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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다 잘하고 싶은 마음

by 김민식pd 2020. 3. 19.

책 제목을 듣고, '이건 딱 내 이야긴데!' 했어요.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책 서문의 제목이 ‘매일 매일 조각 시간을 수집하며’입니다. 시간 활용에 있어 중요한 건 자투리 시간을 모으는 일이지요. 삶에서 뭉텅이로 빠져나가는 시간은 주로 생존에 관련되어 있어요. 밥을 먹고, 돈을 벌고, 잠을 자고. 이 시간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외국어 공부나 독서처럼 성장에 투자하는 시간은 사이사이 조각 시간을 모아야 합니다. 좋은 아빠, 좋은 동료, 좋은 사람을 꿈꾸는 10년차 직장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입니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김성광 / 푸른숲) 

저자는 온라인 서점에서 일합니다. 독자들에게 책을 잘 소개하고, 책과 책을 연결하는 일을 잘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많은 책을 읽어야하죠. 퇴근후 집에서도 읽고, 주말에도 온종일 책을 읽어요. 그런 와중에 아이가 태어납니다. 이제 책을 덜 읽어야 하는 시간이 옵니다. 아이를 재우려고 자장가를 부르는데요, 쉽게 잠들지 못하는 날에는 한 시간씩 노래를 불러줬대요. 잠든 걸 보고 내려놓으면 등이 바닥에 닿자마자 아이는 다시 울어요. ‘노래는 다시 이어져야 했고, 허리는 아파야만 했으며, 잠은 헌납되어야 했다.’ 책읽을 시간을 어떻게 마련할까? 출퇴근 길에도 읽고, 점심에는 혼밥을 시작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하면 밥만 딱 먹고 일어날 수 없잖아요. 혼자 밥을 먹으면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책을 볼 수 있고요. 밥 먹고 근처 공원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어요. 저도 혼밥의 성지, 패스트푸드점을 좋아합니다. 창가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책을 읽으며 점심을 해결합니다.  

‘먼 미래의 무엇을 위해 근면하고 싶진 않다. 다만 아이를 기르는 동안에도 나 자신을 보듬고 성숙한 인간으로 나아가는 일에 소홀하고 싶진 않다. 짧은 시간들이라도 최대한 이어붙여 바지런하게 활용하고 싶다.’

(29쪽)

저자는 출근 전, 이른 아침에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새벽의 습관을 만든 건 ‘라라밸’ 즉 ‘라이프 라이프 밸런스’ 때문이라고요. 일과 삶의 균형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삶과 삶 사이에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퇴근 후 나의 삶에는, 양육자로서의 삶도 있고, 개인적인 삶도 있지요. 이 둘 사이 균형도 중요합니다. 라라밸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회사에서도 일하고 집에 가서도 일하는 삶이 반복된다고요. 부부가 서로에게 시간을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한데요. 저의 경우,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합니다. 
저자는 처가와 걸어서 10분 거리에 사는데요. 아이가 태어난 후 100일 동안 처가에서 보냈는데, 그때 아버님이 주양육자였다고요. 아이를 재우고, 기저귀를 갈고, 목욕도 시키고, 빨래까지 하시는 아버님. 문득 책을 읽고, 나도 나이가 들면 이런 외할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두 딸도 언젠가 이런 문제에 봉착하겠지요.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그럴 때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한창 피디로 일하느라 육아에 시간을 내지는 못했어요. 딸들의 육아와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 친정 아빠가 되기 위해 노후에도 건강한 체력을 길러야겠어요.  

‘원칙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실천하려 한다. 내가 매일 책을 읽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서점원으로서 최대한 폭넓게 책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원칙을 세우고,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할당했다. 일관되게 실천하는 시간이 쌓일 때 원칙은 자연스레 나라는 사람의 일부로 뿌리내린다. 타인이 나를 바라볼 때도 ‘적어도 책을 열심히 살펴보려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해야 서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58쪽) 

맞아요. 원칙이 있어야합니다. 바쁠수록 원칙을 지켜야 해요. 저는 항상 아침 시간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루틴을 반복합니다. 이런 원칙이 있어야 나를 지킬 수 있어요. 무언가 큰 목표를 이루는 방법은 자투리 시간으로 이루어진 꾸준한 반복입니다. 


얼마 전 <채널 예스> 엄지혜 편집장님과 인터뷰를 했을 때, “요즘 무슨 책이 좋아요?”하고 여쭤봤더니 추천해주신 책입니다. 책 뒤표지에는 추천사도 있네요.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삶, 어찌 아름답다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엄지혜 <태도의 말들> 저자)

직장 생활과 취미와 육아, 바쁜 일상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 저자의 삶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책을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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