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때, 저자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런 저자 중에 파토 원종우님이 있어요. 모르시는 분을 위해 책에 나온 저자 소개를 잠시 살펴보자면...

'무엇으로도 규정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인데 철학도, 록 뮤지션, 대중음악 운동가, 칼럼니스트, 정치사회 논객, 음모론 전문가, 다큐멘터리 작가, 과학 커뮤니케이터 등 온갖 경력이 붙었다. 그러던 가운데 세계 30여 개국을 여행했고 캐나다, 영국, 오스트리아에서 도합 7년을 살았다.' 

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를 만들고 있는데요. 현재 누적 다운로드 1억회를 기록중이지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과학 코너를 맡고 있는데, 원체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아 향후에 어디로 갈지는 자신도 모른다고요. 예전에 원종우 저자가 <태양계 연대기>라는 책을 냈을 때, 북 토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워낙 박식한데다 위트가 넘치는 분이어서, 2시간 내내 즐거웠어요. 이야기꾼으로서 재능이 뛰어난데 이번에 SF 소설집을 냈어요.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원종우 / 아토포스)

SF가 다루는 다양한 소주제와 과학적 소재를 가지고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불로불사, 우주여행, 양자역학, 외계 생명체 등등. SF 단편 소설 앞뒤로 저자의 해설이 있는데요. 이야기의 핵심 소재가 된 과학기술이나 SF 장로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 나옵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저자의 강점을 잘 살린 구성이네요. 낯선 소재도 친근하게 풀어갑니다.

'우리는 우주가 엄청난 은하와 수많은 별과 행성을 거느린 어처구니없이 큰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과학자들도 드넓은 우주 어딘가에 인간과 비슷하거나 더 발달된 지적 생명체들이 있을 거라는데 합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우주의 거대한 크기가 외계 생명체들이 서로 교류하거나 만나는 것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위의 책 156쪽)

우주는 너무 넓어 우리가 다른 외계 생명체와 조우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빛의 속도로 이동해도 가장 가까운 별조차 4.3년이 걸리거든요. 다른 항성계를 드나들려면 광속보다 더 빠른 항성간 운항 기술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지구의 과학기술로는 불가능하지요. 외계인 중에는 우리보다 더 발달한 문명을 이뤄 항성간 여행도 가능한 이들이 있지 않을까요? 그럼 그들은 왜 우리를 찾아오지 않을까요? 가설 중 하나는 우리가 모든 면에서 수준이 너무 낮아서 그런 외계인들이 상대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겁니다. ^^  

저는 외계인보다 원종우가 더 궁금합니다. 이런 사람을 볼 때마다 외계인을 본 것 같아요. 보이저 1호의 우주 여행보다 원종우라는 사람의 인생 궤적이 더 궁금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사람을 보며 자극을 받습니다.   

'나를 키운 것의 절반은 SF다, 라고 말한다면 과장일까. 초등학교 때 접했던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 동화 책 버전부터 성인이 되어 영어책으로 읽은 아서 C. 클라크의 <라마>와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 그리고 20대 후반에 캐나다에 살면서 그야말로 덕후 수준으로 빠져들었던 TV 드라마 <스타트렉>의 방대한 세계, 그밖의 수많은 SF 장편 소설과 단편 소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책 그리고 최근에는 웹툰에 이르기까지 내 삶은 적어도 SF와 멀어졌던 적은 없었다.

언젠가부터 가능한 한 오래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SF의 영향 때문이다. 미래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또 겪고 싶기 때문이다. (...)

컴퓨터가 바둑으로 인간 최고수를 이기고 로봇이 두 다리로 덤블링을 하는 시대다. 우리가 얼마 전까지도 SF 작품 속 장면으로만 여기던 것들이 이제 하나둘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어디까지 갈지 최대한 길게 보고 싶고, 그렇게 결국 SF 현실 속에서 살아보고 싶다. 한번 가져 볼 만한 노년의 꿈 아닌가.'

(193쪽)

어려서 SF에서 읽었던 꿈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요즘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오래도록 활력을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재미난 세상, 더 오래도록 즐기고 싶어요. SF 마니아에게는 선물같은 세상이거든요.   

저자 소개 끝머리에 이렇게 나옵니다.  

'원체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아 향후에 어디로 갈지는 본인도 모른다. 이번에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출간을 통해 소설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원종우 님이 SF를 계속 써주시기를 소망합니다. 한국의 SF가 원종우 님을 통해 더욱 풍성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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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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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짱 2020.01.08 0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 민식 PD님 아리아리!

    우와~!
    또 새로운 작가로 이끌어 주시는 피디님!
    사실 SF는 저 개인적 취향은 아니었는데,
    피디님 독서평으로 조금씩 친해지고 있는 영역이랍니다.

    원종우 작가님 정말 외계인입니다요~!
    이 모든영역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은. 드디어 소설까지~!

    그런데 피디님도 원종우 작가 못지 않은 외계인이 십니다요! ㅋㅋ
    언젠가 피디님의 SF 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 . .

  2.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1.08 07: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자 소개를 읽는 순간 난 뭐하고
    살았지 비교하게 되는군요
    방탄소년단 영상이 아닌데 1억뷰라니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도 궁금해집니다
    오늘도
    호기심 가득생기는 책과 팟캐스트를
    알게되었으니 하루가 즐겁게
    흘러갈 듯 합니다

  3. 언제나 봄날 2020.01.08 0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끄럽지만 원종우님을 오늘 피디님을
    통해서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 대단한 분이시라는 생각이 드네요.
    피디님 덕분에 세상의 대단한 분들을
    한분한분 알아가게 됩니다.

    피디님께서 권해주시는 책을 도저히
    따라서 다 읽을수는 없지만 요즘
    어떤 책이 새롭게 나오고 그 책 내용이
    어떠하다는 걸 알게되는 것만으로도
    제 인생이 한결 풍요로워 집니다.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4. 더치커피좋아! 2020.01.08 0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의 유일한 한계는
    자신이 만든 것이거나,
    누군가가 심어놓은 것이다.'

    원종우작가님은
    자신의 한계를 만드는 분이
    아니신것 같아요.
    멋진분이네요~

    다재다능,
    끈기와 집념의 사나이.
    피디님또한
    멋지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시작입니다.
    피디님~파이팅!

  5. 아솔 2020.01.08 1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정말 궁금해지는 작가님이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6. Mr. Gru [미스터그루] 2020.01.08 1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간단하면서도 쉽지 않네요.

    요즘 매일 글쓰기를 하는데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걸 해내시는 pd 님의 내공에 감탄을 하고, 힘들어도 한 번 꾸역꾸역 써봅니다.

  7. 섭섭이짱 2020.01.08 1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원종우 작가님이야말로 <모든것이 되는법> 을
    제대로 실천하신분이네요 ^^

    제목부터 호기심백개 생기게 하네요.
    슈뢰딩거가 누군지부터 고양이는 뭐지..하면서
    찾아보니 이거 물리학자에 양자역학까지
    물리학을 다시 공부해보고 싶은 의욕이
    활활 타오르는데요 ㅋㅋㅋ

    역시 이 책도 읽을책 목록에 저장~~~~~
    감사합니다.

  8. 꿈트리숲 2020.01.08 15: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학은 문외한, 우주에 대해서 거의 까막눈이던 제가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우주이야기가 생각보다 재밌게 느껴졌어요.
    타이슨의 코스모스 영상을 보며 별과 외계인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와서 SF도 관심가는 영역으로 바뀌었는데요. 원종우 작가님의 호기심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거기 따라가다 보면 저의 관심사도 쭉쭉 뻗어나갈 것 같아요.

    우주는 참말로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더 알고싶은 알밤 덩어리입니다.^^

  9. 보리랑 2020.01.08 15: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또다른 세계와 만납니다. 이러다 SF 입문할 듯요. 크기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우주와 아직도 다 밝혀낼 수 없는 소우주(인체) 앞에 참으로 작게 느껴집니다.

  10. 코코 2020.01.08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박람회를 보면
    앞으로 2~30년 후엔 어떤 IT 기술들이 상용화되어 있을까?..
    우리 삶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겨요.

    예전엔 과학에 영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엔 가장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과학이랍니다. 그래서 SF 소설도 많이 읽어보려고 해요.
    추천해주신 원종우 저자님의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11. 오달자 2020.01.08 2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학은 그져 어려운 학문...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SF소설인것 같습니다.
    그져 학문으로 접근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려면 저부터도 재미있는 과학소설 이야기로 접근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의 호기심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지만서도...이렇게 소개하시는 책과 저자를 알게된것만으로도 무한한 발전이라고 생각됩니다.

  12. 나겸맘 리하 2020.01.09 0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통 SF를 이해하기에는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요.
    가끔씩 SF향기가 스멀스멀 나는 책.
    또는 생활밀착형 SF 소설을 봅니다.
    그것도 성인책은 잘 이해를 못해서 청소년책을 보는데요.
    날마다 피디님께 좋은 책 소개를 공짜로 받기만 해서 죄송한 마음에
    슬쩍 추천 드려 볼까 합니다.

    사계절 청소년 문고 <너만 모르는 엔딩> 단편모음집입니다.
    최영희 작가님은 청소년 SF를 요절복통하게끔 쓰시는
    제가 애정하는 작가님입니다~
    최영희 작가님의 관심사가 시골의 똥통부터 지구밖 외계인까지 아주 다채롭습니다.
    아마도 큰 따님이 읽으셔도 재미있어하지 않을까 싶네요^^

  13. GOODPOST 2020.01.10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종우 작가님이랑 김민식 작가님들을 볼때마다
    세상은 참 불공평하구나 생각합니다.

    그러나,,,깊이 들여다보면,,, 그들의 노력, 인내, 자기관리 실천이 얼마나
    철철한지를 보게 됩니다.

    겉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내면을 볼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되기위해 오늘도 생각합니다.
    신기한 작가 원종우을 소개해주셔서,,감사합니다.

  14.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1.13 1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엔 알려지지 않았지만 멋진 사람들이 참 많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