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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7

독서광 김민서 그러니까, 오늘 글의 주인공은 저의 늦둥이 둘째딸 김민서입니다. 처자식 자랑하면 된다는 팔불출, 오늘 제가 한번 되어 보려고요. 우리 민서는 독서광입니다. 책을 정말 많이 읽습니다. 겨울 방학 동안 거의 매일 동네 도서관에서 살았어요. 제가 꿈꾸던 육아입니다. ‘아이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나는 옆에서 책을 쓴다.’민서가 책을 좋아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알 수 없어요. 민서가 아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저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거든요. 아빠의 저음 바리톤에 복중 태아가 반응한다는 걸 듣고 첫 아이를 가졌을 때부터 그랬어요. 아내의 불룩한 배에다 대고 말을 걸고, 이야기를 하고, 책을 읽어줬어요. 제가 그러는 걸 보고 민지도 엄마 뱃속에 있는 동생에게 말을 걸곤 했지요. 신기한 건 그럴 때마다 뱃속.. 2019. 3. 8.
글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 > 가끔 여행을 갔다가 읽을 책이 떨어지면, 난감한 지경이 됩니다. 터키를 여행할 때, 기차에서 누가 놓고 내린 신문이 있는데, 알 수 없는 문자로 가득한 신문을 보며 문맹이 된 기분이었어요.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쓴 자전적 이야기 이라는 책이 있어요. 헝가리 출신의 난민인데요. 스위스에서 거주하며 프랑스어로 글을 썼어요. 네 살에 모국어로 이미 글을 읽기 시작했답니다.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나는 손에 잡히는 대로, 눈에 띄는 대로 모든 것을 읽는다. 신문, 교재, 벽보, 길에서 주운 종이 쪼가리, 요리 조리법, 어린이책. 인쇄된 모든 것을. 나는 네 살이다. 전쟁이 막 시작됐다.(책 9쪽) 헝가리에 소련군이 진주한 후, 학교에서 러시아어를 배우게 됩니다. 하지만 흥미를 잃지요. 훗날 어린.. 2019. 3. 7.
금요일 저녁에 저랑 영화 보실 분? (신청 마감) 평소 책을 읽고, 재미있으면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독서일기를 올립니다. 이러저런 책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 참고하시라고요. 영화 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이 영화 참 좋다. 이 좋은 영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하고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우리 주변의 극장에서 잘 찾아볼 수가 없어요. 시지비나 메가박스에서는 아예 상영 리스트에서 빠져있어요. 과연 이 영화가 그렇게 홀대받을 영화인가? 절대 아니거든요.살면서 제일 재미난 게 공부였어요. 영어 공부, 글쓰기 공부. 우리는 학교 교육을 받으며 경쟁에 지쳐 공부가 괴롭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에 나오는 할머니들을 보고 느꼈어요. 나이 80에 한글 공부는 지고지순한 즐거움입니다. 스스로 마음을.. 2019. 3. 6.
불광동에서 임진각까지 도보 순례 걷기를 좋아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게 꿈입니다. 퇴직하고 아이들이 다 크면 훌훌 떠나고 싶어요. 60이 넘은 나이에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는데요. 다행히 제게는 희망을 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박보영 선생님입니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퇴직하신 후, 70이 넘어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셨지요. 선생님이 얼마 전 연락해 오셨어요. 전국일주 국토 순례에 함께하지 않겠냐고. 아이 방학 기간이라 힘들 것 같다고 했더니, 한 구간이라도 꼭 같이 걷자고 하시더군요. 선생님은 '탈핵 희망 국토 도보 순례'를 위해 제주도에서 임진각까지 걸으신대요. 그 연세에, 이 추운 겨울에, 이렇게 힘든 도보 순례를 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한 마음에 주말에 시간을 내어 선생님을 뵈러 갔습.. 2019.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