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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공부는 이렇게 하는 겁니다

by 김민식pd 2020. 3. 18.

고대 법대 장학생에, 고시 합격에, 아시아 최고 명문 칭화대 석사과정 국비 유학 시험까지, 무슨 합격을 식은 죽 먹기처럼 계속하신 이 분, 본인 말로는 머리가 별로 좋지 않다고요. 에? 진짜요?  

<공부, 이래도 안되면 포기하세요> (이지훈 / 위즈덤하우스)

저자는 어려서 공부에 별 뜻이 없었답니다. 그냥 수능 점수에 맞춰서 숙명여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어요. 대학에 간 후, 삶의 목표가 없어 방황을 합니다. 뭘 하고 살아야할지 막막한데,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행정고시를 준비한데요. 목표를 세우고 공부를 하는 친구를 보고 부러워합니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그 친구가 그러지요. “너도 나랑 신림동 가서 공부하자. 너는 법을 좋아하니까 사법시험 보면 되겠네.”
사법시험은 자기처럼 평범한 사람이 보는 시험이 아니라고 생각했대요. 그래도 인생에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에 고려대 법대 편입시험을 봅니다. 고대 법대에서 장학금을 받고,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장상을 수상하고, 국비유학생 시험에 합격하여 중국 칭화대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습니다. 스스로를 보통의, 노력형 인간이라고 말하는 이 분이 전하는 메시지. “보통 머리, 노력형 인간의 공부는 더 효율적이어야 합니다.” 
책에서 이지훈 변호사는 평범한 사람이 반복적으로 시험공부를 하며 깨달은 핵심적이며 실용적인 공부법을 알려줍니다. ‘먼저 공부 좀 해본 사람’으로서 멘탈의 중요성을 깨닫고 흔들리는 수험생의 멘탈과 마음을 달래고 일상을 지킬 수 있도록 돕습니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공부는 동기, 환경, 시간, 정리, 체력, 멘탈, 고독, 이 7가지로 하는 것인데요. 7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는 일입니다. 그것만 찾으면 방법은 다 있습니다. 여러분이 자꾸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못 찾았기 때문입니다.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을 위한 수단을 찾으려고 하니까 안 찾아지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집중이 안 된다’, ‘몰입이 안 된다’, ‘공부가 꾸준하게 안된다’라는 등의 불만을 제기하면서 끊임없이 공부하는 방법을 찾아다닌다면, 안타깝게도 목표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2쪽)

어려서 공부를 못 했다면, 어쩜 머리가 나쁜 게 아니라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했던 탓일 수도 있어요. 어쩌면 스무 살이 넘어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저자처럼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공부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를 통해 좀 더 멋진 나를 만날 수 있거든요. 자기다움을 회복하고 싶은 사람, 좀 더 멋진 나를 새롭게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게 공부고요. 과거 내가 살아온 모습과 이별하고 더 멋진 나를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책을 읽다가 목차들만 적어서 공부방에 쭉 붙여놓고 싶어요. 아니 스티커로 만들어서 이곳저곳에 부적처럼 붙여놓고 싶어요.

초기에 잘 세팅된 환경이 합격을 부른다. 
시험공부는 오래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걸 왜 하지?’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없으면 공부하지 마라.
운동은 장기전을 가능하게 하는 절대조건이다.
운동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마라.
매일매일 자기 보상을 줘라.

책에는 삼국지에 나오는 청년 유비의 일화가 소개됩니다. 청년 유비는 늦가을에 고향 가는 길에 차가운 개울을 만나 바지를 걷어 힘들게 강을 건넙니다. 그랬더니 어떤 노인이 유비를 불러 업어서 반대편으로 건너 달라고 합니다. 추워서 떨고 있던 유비가 노인을 업고 강을 건넜더니 노인이 화를 냅니다. 보따리를 두고 왔으니 다시 건너라고요. 유비는 말없이 다시 업고 건너갔다 옵니다. 노인이 묻지요. “처음 한번 건넌 건 이해가 간다. 그런데 왜 두 번째도 말없이 건넜느냐.” 유비는 “잃어버리는 것과 두 배로 늘어나는 차이 때문입니다. 제가 두 번째로 건너기를 마다하게 되면 첫 번째의 수고로움마저 값을 잃게 됩니다. 그러나 한 번 더 건너면 앞서의 수고로움도 두 배로 셈 쳐 받게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아, 이건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구나’ 했어요.

어렸을 때 우린 공부를 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고생을 하지요. 학원도 다니고 독서실도 다니고 인강도 듣고, 그렇게 고생을 해서 대학에 들어갑니다. 그런 후, 우리는 공부를 그만둡니다. 공부에 질려버렸거든요. 공부는 하기 싫은데 대학 들어가기 위해 억지로 한 일이거든요. 부모가 시키고, 선생이 하라니까 한 일이거든요. 여기까지는 유비가 노인을 업고 강을 한 번 건넌 겁니다. 20대가 되어 꿈이 생깁니다. 스무 살이 넘어, 어른이 되어, 공부를 한 번 더 해야 합니다. 이제는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진정으로 본인이 원해서, 스스로 선택한 공부를 한 번 더 해야 해요. 이때 공부가 싫어 그 길을 가지 않으면, 어려서 애써 공부한 수고까지 날아갑니다. 어른이 되고 난 후의 공부가 더 중요한 공부입니다.

신림동에서 고시준비를 한 저자가 고시생의 생활습관, 동선, 운동방법, 심지어 식사 요령까지 알려줍니다. 연애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말해요. 
공부할 때 연애하지 마라. 공부할 때 연애하면 안 되는 이유. 감정의 동요를 막아라. 애인이 있다면 굳이 헤어지지 마라. 공부하는 사람의 연애법.
가족의 품을 벗어나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 고시촌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외로움이 밀려옵니다. 이때 외로움을 달래려고 사람을 만나면 안 됩니다. 외로운 이유를 사람에게서 찾지 마세요.

‘인생은 혼자 가는 것입니다. 외로운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외로움을 즐기고 고독과 친해지십시오. 외로움은 무언가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여러분의 외로움은 몰입과 긴장을 통해서만 해소할 수 있습니다.’

(295쪽)

공부란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일입니다.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보람을 누려보셔야 해요. 내가 나를 가장 지극하게 사랑하는 길, 그게 바로 공부입니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보니까요, 책 제목 틀린 말 없어요. 공부가 제일 쉬워요. 나만 열심히 하면 되거든요. 영업은 내 마음 같지 않아요. 장사, 내 뜻대로 잘 되지 않아요. 직장 생활, 절대 쉽지 않아요. 이게 쉽고 재밌으면 월급을 왜 주겠어요. 오롯이 나 혼자 마음먹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공부입니다.
 
<공부, 이래도 안되면 포기하세요> ‘무조건 합격을 부르는 최강의 멘탈 솔루션’이라고 쓰고, ‘무조건 행복을 부르는 최강의 인생 솔루션’이라고 읽습니다. 이 책, 학습 비결을 담은 게 아니라 인생 노하우를 담은 책이거든요. 내 인생을 아끼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인생을 바꿔보고 싶어, 공부를 새롭게 시작한 분이라면, 혹은 수험생 아이와 공부 잘 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싶은 부모님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https://youtu.be/RF890_COv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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