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선선해지고 있어요. 짐을 꾸려 어디론가 떠나고 싶죠. 지난 봄에 다녀온 부산 여행 이야기를 이어서 올립니다. 오전에 다대포를 다녀온 날 오후 태종대로 갑니다.

점심은 어디서 먹을까요? 오전 내내 바닷가를 산책하니, 웬지 해물이 당깁니다. 회를 먹고 싶은데, 혼자 다니며 회 먹기는 쉽지않지요. 여행 가서 맛집 찾을 때 다이닝코드 검색을 이용합니다. 다이닝코드 화면에서 지도를 띄워두고 목적지 인근을 뒤져봅니다. 검색 1위로 나온 횟집을 보니, 회백밥이 1인당 35000원이군요. 바로 포기합니다. 역시 유명한 곳은 가격이 만만찮아요화면을 아래로 내려보니 39위에 대성횟집이라고 있는데 '회정식 15000원'이네요. 눈이 번쩍합니다. 

회 한 접시에, 매운탕에, 파전에, 다양한 찬까지 포함해 1인분에 15000원. 가성비 최고로군요. 혼자 와서 먹어도 눈치 주지 않으시고... ^^ 앞으로 부산에 걷기 여행 오면 자주 올 것 같아요. 

점심도 먹었으니, 이제 갈맷길 3코스 태종대 절영해안산책로로 향합니다.

남포동 전철역에서 내려 걸어서 영도다리를 건넙니다. 다리를 건넌 후, 버스를 타고 부산보건고 정류장로 갑니다. 그곳에서 절영해안산책로 입구를 찾아갑니다. 

산책로 입구, 길을 넓히고 보도를 깐 것 같아요.

터널에 조명을 예쁘게 해서 다들 사진을 찍는군요. 요즘 여행의 테마는 '인스타용 사진 건지기'지요. 적절한 촬영 포인트를 곳곳에 만들어두는게 중요합니다.

길이 잘 되어 있어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도 있네요. 터널 지나면 바닷가 자갈마당이 나옵니다. 

자갈마당에서 바다에 발을 담근 후, 돌아가면 간단한 바닷길 산책이 되고요.

저는 태종대까지 계속 걷습니다.

걷다 보니 구급대원들이 달려옵니다. 나이든 어르신이 걷다가 탈진하셨나봐요. 앉다가 옆으로 쓰러지듯 눕는 걸 보고 어떤 분이 놀라 신고를 했대요. 구급차가 오기 힘든 바닷가 산책로라, 들것을 메고 달려오는군요. 다행히 어르신이 금세 정신을 차리셨어요. 오히려 민망해하시네요. 젊은 사람들 고생시켰다고. 큰일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구급대원들이 총총히 사라졌어요. 그 모습이 훈훈해 한참을 보고 있었어요.

바다를 옆에 끼고 계속 걷습니다.

태종대는 어린 시절, 추억이 많은 곳이에요. 즐겨 찾던 곳인데요. 갈맷길이 생기고 더 좋아요.

바다를 끼고 난 산책로를 좋아합니다

파도 치는 소리, 나뭇잎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걷습니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광이 펼쳐집니다. 이게 다 제주올레길 덕분이지요.

제주올레 덕에 걷기 붐이 일었으니까요.

감지해변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는 이들을 봤어요. 강릉에서 서핑하는 이들도 봤는데, 세상 좋아졌네요. 예전에는 해외 여행 가야 할 수 있던 걸 이제는 한국 곳곳에서 합니다.

태종대 자갈바당을 앞에 두고 사진 한 장 찍습니다. 70이 되어도 걷기 여행은 계속 할 텐데요. 그때는 이 사진을 보고, '젊구나!'하겠지요. 그래요, 지금 이 순간이 남은 인생에 가장 젊은 날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해야해요.

태종대 도보길 안내도.

미핏이 알려준 그날의 걷기 여행 경로. 3시간 반동안 10킬로 정도 걸었군요.

부산에 가 관광안내소에 가서 갈맷길 지도를 얻어보세요. 시에서 나눠주는 무료 지도는 현지 여행 가이드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지요. 분모인 가격이 무료니, 이론상 가성비는 무한대에 수렴하는... ^^ 지도를 보며 다음엔 어디를 걸어볼까 설렙니다


태종대 가는 길에 문득 바닥을 보니 꽃과 나비가 가득합니다. 

시멘트로 보도를 만들 때, 조약돌로 다양한 무늬를 만들었어요. 마치 하늘을 날다 나스카 평원에서 거대 조각을 발견한듯 흐뭇합니다. 누군가의 섬세한 정성이 주는 감동이 있어요. 그냥 시멘트로 계단을 만들 수도 있지만 신경을 썼다는 게 보이네요.

하나하나 돌을 모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정성을 생각해봅니다.

예능 조연출로 일할 때, 편집실에서 혼자 밤을 새워 일했어요. 저는 덕후인지라, 나만이 알고 좋아하는 장면을 패러디해서 넣는 걸 좋아했어요. 나만의 개그 코드나 영화 패러디를 알아봐주는 시청자가 있으면, 반가웠지요. 누가 몰라줘도 괜찮아요. 그걸 만드는 순간 나는 즐거웠으니까요. 편집실에서 밤을 새워도 즐겁던 시절이었어요.


짠돌이 무전 여행, 다음 시간에 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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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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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수정 2019.09.05 0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은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가봤어도 또 놀러가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에요 .담에는 가게되면 추천해주신데 꼭 가봐야겠어요. ^^

  2. 섭섭이짱 2019.09.05 0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다음에 부산 가면 소개해주신 길따라 걸어봐야겠어요.
    찾아보니 부산은 갈맷길 700리 코스가 있네요.
    전국에 걷기 좋은 코스가 점점 많아져서
    이 코스들만 다녀도 재밌을거 같아요.

    알려주신 여행 팁들도 참고하겠습니다.

    1. 지역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나 여행 정보 얻기
    2. 걷다가 배고프면 다이닝코드로 맛집 검색
    3. 나의 가장 젊은 날을 기억하기위해 인증 사진 찰깍

    p.s) 걷기 코스가 잘 정리된 사이트가 있네요.
    전국에 이렇게 많은 코스가 있을줄이야

    https://www.durunubi.kr/

  3. 꿈트리숲 2019.09.05 0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대가 적성이 안맞아서 공부 안하셨다고
    하셨는데, 수학 엄청 잘하신듯 합니다요.ㅎㅎ
    '분모가 0이면 이론상 무한대에 수렴한다'
    이건 수학 못해도 누구나 아는 상식인가요?ㅋㅋ

    바닥에 조약돌로 만든 작품들이
    인상적이네요.^^
    이름모를 작가님께서 예술하신 거 아닐까요?
    무심코 밟고 지나가는 길에 혼을 불어
    넣으신 작가님과 나만의 개그 코드를 편집시
    끼워넣는 작가님의 예술혼은 통하는 듯 싶어요.^^

    봄이었어도 마치 지난주에 다녀온 여행기마냥
    생생한데요. 계절도 결을 같이 하고요.ㅎㅎ
    가장 젊은 오늘, 처음 한 일이 글쓰기여서
    뿌듯합니다.
    눈으로 파전 한접시 꿀떡했어요. 비가와서...ㅋㅋ

  4. 김진아 2019.09.05 0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걷기시작한 제가 이번 여름 혼자 동해안도보여행 6일 다녀온후 알게된 동해안지질대장정 에 참가신청했더니... 선발되었답니다. 9박10일의 일정에 울릉도,독도까지 다녀오는 데 참가비 20만원입니다^^(짠돌이시니 부러우시죠? ㅋ)
    9월29일부터 인데 다녀와서 인사드릴게요~

  5. 아리아리짱 2019.09.05 0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 님 아리아리!

    오마나~!

    울자기의 고향 영도를 이렇게 멋지게 여행하셨네요.

    그곳 갈맷길 있는 줄은 알았지만 실제로 는 아직. . .

    제주도 올레길만 로망으로 품고있는 남편과
    꼭 한바퀴 돌아야겠어요~!
    우째 우리동네도 피디님이 항상 앞서 가시는 지. . .

    날도 선선해 졌으니 좀 더 부지런히 쫒아다녀야 것습니다.
    (사실 글 감 부족과 책읽기 욕심으로 주말에 책 여행을
    주로 했다는 안비밀입니당 ^^)

  6. 춈덕 2019.09.05 0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스타용 사진 건지기. 너무 공감되는 말입니다ㅎㅎ 이미 다녀 온 곳인데, 피디님의 글을 보니 또 새롭게 느껴집니다ㅎㅎ

  7. 보리랑 2019.09.05 0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타강사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나를 믿고 따라와서 성장하고 고마워하는 학생분들이 늘고 있어요. 특히 영포자, 시니어 학생분들이 빨리 성장하고 있어서 요즘 너무 행복해요. 피디님 덕분입니다~♡ (영어를 좀 하시는 분은 선생 말을 듣기가 힘들어요 ㅎ)

  8. 봄처녀 2019.09.05 09: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피디님 따라 다녀와보겠습니다~~ 무언가 하고자 하는 마음 주셔서 감사합니다~~~

  9. SORA& 2019.09.05 1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8년전 생명의 고귀함을 한번 더 생각하십시오~라던 표지판은 이제 없겠네요 ^^ 사는 동안 부산은 몇 번 갔지만 한번도 다시 가지 않은 태종대네요...
    Anything but~이랄까
    다시 가도 다른 곳에 간 느낌이겠어묘

    대성회집도 찜해둡니다 ^^

  10. 쿨냉 2019.09.05 14: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종대...부산에 몇번갔어도 해운대 사는 동생집 주변만 왔다갔다..^^ 눈으로 태종대 갔다온 기분이에요

    저는 몇년전 이기대라는 곳엘갔었는데 거기도 경치가 좋더라구요 태종대만큼 유명하지 않아서 한적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ㅎㅎ 피디님 책을 제 부산 여행 가이드 삼으려고요.일단 부산을 가야하는데...ㅠㅠ

  11. 블라 블라 2019.09.05 14: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10km나 걸으셨다니...
    저도 태종대는 가본적이 있긴한데 절영산책로는 아직 못가봤네요.
    나중에 부산여행할때 참고해보겠습니다 :-)

  12. 그리움 2019.09.05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ㅋㅋ 재미난 여행 하고 오셨군요. 저도 부산 태종대 길 돌아보고 싶어져요.

  13. 오달자 2019.09.06 0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종대 이렇게 멋진 둘레길이 있는줄을 몰랐었네요.
    기회가 된다면 부산 갈맷길 꼭 한번 걷고 싶습니다.

    걷기는 정말 저에게 많은 것을 주었어요.
    우선 안좋았던 허리건강을 좋게 해줘서 지금은 직장까지 다니고 있게 해준 걷기은인.
    더군다나 걷기를 통해 인생의 인내를 배우고 걷기를 통해 오늘의 성찰도 해봅니다.

    지금은 쉬는 날이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는 무조건 쉬는 날 걸으러 나가봐야겠어요.
    탄천걷기부터 실천!
    살다보면 언젠가 피디님과의 걷기 교실.
    함께 걷는 그 날이 오겠죠? ㅎㅎ

  14. 핑크무니 2019.09.06 16: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혼자 하신 여행 부럽습니다 :)
    부산 가끔 출장때만 가 본 곳인데,
    아이들이랑 바닷가 주변 걸으며 얘기 많이 나누고 싶네요
    여행 정보 더 많이 올려 주세요^^

  15. 뚱꿀벌 2019.09.06 2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 태종대에 갔던 기억이 있는데 그게 벌써 20년이 넘었으니 모든게 새롭게 보이네요.
    그때도 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녔던걸로 기억이 나는데 저도 다시 한번 가서 걸어보고 싶네요.

  16. 천사 2019.09.06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봄에 다녀가셨군요.대성횟집 좋은꿀팁이네요.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17. 아프리칸바이올렛 2019.09.06 2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은 인생 중 가장 젊은 오늘
    PD님 글을 읽으니
    여행하고 싶은 생각이 더욱 커지네요
    시간없다 바프다는 핑계를 물리치고
    올 가을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 가서
    무조건 떠나보겠습니다

  18. 맛집찾아주는남자 2020.04.15 0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는 맛집찾아주는남자라고합니다. 맛집을 찾으러 다니는 26살 남자입니다.아직 부족한점이 많아서 배울려고 여러분들꺼 서칭하다 들어오게되었어요.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언제 시간되실때 제 블로그도 놀러와주세요.괜찮으시다면 구독눌러주세용! 바로 맞구독 하겠습니다. 요새 코로나 때문에 힘드실텐데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