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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욕심 많은 사람을 위한 책

by 김민식pd 2019. 12. 20.

며칠 전 소개했던 '사적인 서점' 정지혜 대표님은, 한동안 경향신문에 '책 처방해드립니다'를 연재하셨어요. 제가 즐겨 읽던 코너에서 이런 글이 나왔어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호텔리어로 안정된 삶을 꾸리다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좋아하는 빵을 구우며 손님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에 호텔을 그만두고 작은 카페를 차린 친구였습니다. 친구는 다방면에 재주가 많았어요. 대학 전공으로 문예창작과를 선택할 만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좋아했고, 일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어 일본어가 능숙했습니다. 재주가 많은 친구였지만 혼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4년의 영업 끝에 카페를 접기로 했다는 말과 함께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난 이제 뭘 해야 하는 걸까. 뭐든 어중간한 게 문제야. 좋아하는 건 많지만 뭐 하나 이거다 싶을 만큼 잘하는 게 없어. 나보다 베이킹을 잘하는 사람도,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도 너무 많아. 내게 과연 재능이 있는 걸까? 십대 때 하던 고민을 이십대, 삼십대까지 할 줄은 몰랐어. 지금은 너무 불안해. 같은 고민을 사십대에도 할 것 같아서.”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스스로를 질책하는 친구에게 저는 대답 대신 <모든 것이 되는 법>이라는 책을 내밀었습니다. 

‘단 하나의 진정한 천직’을 찾아 헤매지만 한 가지만 파기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인가요? 관심사가 자꾸 바뀌다 보니 이뤄놓은 게 없는 것 같아 걱정인가요? 저자는 당신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건 그냥 ‘다능인’의 정체성일 뿐이라고요. 이 책은 직업과 진로에 관한 전통적인 조언을 뒤집는 한편, 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합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1만시간의 연습’ 대신 ‘모든 열정에 지속가능한 삶을 디자인하는 법’을 이야기하지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2091919025&code=960205&s_code=ac238#csidx992dd4749714ffb968a8e3e7d914782 


저도 항상 고민이에요. '나는 왜 이렇게 진득하니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나, 왜 이렇게 산만할까' 기사를 읽고 책을 찾아봤어요. 

<모든 것이 되는 법> (에밀리 와프닉 / 김보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제가 고등학교 진로특강에 가서 하는 이야기가 있지요. 

'어떤 직업을 꿈꾸지 말고, 매일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하며 살아라.'

에밀리 와프닉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관심사와 열정으로 자신만의 길을 걷는 사람을 '다능인'이라고 불러요. 다능인에게는 3가지 능력이 있어요. 1, 아이디어 통합능력, 2, 빠른 학습능력, 3적응력.

이 세가지를 키우는데 최고의 활동은 역시 독서지요. (기-승-전 - 독서예찬 ^^)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나는 통로가 책이고요. 책을 통해 빠르게 배울 수 있고요. 내가 알지 못한 세상에 적응하는 것도 책을 통해서입니다.

다양한 일에 도전하다 힘들 때, 저자는 특별한 도구 3가지를 소개합니다.

'1. 당신의 기대치를 낮춰라. 2. 당신의 작은 승리들을 추적하라. 3. 함께할 친구를 만들자'

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출판사를 찾아다니는 대신, 먼저 블로그에 글을 올립니다. 기대치도 낮추고, 매일 작은 성과를 기록하고, 함께할 친구 즉 온라인 독자를 만나는 길이지요.  

다양한 일에 도전하는 이유, 그것이 바로 당신을 유일하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다양함, 당신을 유일하게 하는 것.
당신의 유일함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단지 내면이 이끄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시작일뿐, 결국 당신의 다재다능함을 지속할 수 있는 인생을 구축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번창하고, 탁월함을 세상에 드러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돈, 의미 그리고 다양성을 얻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229쪽)

세상에 나같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사람은 다 제각각 저마다의 이유로 달라요. 그래서 사람을 함부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나 자신이 되고 싶을 뿐이에요. 그러기 위해 저는 해보고 싶은 모든 일에 도전합니다. 여행이든, 독서든, 직업이든.

끝으로 책의 바탕이 된, 저자의 테드 강연을 올립니다. 

군산 한길문고에서 만났던 중학생 친구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어요. 

'모든 것이 되는 법', 답은 책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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