꾸 찾아서 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12. 오달자 2020.03.27 1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무라이스잼잼~~ 웹툰
    책의 표지와 더불어 흥미를 확 끌어당기는 책인걸요?

    라면~~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식품이죠~
    그래서 저희는 라면 먹는 날이 정해져 있어요. ㅎㅎ
    때로는 라면 사리를 에어프라이어에 살짝 구워서 과자처럼 간식으로 내줄때도 있네요~^^
    코로나방학이라 아이들의 먹거리 때문에 고민스러운건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인듯 합니다.~)^^

  13. 꿈트리숲 2020.03.27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
    저희 집에도 어서 들여야겠습니다.
    오므라이스 잼잼 보며 군침 흘릴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에요.

    다다음주는 진짜 개학이 될 지 모르겠지만
    긴 방학동안 점심 준비했던 딸에게 선물로
    오므라이스 잼잼을 하사하고 싶습니다.

    라면사랑 지극한 우리집에도 확실하게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는 대목이네요.
    저부터 라면에 대한 합리화가 되는군요.
    맛있게 먹고 하루하루 즐겁게 살자요~~

  14. 아빠관장님 2020.03.27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요즘 피디님의 '나는 질 때마다~'에 푹 빠져있는 독자입니다. 마지막 2꼭지를 남겨둔 시점인데요. 적벽대전에서 촉과 오가 조조의 100만 대군을 물리칠 때의 통쾌함을 피디님의 책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ㅎ ㅎ

    ''그런데 이 메뉴가 의외로 대박이 납니다. 인기리에 미국 전역으로 퍼져 '포테이토 칩'이 되었다고요. 심통부리려고 만든 요리가 대박이 나다니, 인생은 참 알 수 없군요. ^^''
    정말 인생 알 수 없음을 절실히 깨닫는 요즘입니다.

    급 배고파 집니다!!! 요즘 세 아이들의 아침과 점심을 책임
    지고 있는 아빠로써!! 소개하신 것들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현실은 김과 밥ㅋㅋ 코로나 잠잠해지면 나가서 먹는 거로~~~~ ㅋ

  15. 뚜리맘커휘 2020.03.28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좋아했던 웹툰인데 피디님 블로그에서 보다니, 너무 반갑네요!! 리커버리판이 나왔군요. 소장해서 읽어보고싶어요~ㅎ

  16. 나겸맘 리하 2020.03.29 05: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만화책 10권을 나눠 읽으시는 모습
    예술이 따로 없는 것 같아요.^^
    부녀간에 함께 만드는 샌드위치, 맛도 최고일겁니다.

    부천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오무라이스 잼잼을
    정신없이 읽던 딸아이를 기다리며 졸던..
    저희 남편이 떠오르네요.ㅎㅎ

    명동의 서울애니메이션센터도 개장시간 맞춰 가면
    2층 빈백에 누워서 하루종일 만화책 볼 수 있거든요~
    두 군데 모두 공짜라서 저도 정말 좋아하는 곳입니다.^^
    코로나만 사라지면 만화천국들에 다시 가보려고요
    편안한 일요일 되세요~~

  17. 섭섭이짱 2020.03.30 0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면식이인 저는 오늘도 짜장라면을 먹었는데 ^^
    라면은 정말 최고의 음식인듯...
    이 책은 아직 안살려고요.
    먹고 싶은게 더 많아질거 같아서 ㅋㅋㅋ
    맘껏 다닐 수 있을때까지 참다가 음식기행하러 여기저기 다녀야죠

  18. 유쾌한와우 2020.03.31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 세바시 정철 님의 강연을 들었는데요.
    글을 쓸때 그림을 그리듯 쓰라 고 하셨는데
    이번 글은 정말 눈앞에 음식이 놓여있는듯,
    군침이 줄줄 흐릅니다ㅎㅎ
    군침이 흐르는 피디님의 맛있는 글, 냠냠.
    "아~ 맛있다!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