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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의 경제 공부

자발적 가난이 주는 힘

by 김민식pd 2024. 7. 5.

오늘 소개할 책은 오랜 시간 경제 경영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킨 <세이노의 가르침>입니다. 오래전에 읽었는데요. 읽다가 몇 번이고 포기하고 다른 책으로 갔습니다. 저의 경우, 너무 거친 문장 때문인지 쉽게 잘 읽히지는 않더라고요. 저는 읽고 싶은 책을 쌓아놓고 읽기에 조금 가독성이 떨어지면 바로 다음 책으로 넘어갑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대한 반응은 호불호가 갈려요. 명색이 경제 공부를 한다는 사람이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를 빼놓을 수는 없지 싶어 다시 책을 잡았습니다.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데이원)

이 책을 두 번째로 읽으며, 어떤 MBC 선배가 떠올랐습니다. 입이 험한 선배였어요. 방송 현장은 긴장의 연속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방송 사고가 나고요, 내가 저지른 실수는 수십만 명의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 그런 현장에서 조금만 실수가 있어도 바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사람들 보는 앞에서 엄청 면박을 주는 선배였어요. 처음 그 선배 밑에서 조연출을 하며 엄청 고생했는데요.

‘아, 저 선배랑은 안 엮였으면 좋겠다.’ ‘제발 다음 개편에는 저 선배를 만나지 말아야지.’ 회사 일이 어디 새내기 뜻대로 되나요. 다들 기피하는 연출니까, 결국 만만한 신입한테 순서가 돌아갑니다.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그래, 내가 뭐 이 양반이랑 평생 살림 차리고 같이 살 것도 아니고, 그냥 잠깐 일만 같이 하는 건데, 한번 견뎌보자.’ 찬찬히 살펴보니 입은 험하지만 프로더라고요. 새겨들으면 배울 점이 있는 선배였어요. 세이노라는 저자를 그 선배처럼 대접하기로 했습니다. ‘분명 거친 말투가 거슬리는 구석은 있어도 배울 점은 있어!’ 자수성가한 수천억대의 자산가에게서 돈 버는 법을 배우는 거지요. 

책을 다시 읽으며 딱 3가지 가르침을 골라봤습니다.

가르침 1
노 No! 라고 단호하게 말하라

‘삶이 당신을 속인다고 생각되면 그 삶을 던져 버려라. 내동댕이쳐라. 삶은 한 번뿐이다. 삶에 비굴하게 질질 끌려가지 마라. 명심해라. 당신이 분노하여야 할 대상은 이 세상이 아니다. 당신의 현재 삶에 먼저 슬퍼하고 분노하면서 ‘No!’라고 말하라. Say No! 그리고 당신의 삶을 스스로 끌고 나가라. 당신이 주인이다.’

당신이 평생 가난하게 살 거라고 말하며 불안을 조장하는 악마의 속삭임에 “노!”라고 강하게 말하세요. 우리는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어요. 한방에 확 달라질 순 없어요. 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걸 꿈꿉니다. 부자가 되는 방법도 느리지만 확실한 방법이 있어요. 바로 절약과 저축입니다. 수천억대 자산가인 세이노는 이렇게 말합니다.

‘돈독이 올라야 부자가 되는 줄 아는가? 투자 기법을 몰라서 부자가 못 되는 줄 아는가? 절대 아니다. 일확천금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꿈 깨라. 쇠고랑을 찰 기회만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그저 물만 부으면 되는 컵라면 같은 순간적인 인스턴트 재테크 지식만 찾는다. 자기가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어떤 투자 기법을 모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하거나 이재에 밝지 못한 때문으로 치부해 버린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 (...) 나는 당신이 스스로의 삶에 대한 태도부터 바로 세우지 않는 한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당신을 한심한 사람으로 매도하고 독설을 퍼붓는 사람이다. 자기 삶의 노예가 되어 자기 생활과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돈의 주인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상위 10% 부자들의 삶을 동경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삶을 보고, 그들의 소비 습관을 따라 하려고 하지요. 그러면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와요. ‘부자가 들고 다니는 저 가방 예쁘지 않아? 너도 살 수 있어. 카드로 긁어봐.’ ‘부자가 다녀온 저 여행지 부럽지 않아? 너도 갈 수 있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드는 거야.’ ‘부자가 몰고 다니는 저 외제차, 죽이지 않아? 너도 탈 수 있어. 장기 할부로 하면 돼.’ 이런 속삭임에 단호하게 노!를 외치세요. 부자 따라하다 거지 되기 십상입니다.

상위 10%는 잊으세요. 우리의 목표는 상위 30%의 부자여야 합니다. 평균 이상의 삶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믿어야 합니다. 평균 이상이 목표라면 이제 우리의 비교 대상은 보통 사람이 됩니다. 상위 10% 부자들과의 자산 경쟁은 어려워도, 보통 사람과의 경쟁은 해볼만 합니다. 그저 우리가 속한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여 이기면 되는 것이니까요. 주위 사람들이 놀 때 놀지 말고, 일할 때 조금이라도 더 벌고, 남들이 쓸 때 덜 씀으로써 목돈을 준비하고 기회를 찾으면 됩니다. 세이노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래의 결단〉,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 미래학의 거두 피터 드러커 역시 높은 성과를 올리는 생산적인 사람,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비중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 길은 오직 지속적인 관리와 노력밖에 없다고 말한다. 나도 그의 말에 동의한다.

부자가 되는 데 있어서 경쟁자는 결국 천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이 지극히 간단한 사실이 독자들 마음속에 각인되기를 바란다.’

부자가 되는 첫걸음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경쟁입니다. 나를 이겨야 하고요. 나를 나약하게 만드는 내 안의 속삭임에 단호하게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르침 2. 
‘가난을 두려워마라.’

큰 부자들은 대부분 가난하였던 과거를 갖고 있습니다. 가난을 일찍 경험한 사람은 출발선이 이미 가난이기에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일이 잘못되어 갖고 있던 자산을 모두 다 날려도 다시 출발선으로 되돌아면 되니까요. 수없이 많은 부자가 사업이나 투자에서 실패하거나 재난으로 전 재산을 날려도 재기에 성공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자라난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어려움이 닥칠 때 가난을 견디려고 하지 않습니다. 실직이나 투자 실패로 가난해지면, 한사코 빚을 내어서라도 지금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2억 원대의 30평형 자가에서 살던 사람은 빚이 1억 생기면, 집은 그대로 놔두고 빚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빚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버는 족족 이자에 원금을 갚아 나가니 돈 버는 재미도 못 느끼지요. 집을 팔고 1억의 빚을 갚은 후, 1억짜리 20평형 낡은 아파트 전세에서 다시 돈을 모으는 건 왜 생각하지 못할까요? 

가난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가난을 두려워합니다. 가난은요, 불편하기는 하지만,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아요. 쓰는 것보다 더 많이 버는 방법을 찾고 유지하면 언젠가는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어요. 그렇게 믿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겁니다. 가난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거. 언제든지 다시 바닥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각오.

가난해 본 사람은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위로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부자가 되는 건 정해진 수순입니다. 만약 중산층 이상의 환경에서 태어나 가난을 겪어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발적 가난을 선택하세요. 그게 바로 근검절약의 삶입니다. 중산층이라해도 그 자산을 벌고 모은 건 부모님이지 내가 아니잖아요. 스무 살이 넘으면 경제적으로 독립했다고 생각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겁니다. 돈을 아끼고 모아보세요. 용돈을 넉넉하게 주시는 부모님을 만났다면 그 돈을 저축해두세요. 그렇게 종잣돈을 모아 나의 자산을 쌓아가는 겁니다.

가난을 두려워 마세요. 자발적으로 가난해지는 법을 연습해보세요.

자, 이제 마지막 세 번째 가르침인데요. 제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기에 글이 좀 길어질 것 같네요. 다음 편에서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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