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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1

전환기의 시대, 무엇을 할까? 한국은 노인 빈곤율이 특히 높은 나라입니다. 65세 이상 인구 중 빈곤층은 2019년 기준 43.8%인데요, 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에 OECD 평균 14%의 3배가 넘는 수치랍니다. 생애소득 기간은 짧고 복지 인프라는 부족한데, 심지어 고령화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요. 유교 문화의 전통도 사라지고 있어, 이제 늙은 부모를 자식이 봉양하기를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자식이 경제적 자립만 이뤄줘도 다행이지요. OECD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실제 은퇴연령은 72세랍니다. OECD 평균은 65.1세거든요. 가장 오래 일하는데, 가장 가난한 게 한국의 노인에요. 이토록 슬픈 모순도 없어요. (선대인) 선대인 소장은 이제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것으로 부자가 되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고 말합니.. 2020. 9. 17.
세상을 사는 두 가지 자세 소유보다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사고 싶은 것보다,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사고 싶은 건 최대한 자제하며 삽니다. 다양한 일에 도전하며 살 거예요. 뜻대로 안 되는 경우도 많겠지요. 그것도 괜찮아요. 경험이니까. (이길보라 / 문학동네) '고등학생 때였나. 한 언니가 물었다. "너는 부모님이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항상 자신감이 넘쳐? 왜 다 해보는 거야 무작정?" 답은 단순했다. 하고 싶으니까. 그래서 했던 것뿐이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 그래서 다 해봤다.' (7쪽) 저자는 코다에요. CODA Children of Deaf Adults. 하나하나 직접 몸으로 겪어내며 답을 찾아가는 삶은 청각장애인인 부모님에.. 2020. 9. 16.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왓챠의 브런치에 기고한 글입니다.) 고백하자면 나는 노력 중독자다. 어쩌면 자기착취에 길들여진 사람인지도 모른다. 20대에 공대를 나와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던 나는 퇴근하면 외국어학원에서 영어공부를 했다. 7시에 시작한 학원 수업이 9시에 끝나면 집 앞 도서관에 가서 12시까지 그날의 공부를 되새겼다. 아침 6시에 일어나면 회사 옆 수영장으로 가서 7시부터 운동을 하고 8시 반에 출근했다. 매일 양복차림에 넥타이를 매고 나타나는 내게 어느 날 학원 선생님이 물으셨다. “김민식 씨, 혹시 통역대학원 입학시험 볼 생각은 없어요?” 마침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고민하던 시절이라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6개월 동안 하루 15시간씩 영어를 공부해서 그해 외대 통역대학원 입시에 합격했다. 하루 24시간을 .. 2020. 9. 15.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 (강화길 / 문학동네) 대구 진책방에서 사온 책입니다. 채널예스에 올라온 강화길 작가님 인터뷰를 보고,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서점에 있기에 반가워 덥석 모셔왔지요. '너는 아무것도 모를 거야. 그러니 말해보자면, 고모가 그 집의 악역이었다. 집안마다 한 명씩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장례식장에서 다른 가족들이 일하는 동안 본인 앞으로 들어온 조의금을 세어보는 사람, 사정 뻔히 알면서 너는 성적이 어느 정도이고 취직은 언제 할 생각이냐고 묻는 사람. 너 친구는 있니? 살이 너무 찐 거 아니야? 운동을 해라 운동을, 응? 그리고 몇 년 만에 갑자기 말을 걸어와서 이렇게 묻는 사람. 너는 아직도 용돈 받니? 우리 애는 이제 독립했는데, 너는 결혼은 안 해? 남자친구는 있니?' (9쪽) 아, 한 문장 한 문장 .. 2020.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