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오늘은 간만에 연애 스쿨! 이렇게 멋진 봄날, 연애를 시작합시다!
지난번에 소개했던 '2012 아까운 책'을 읽고 있어요. 세상에는 참 좋은 책들이 많아요. 역시나 좋은 사람도 많죠. 사람이 찾지않는 아까운 책 만큼이나, 연애를 하지 않는 아까운 사람도 많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가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 늘 안타까워했는데 책에 나오는군요.
'2012 아까운 책'에서 소개한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를 보면, 선진국 미국이 사실은 복지 후진국이고 삶의 질은 낮다는 얘기를 합니다. 미국은 대중 교통이나 의료 보험같은 복지체계와 기반시설이 부족하여 자가용 운용이나 병원비 등의 '소비 같지 않은 소비'에 지출이 많습니다. 미국이 유럽 여러 나라보다 국내총생산은 더 높으면서도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죠.
"책은 '복지와 연애의 상관관계'까지 멋지게 설명해 낸다. 복지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재력보다 매력 을 보고 사귈 수 있다. 기초적 생계를 국가가 책임지기 때문이다. 상대를 볼 때 돈이나 사회적 지위만 놓고 따지지 않으니 당연히 연애 성공률이 높다. 이렇게 맺어진 사랑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매력, 교양, 인품보다 열쇠 수나 직업을 보는 관계가 멀쩡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닌가."
갈수록 젊은 층의 연애나 결혼, 출산이 줄어드는 것은 세상 사는게 팍팍하고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짝짓기와 출산이라는 원초적 욕구를 억누를 만큼 세상 사는게 힘들어졌다는 거죠. 자, 그럼 연애를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 여러분이 문제가 아니라, 세상이 문제다. 그럼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떤 연애를 해야한다?
세상을 바꾸는 연애를 해야합니다.
나를 바꾸어 세상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한, 우리는 경쟁 시스템이 만들어놓은 불안사회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없어요. 하루 24시간 취업 스터디만 하는 이는 만나는 사람이 스터디 파트너 밖에 없습니다.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하면 1석2조겠지만, 사실 취업 준비생들끼리 만나 연애하기 쉽지 않아요. 왜? 서로의 불안한 현실 때문이죠. 그러다 누구 하나 취업에 성공하면 관계에 균열이 가기 쉽습니다.
취업 스터디만 하지 말고,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사회 봉사나 운동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노력을 해보세요.
대학 시절에 야학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요. 주위에 커플 참 많았어요. 이유는? 서로가 경쟁하는 시스템 속에서 만난 게 아니라,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려는 동지로서 만났기 때문에 더 쉽게 정이 듭니다. 스터디 파트너끼리는 알게 모르게 긴장이 있잖아요, 협력적 관계이자 경쟁적 관계라는... 동지들끼리는 그런 게 없어요.
MBC에는 사내 커플이 많은데요, 유독 파업 기간 중에 눈이 맞는 경우가 많답니다. 일하다가는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둘 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싸운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지요. 2002년 월드컵 기간 동안 거리 응원하다 눈 맞은 사람들 많잖아요? 그때 광화문은 사랑의 거리였지요. 한국이 골을 넣을 때마다 옆에 사람 얼싸안고 뛰고 어깨걸고 소리지르고... 골 먹으면 같이 안타까워하고, 서로 눈물 닦아주고...^^ 같은 팀을 응원하는 동지적 관계, 연애에 있어 최고의 환경입니다.
봉사하다, 운동하다 눈맞는 주위 사람들 흉보지 마세요. '아니 왜 야학와서 지들끼리 눈이 맞아?' '아니, 데모는 안하고 왜 연애를 하고 지랄이야?' 그러지 마세요.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에 있어, 연애, 결혼, 출산 만큼 좋은 동기부여는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 정말 멋진 목표 아닌가요?
경쟁에 빠져들수록 개개인은 불안해지고 외로워집니다. 이명박 정권이 한 짓 중 제일 나쁜 게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복지 체계를 망가뜨리고, 사회 불안을 증대시킨 겁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 그래야 서민들이 서로 경쟁하느라 부조리한 정치나 사회에 시선을 못돌리거든요. 정말 약오르지 않나요?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저항은? 촛불 집회 나온 사람들끼리, 파업 지지 콘서트에 나온 사람들끼리 눈 맞아서 연애를 하는 거죠. 저들 보란듯이 동지적 사랑을 키우며 더 가열차게 싸우는 겁니다. 함께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겁니다.
자! 우리 봄에는 다같이 연애를 시작합시다. 세상을 바꾸는 연애를~
연애 스쿨 이전 강의~
2012/02/09 - [공짜 PD 스쿨] - '연애 잘 하는 법' 한겨레 TV 특강
위의 강의가 재밌었다면,
2010/12/25 - [공짜 PD 스쿨] - 캐스팅은 연애하듯!
2011/10/21 - [공짜로 즐기는 세상] - 연애는 다트 게임이다.
2011/12/19 - [공짜로 즐기는 세상] - 이래도 안 넘어와?
2012/01/25 - [공짜로 즐기는 세상] - 20대에 꼭 해야할 3가지. 짝사랑, 양다리, 불륜.
2012/01/26 - [공짜로 즐기는 세상] - 20대, 재테크하지 마라
2012/02/27 - [공짜로 즐기는 세상] - '철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법
2012/03/19 - [공짜로 즐기는 세상] - 연애는 행복으로 상대를 길들이는 것
'공짜로 즐기는 세상 > 공짜 연애 스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 상대, 어디서 찾을 것인가? (4) | 2012.06.15 |
---|---|
쥐뿔도 없이 연애를 시작하는 방법 (14) | 2012.06.13 |
나의 든든한 배후세력을 소개합니다 (15) | 2012.04.04 |
연애는 행복으로 상대를 길들이는 것 (4) | 2012.03.19 |
'연애 잘 하는 법' 한겨레 TV 특강 (2) | 2012.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