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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열어라, 운명의 문을!

by 김민식pd 2020. 3. 16.

살다보면 정말 황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 길로 쭉 가면 문이 보일 거야.” 시킨대로 쭉 걸어갔더니 문 대신 벽이 있는 거예요. 돌아가려고 보니 사방이 다 벽이에요. '뭐야!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며?'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며!' 분명 시킨 대로 했는데,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열쇠구멍이 있어요. 이제 문을 열 열쇠가 필요합니다.   

<언락> (조 볼러 / 이경식 / 다산북스)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교수인 저자 조 볼러는 수업 시간에 종종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해보라고 제의한답니다. 그럴 때 가장 많이 듣는 대답. 

‘“전 그림을 진짜 못 그리는데요.” 
이럴 때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지금 그 말은, 아직까지 그림을 잘 그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뜻이죠?” 
어쩌면 사소한 말장난으로 보이겠지만 실은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이 질문이 우리의 관점을 부족함을 인지하는 데서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으로 바꿔놓기 때문이다.’
 
(118쪽) 

영어에 재능이 없어 회화를 못한다는 사람을 만날 때, 제가 하는 이야기도 똑같습니다. “영어 회화를 제대로 공부한 적이 있나요? 우리가 어려서 학교에서 배운 영어는 문법이나 단어, 해석 등 시험을 위한 공부였지, 영어로 말하는 연습은 한 적이 없지 않나요? 영어로 말하는 법을 연습도 안 해봤는데 잘 하는지 못 하는지 어떻게 아세요?” 저는 재능이란 말을 믿지 않아요. 어떤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일단 한번 연습해보는 겁니다. 조 볼러 교수가 <언락>에서 소개하는 6개의 열쇠가 있어요.  

1. 타고난 재능을 믿지 마라.
(인간의 모든 편견을 뒤집은 신경가소성의 비밀)
2. 실패를 사랑하라.
(틀릴수록 성장하는 인간의 뇌)
3.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어라
(뇌와 몸을 둥시에 바꾸는 마인드셋)
4. 다양한 방법의 솔루션을 찾아라
(신경 경로를 최적화하는 창조적 발상의 힘)
5. 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마라
(빠른 생각을 이기는 유연한 생각)
6.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연결하라 
(모든 한계를 없애는 협력의 힘)

목차만 소리 내어 읽어도 마법의 주문인양 짜릿합니다. 제가 평생 살아오며 깨달은 바와 정확하게 일치하거든요. 배움에 대한 2가지 자세가 있습니다.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 마인드셋’. 

‘‘성장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은 스스로 무엇이든 학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반면 ‘고정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은 비록 새로운 것을 배운다 해도 자기의 기본적인 능력이 바뀌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언락> 16쪽)

인생은 선택인데요. 배움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또한 선택의 문제입니다. 성장 마인드셋을 타고 나는 사람이 따로 있고, 고정 마인드셋을 타고 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저는 운이 좋아 10대에 책을 접하고, 20대에 영어 공부를 만났습니다. 무엇이든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지요. 제가 평생 믿으며 살아온 것을 저자가 연구로 증명해준 것 같은 책입니다. 

조 볼러 교수는 마인드셋 연구로 기존의 학습 이론을 180도 뒤집은 교육학자입니다. 교육학계의 마리 퀴리로 불리지요. 그런데 사실 교육계는 다분히 보수적인 곳입니다. 교사의 권위를 중시하는 곳이지요. 그런 교육계에서 저자는 교사의 지도보다는 학생의 능동적 공부가 중요하다고 발표합니다.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 때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응용하며 능동적으로 수학을 공부한 학생이 교사가 제시하는 풀이법을 그대로 따르기만 한 학생보다 월등히 높은 성취도를 기록한 것이다.’
(217쪽)

연구 결과를 내놓자 보수적인 교육계에서 비난이 빗발칩니다. 저자는 굴하지 않아요.

‘만약 당신이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생산적인 변화를 도모하거나 새로운 것을 제시하려 할 때 다른 사람들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비웃는다면 ‘내가 지금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발은 긍정적인 신호다. 그 생각이 매우 영향력 있어서 반발하는 거라고 생각해도 좋다.’  

(225쪽)

학원에 가서 앉아 원어민 수업을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보다, 혼자서 영어 문장을 소리내어 외우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공부라 믿습니다. 능동적인 공부와 수동적인 배움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집니다. 생각해보면 인생이 그래요.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 마인드셋 역시 시간이 갈수록 격차를 벌립니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심지어 고난마저도 성장의 발판으로 삼습니다.

 
벽을 만났을 때 저는 문을 찾습니다.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커다란 문보다 사람들이 쉽게 열 수 없는 좁은 문을 찾습니다. 나만이 열 수 있는 문을 통과해야 나만의 길을 찾아낼 수 있거든요. 책에는 여섯 개의 열쇠가 나옵니다. 닫혀 있던 문을 ‘언락’할 마법의 황금 열쇠가 여기 있어요. 소리 높여 주문을 외웁니다.

“열려라, 운명의 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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