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152 두려움보다 설렘 ( 2021년 1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여러분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불행한 은퇴자들입니다.” 2020년 말, 명예퇴직을 선택한 내게 국민연금공단 강사가 말했다. “퇴사자들은 퇴직금과 자유로운 시간을 얻었으니 평생의 로망을 실천하죠. 크루즈를 타거나, 산티아고를 걷거나, 유럽여행을 떠나거나. 코로나가 터져 해외여행이 봉쇄되었으니 여러분은 참 불운한 은퇴자인 겁니다.” 나는 MBC PD로 24년을 일했다. 지난 몇 년 새, 유튜브가 인기를 끌고 넷플릭스가 들어오고 미디어 광고 시장이 변했다. 2020년 말, 회사는 구조조정을 결정했고, 나는 명퇴를 신청했다. 회사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나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가면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 2022. 3. 2. 눈 내린 날 창덕궁 여행 2021년 2월 16일의 일기입니다. 오전에 시내에 일이 있어 나갔는데, 일을 마치고 보니 창밖으로 눈발이 날리고 있었어요. 1월에 눈 오던 날, 경복궁의 풍경이 떠올랐어요. 아, 이런 날 궁궐 구경을 가도 좋겠구나. 걸어서 창덕궁에 갔습니다. 지난번에는 갔다가 표를 끊어야 한다기에 발길을 돌렸어요. 3000원이 아까워 그냥 지나쳤으니 나도 참... 그런데 서울에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이 1년에 얼마나 될까. 색다른 풍광을 놓치는 게 아까워 표를 샀어요. 궁궐 위로 눈이 소복소복 쌓이네요. 기와에 눈이 쌓이니, 백발이 성성한 노인처럼 보여요. 한옥 사진을 찍을 때, 처마와 기둥으로 앵글을 만드는 걸 좋아합니다. 공간에 깊이가 생기거든요. 한참 걷다보니 또 매표소가 보이네요. 창덕궁 후원을 관람하려면 추가.. 2022. 3. 1. 한라산 영실코스 탐방기 1년 열두달 제주 여행기, 두번째 코스입니다. 2021년 2월 2일~5일까지 3박 4일간 제주 서귀포 여행을 다녀왔어요. 1월에는 올레 1코스가 있는 성산포에 갔는데요. 2월에는 서귀포로 갔어요. 2월 2일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날아가 공항버스로 서귀포 숙소로 이동합니다. 배낭을 숙소에 맡기고 홀가분하게 걷기 시작합니다. 1330 서귀포 라마다 앙코르 호텔에서 바다를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 1345 올레 7코스 법환포구를 만나 7코스 시점까지 걷습니다. 올레 7코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올레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죠. 1445 외돌개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올레길이라고 봐요. 대장금 촬영지라 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붐비는 곳인데, 이날은 사람이 없어 바위 혼자 바다를 지킵니다. 이런.. 2022. 2. 24. 양재천에서 걸어서 한강까지 2022년 2월 6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소풍날 아이처럼 설렙니다. 오늘은 걸어서 한강까지 가는 날이거든요. 평소에 양재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한강까지 자주 가요. 양재천은 탄천과 합류한 후, 한강으로 흘러가는데요. 오늘은 새로운 코스를 발굴하려고요. 며칠 전, 서초동에서 온라인 강의 촬영이 있었어요. 집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인데, 걸어가면 30분 거리더군요. 운동 삼아 걸었어요. 원래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로 이동하는데요. 헬멧을 쓰면 머리 스타일이 망가져서 강의가 있을 땐 자전거를 타지 않아요. 한참 걷다보니 강남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경부 고속도로를 만납니다. 그런데 보니 도로 차단벽 옆으로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이 걷고 있는 거예요. 어라? 저기도 산책로가 있나? 계단을 올라 봤어요. 이런 길.. 2022. 2. 22.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