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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초능력자를 꿈꾸십니까?

by 김민식pd 2013. 1. 30.

얼마전 캐치온 디맨드로 '리미트리스'라는 영화를 봤다. 약을 먹어 인간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는 이야기였는데, 어린 시절부터 초능력을 갖는게 꿈이었던 내게 엄청 흥미로운 주제였다. 인간의 뇌를 100% 활용한다면 거의 초능력자 수준으로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 정말 솔깃하다. 나도 초능력자가 될 수 있을까?

 

 

 

스무살 때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에서는 하루 24시간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시간 대차대조표를 만든 러시아 과학자 류비셰프 이야기가 나온다. 그 책을 읽고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내가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기록해봤다. 세상에, 그랬더니, 나도 모르게 버려지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 뇌의 능력을 100% 다 활용하기보다, 나의 시간을 100% 다 활용할 수만 있어도 인생은 바뀔텐데!

 

나는 어려서부터 공상 망상 즐기는 게 취미였다. 아이맥스니, 홈시어터니 하지만 사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는 늘 공짜로 즐길 수 있다. 바로 내 머리속에서 펼쳐지는 상상! 멍하니 앉아있으면 내가 주인공이 되어 펼치는 액션 로맨틱 블록버스터가 내 머리속에서 펼쳐졌다. 대학 시절, 전공 수업이 너무나 괴로웠던 탓에 강의 시간에 주로 하는 일은 멍하니 교수님의 얼굴을 보며, 세계 일주를 떠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짝사랑하는 여학생과 사랑의 도피 행각을 꿈꾸는 것이었다. 틈만 나면 멍하니 공상 망상을 즐기는 버릇 때문에 하루에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

 

어제 소개한 책, '습관의 힘'을 보면 버릇은 세가지 패턴으로 이루어져있다. 시작 신호, 반복 행동, 보상 효과. 공상을 즐기는 어린 시절 나의 버릇을 분석하자면, 1. 강의가 지루하고 재미없다. (시작 신호) 2. 그럴 때면 공상에 빠져든다. (반복 행동) 3. 우울한 현실에서 벗어나 재밌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보상 효과)

 

나쁜 버릇을 고치려면 이 세가지 패턴을 분석한 후, 가운데 반복 행동을 바꾸어준다. 시작 신호와 보상 효과는 같아야한다. 책의 저자는 사무실에서 일하다 오후 3시만 되면 카페로 내려가 초코칩 쿠키를 사먹는 버릇이 있었단다. 자신의 버릇을 분석해보니, 1. 3시가 되면 집중력이 떨어져 휴식을 갈망한다. (시작 신호) 2. 카페에 내려가 동료와 초코칩 쿠키를 먹으며 수다를 떤다. (반복 행동) 3. 즐거운 기분으로 전환되어 새롭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보상 효과) 

 

 

일하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잠시 쉬는 건 좋은데 초코칩 쿠키에 중독되다보니 몸무게가 자꾸 늘어갔다. 그래서 저자는 두번째 반복 행동을 다른 패턴으로 바꾸어봤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업무에서 잠시 빠져나오는 휴식이라면 3시에 카페로 내려가는 대신 사무실 내 동료에게 다가가 물 한 잔 마시며 수다 떠는 걸로 바꾼 것이다. 그랬더니 보상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는 새로운 습관을 길들일 수 있게 되었다. 

 

대학교 때 일상이 지루했던 나는 어떻게 생활을 바꾸었을까? 영문 페이퍼백 소설을 들고 다녔다. 그래서 잠시 짬이 나면 멍하니 공상에 빠지는 대신, 소설 속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심지어 강의 시간에도 뒷자리에 앉아 영문 소설을 읽었다. 나의 버릇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1. 강의가 지루하다. (시작 신호) 2. 그럴 때면 소설을 펼쳐 읽는다. (반복 행동) 3. 우울한 현실에서 벗어나 재밌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보상 효과)

 

공상을 즐기는 것과 소설을 읽는 것 사이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지만, 틈만 나면 영어 원서를 펼쳐드는 습관을 길들인 덕에 내 인생은 바뀌었다.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고, 통역대학원에 가고, SF 소설 번역가가 되고... 이 모든 변화는 영문 소설을 읽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었으니까.

 

나는 술 담배 커피를 하지 않는다. 나는 이미 20대에 심한 활자 중독이 되어버렸다. 2~3일에 책 한 권을 읽어야 직성이 풀린다. 점심 먹고 남들 커피 마시는 시간에 나는 공원에 가서 자투리 독서를 즐겨야하고, 밤에 피곤해서 잠이 안 올 때, 맥주 대신 책의 힘을 빌어 잠이 든다. ^^

 

버릇을 없애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나쁜 버릇을 좋은 버릇으로 고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새 해, 좋은 습관을 길들이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습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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