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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공짜 연애 스쿨

연애 상대, 어디서 찾을 것인가?

by 김민식pd 2012. 6. 15.

 

나도 날라리지만, 나보다 더한 날라리가 하나 있었다. 이 친구는 늘 나이트클럽에 다니며 부킹을 하면서 청춘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웨이터 손에 끌려 들어온 미모의 킹카에 반해서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둘은 결혼했다. 돈 많은 나이트클럽 죽돌이들과 미모의 나이트클럽 죽순이들이 모여 둘의 결혼을 축하해줬다. 결혼식, 삐까번쩍 눈이 부셨다.

 

날라리로 살던 녀석은 결혼 후, 가장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생각에 밤늦도록 야근을 계속했다. 혼자 집을 보던 새댁은 외로움을 달래기위해 결혼전 같이 놀던 친구들과 자주 만났다. 밤늦게 이어지는 약속이 잦더니, 어느날은 새벽 2시가 넘어 집에 들어왔다. 아내가 잠자리에 들어와 슬그머니 등을 돌리고 누웠는데, 잠을 깬 남편이 벌떡 일어나 화를 냈다. "몇 시인데 이제 들어와!" 아내가 대꾸도 없이 머리를 이불속에 처박고 있자, 화가 난 남편이 이불을 들췄다. "뭐하다 이제 들어오냐구!"

 

얼굴을 베개에 처박고 있는 아내의 낌새가 이상해 불을 켜고 들여다보니, 아내의 눈가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 "이게 뭐야?" 아내가 흐느끼며 말했다. "택시 타고 오다가 요금 때문에 기사랑 시비가 붙어서..." 남편의 눈에도 불이 났다. "그런 얘기를 왜 이제 해! 가자, 경찰서로. 가서 그 놈 잡아야지." 새벽에 경찰서에 가니 마니, 신고를 하니 마니 난리가 났는데... 

 

중간 과정은 구차하니까 생략하자. 알고보니 여자는 택시 기사에게 맞은 게 아니라 나이트크럽에서 부킹해서 만난 남자한테 맞은 것이었다. 마누라가 언 놈이랑 호텔까지 갔다가 맞고 왔다니, 오죽 분통 터질 일인가? 아내의 처녀적 친구들은 다 나이트클럽 죽순이들이고, 그네들과 어울리다보니 자연스레 나이트클럽을 자주 다녔단다. 결혼 전 버릇, 못고친거지.

 

살림도 팽개치고 춤추러 다니는 마누라를 어떡하면 좋으냐고 하소연하는 후배에게 딱 한 마디 해줬다.

 

"그럼,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자가 춤추러 다니지, 살림 살겠냐?"

 

나도 좀 놀아봐서 아는데, 나이트클럽에서 연애 상대 찾는 것, 미친 짓이다. 돈만 작살난다. 부킹에 들어온 여자가 남자를 평가하는 법? 테이블에 맥주와 땅콩만 있느냐, 과일 안주 겸비한 발렌타인 17년 세트가 있느냐. 나가서 택시를 타느냐, 외제 스포츠카에 대리를 부르느냐, 다. 결국 나이트클럽에서의 연애란 능력과 미모에 값을 메겨 물물교환하는 화폐 거래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연애, 정말 허망하다.

 

연애를 못하는 이유를 돈에서 찾는 사람은 방향 잘못 짚었다. 돈이 없어 나이트에 못가고, 돈이 없어 비싼 선물 못사주고, 돈이 없어 사람을 못만난다고 생각하시는가? 돈으로 하는 연애, 정말 허망하다. 돈 한 푼 안들이는 연애가 진짜 연애다.  

 

연애 상대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돈 한 푼 안드는 곳에서 찾아야한다. 도서관에서 찾고, 봉사 동아리에서 찾고, 촛불 집회에서 찾아라. 공부는 안하고, 봉사는 안하고, 운동은 안하고 무슨 사랑 놀음이냐고? 연애만큼 위대한 공부가 없고, 연애만한 봉사도 없고, 연애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일도 없다. 

 

도서관에서 만난 연인은, 평생 책을 같이 읽을 것이요, 봉사하다 만난 연인은 서로 봉사하는 자세로 살 것이요, 데모하다 만난 연인은 아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평생 운동하는 마음으로 살 것이다. 

 

 

 

희망버스에 탔다가 눈맞은 연인들의 이야기를 김진숙님에게 들었다.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응원한다. 참고로 내일 토요일에도 서울 여의도에서 낮 1시에 쌍용차 희망버스가 있다. 멀리 가는 거 아니다. 광화문 쌍용차 빈소까지 걷는 일정이다. 날이 궂어 빗 속을 걸을 수도 있겠다. 경찰이 길이라도 막고 최루탄이라도 쏴주면 모르는 남녀가 손을 잡고 뛰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질 수도 있다. 사랑에 빠지기 정말 좋은 환경이다. 출발지인 여의도 공원에서 그대들에게 부러운 눈길을 날리며 김재철 사장 구속 촉구 서명 전단을 돌리는 중년의 남자에게 연민의 시선을 던져주시길. 서명도 해주시면 더욱 땡큐다~ㅋㅋㅋ

 

여의도 희망캠프 농성장으로 오시는 분들께는 잠깐 부탁 말씀.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님이 2주째 목숨을 걸고 단식중이시다. 먹을 걸 사들고 오시는 건 자제를 부탁드린다. 와서 힘내시라고 주먹 한 번 불끈 쥐어주시면 된다.

 

관련기사는 아래 링크로~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jinbo_media_01&nid=66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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