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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창의력에 이로운 짠돌이의 삶?

by 김민식pd 2013. 2. 12.

짠돌이로 산 지는 오래 되었다. 어려서부터 돈 들어가는 취미는 싫어했다. 돈을 써야 생기는 재미는 진짜 재미가 아니라 생각했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기보다, 재미를 찾기 위해 일을 한다고 믿었다. 일을 하다 재미가 없으면 언제든 그만 두고 더 재미난 일을 찾는다. 삶에서 중요한 건 돈보다 재미니까. 젊어서 몇번 직업을 바꾸고도 겁이 나지 않았다. 삶의 연비가 최소화되어 있기에 장기간 돈없이 버티는 데는 자신 있다.

 

피디가 되고 나서 참 좋은 것이 돈을 쓰지 않고 취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동네 도서관에서 소설을 빌려 읽으면 원작 검토요, 회사 자료실에서 영화를 빌려 보면 콘티 공부요, 북한산 둘레길을 걸으면 밤샘 촬영 대비 체력 강화 훈련이다. 돈 한 푼 안들이고도 재미있는 일이 참 많기에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몇년 전 대학 동기 모임에 갔더니 누가 묻더라. "드라마 피디면 방송사에 있는 것보다 외주 프로덕션에 나가야 돈 많이 버는 거 아니니?" 당시 한창 코스닥에서 엔터테인먼트 회사 주식들이 상한가를 칠 때라 스타 피디들의 이적이 화제가 되던 시절이었다. "난 계약금 많이 준다고 외주로 나갈 생각은 없어. 작지만 매달 꼬박꼬박 월급 받고 일하는 게 더 즐겁거든." 그랬더니 동기는 안타까운 눈길로 나를 쳐다보았다. '불쌍한 녀석, 못 나가는 피디라 바깥에서 부르는 사람이 없으니까 저런 식으로 자기 기만하며 사는구나...' ^^

 

믿거나 말거나, 드라마 피디의 월급은 시청률 연동제가 아니다. 시청률 30을 넘겨 대박 낸 피디나 5%도 안나와 쪽박 찬 피디나 입사 연도가 같다면, 월급은 똑같다. 난 이것이 창의력을 발현하기 위한 좋은 제도라고 믿는다. 30% 넘었다고 월급을 더 달라고 하는 건, 나중에 망했을 때 월급을 깎아도 좋다는 거다. 피디가 시청률에 연연하면 절대로 즐겁게 드라마를 기획할 수 없다. 막장이든 뭐든 오로지 시청률 잘 나오는 드라마만 생각할 테니까.

 

돈보다 재미를 쫓는 삶이 창의력을 발현해야 하는 직업에 더 잘 어울린다. 못 나가는 피디의 자기 방어가 아니다. 책에도 나와있다.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

 

 

경제적 인센티브가 창의성을 파괴한다.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

 

창의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은 읽고 싶은데 돈은 쓰기 싫은 나같은 짠돌이들을 위해 공짜 동영상 강의를 올린다. 책의 내용을 작가가 직접 18분 동안 총정리해준다. 꼭 한번 시청하시길! (가장 인기있는 TED 영상 20위 안에도 드는 강연이다.)

http://www.ted.com/talks/view/lang/ko//id/618

(한글 자막 있어요, 겁내지 말아요.^^)

 

만약 위의 영어 강연이 부담스럽다면 다음주에 하는 공짜 특강에 오시라. 엑기스만 모아 소개할 예정이다. 요즘 다음주 강연 준비하느라 열공중이다. 강연 주제는 'PD들에게서 배우는 창의적인 삶'이다. 송창의, 주철환, 김태호 등 우리 시대 예능의 대가들의 예를 통해 피디가 되는 법을 알아본다. (기존 강의를 들은 분들을 위해 새로운 내용을 준비했다능~) 질문 남겨주시면 당일 성심성의껏 답변 드리도록 하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강연문의는 행간출판사 02-3452-2008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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