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라는 영화를 보면, 50년 전 NASA에서 우주 탐사선을 쏠 때, 로켓의 궤도 및 속도계산을 한 흑인 여성 수학자가 합니다. 주인공은 여성과 흑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심한 시대를 살며, 전문가로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합니다. 미소 양국 간의 우주개발 경쟁에 있어 큰 공헌을 하며 당시 미국 내 흑인여성으로서는 얻어내기 힘든 성공을 일구어냅니다. 1960년대에 NASA에서 일하는 여성 수학자들은 당시 계산하는 사람 computer’이라 불리며 일하는데, IBM에서 기계식 계산기 computer를 만드는 바람에 부서에서 쫓겨납니다. 수십 년 전 과거에 있었던 일을 다룬 영화지만 현실의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면서 어렵게 이룬 사회적 진보를, 기술 변화는 순식간에 무위로 만들어 버립니다.

 

프랑스 혁명으로 루이 16세의 목을 치고도, 나폴레옹이 다시 황제로 등극하는 걸 보면 정치적 진보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습니다. 민주화 혁명 이후, 독재 시대로 회귀하는 것은 순식간이에요. 하지만 계산기를 써 본 사람이 다시 주산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요. 자동차가 나온 후, 마차로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그런 점에서 진정한 혁명은 기술혁명이에요.

 

1914,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세상을 놀라게 할 발표를 하지요. 9시간 노동에 하루 최저임금이 2.34달러이던 시절, 8시간 근무에 5달러를 지급합니다. 주간 근무 시간이 60시간이던 당시 미국 공장 풍토로는 파격적 변화였어요. 당시 신문들은 이렇게 급여를 갑자기 올리면 노동자들이 나태해지고, 근로 의욕을 잃으며, 무엇보다 채산성이 맞지 않아 포드 자동차는 망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하지만 100년 후, 우리는 알지요. 근로 소득이 늘어난 덕에 노동자들의 작업 효율도 올라가고, 구매력이 주어진 노동자가 자신이 만든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결국 포드의 임금 인상이 미국 자본주의 산업을 일으킨 신호탄이었어요.

 

100년 전에는 헨리 포드가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였다면, 2017년 현재 세계 자동차 산업의 혁신가는 테슬라 모터스의 일론 머스크입니다. 테슬라가 만든 전기 자동차는 가히 혁명적인 기계거든요. 일론 머스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혁명 지도자입니다.

100년 전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노동자 임금을 올려줬다면, 차세대 자율주행 전기차 혁명을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인간의 실업률이 올라가는 시대에 임금 인상만으로 소비 중심 경제 체제를 지탱하기는 힘들다고 말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기본소득 제도가 도입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기본소득의 도입은 인류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최후의 방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노동자는 경제 생산의 주체인 동시에 소비의 주체이기도 합니다. 생산자를 노동자 대신 로봇으로 바꾼다면, 소비자는 어디서 구해야 할까요? 임금에 의지하여 경제가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있어야 자본주의 경제가 굴러갈 것인데 말입니다. <로봇의 부상>이나 <노동 없는 미래>처럼 기술 실업을 다루는 책들은 마지막 장에서 기본소득 제도를 말합니다. 인류의 미래는 기본소득의 도입에 달려있다고요.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기엔 좀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최저임금 인상을 환영합니다. 인간을 노동에서 소외시키는 기술발전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노동의 가치를 올리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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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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