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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566

짠돌이 화장실에 가다 드라마 PD는 몸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촬영 중 아파도, 남이 나를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예전에 병으로 심하게 고생한 적이 있다. 바로 치질 때문이다. (지저분한 이야기를 꺼내 죄송합니다. 오늘 주제가 좀 그래요. ^^) 밤샘 촬영을 하느라 수면 패턴이 엉망이 되고 변비로 고생하다보니 어느 순간 치질이 오더라. 병원에 갔더니, 나중에 터지면 고생이 심하니까 미리 수술을 받으라고 하더라. 터질 때까지 버틸까 고민하다 촬영 중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까, 쉬는 기간에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한동안 참 힘들었다. 걸어도 아프고, 앉아도 아프고, 누워도 아팠다. 정말 앉으나 서나 엉덩이 생각 뿐이었다. 가장 두려운 순간은 화장실에 갈 때였다. 휴지로 닦을 때마다 쓸.. 2016. 2. 1.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야하는 이유 간만에 질의응답시간입니다. 방명록에 안타까운 사연 하나가 질문으로 올라왔네요. Q: 예능 피디와 만나고 있어요. 남자가 워낙 바쁘다보니 연락도 자주 안 오고, 만날 짬도 없답니다. 남자가 호감은 있는 듯 한데, 바빠서 그런지 잘 표현하지 않네요. 주위에 예쁜 여자 연예인도 많다는데, 과연 우리 잘 사귈 수 있을까요? (사생활보호를 위해 질문을 각색했어요. ^^) A: 네, 잘 찾아오셨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답해드릴 수 있는 사람, 바로 저 입니다. ^^ 일단 예능 피디의 삶, 정말 바쁜 건 맞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노동강도가 줄어야하는데, 예능 피디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노동강도가 세집니다. 자막이 생기면 자막을 써야하고, (80년대 예능엔 자막이 없었어요.) NLE 편집기가 나오면서 .. 2016. 1. 28.
짠돌이의 탄생 (얼마 전 '짠돌이 독주회에 가다'를 쓰다가, 나는 어쩌다 이렇게 지독한 짠돌이가 된 걸까? 문득 궁금... 그래서 써 본 글.) 최근에 읽은 책마다 경제 위기를 예고한다고 글에 올렸더니 어떤 분이 '경제가 나빠진다는 얘기 밖에 없어 우울하네요.'라고 답글을 다셨다. 한편으로는 좀 미안하다. 희망을 얘기해도 부족한 판에 왜 이리 암울한 전망만 하고 있을까? 아마 나란 사람의 경제적 성향 탓이 아닐까 싶다. 나는 심한 짠돌이다. 1987년 대학 1학년 때 처음 서울에 올라온 나는 입주 과외로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고1 남학생의 방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먹고 자고 저녁에는 공부를 가르치며 대학을 다녔다. 좁은 방에서 고교생 남자애랑 등을 맞대고 자는건 불편했지만, 하숙비를 아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아이가 .. 2016. 1. 27.
짠돌이 독주회에 가다 대학 다닐 때, 나의 지상과제는 연애였다. 어떻게 하면 여자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악기를 배우면 좀 멋있어 보이려나? 기타를 배웠다. 동아리방에 앉아서 혼자 분위기를 잡으며 기타를 퉁겼다.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의 도입부를 기타를 퉁기다가 "There was a lady~ who was sure" 하고 노래를 시작하면 후배들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형, 거기까지만~~~!!!" 기타는 짝짓기에 별 도움이 안 되는구나. 다른 악기로 가볼까? 목관악기의 음색을 좋아해서 플룻을 배우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 플룻이 꽤 비싸더라. 수십만원 하는 악기 값을 마련할 길이 없었고, 또 수십만원하는 레슨비도 감당이 안 되었다. 그래서 나는 팬플룻을 배웠다. 90년대에는 팬플룻을 사면 악기사에서 .. 2016.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