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짬짬이 써오던 연애 이야기, 이제 작정하고 쓰기로 했다. 그래서 열었다. 공짜 연애 스쿨. 공짜로 연애 비법을 가르쳐드린다는 뜻 보다는 공짜로 연애하는 법을 가르쳐드린다에 가깝다.
공짜 연애 스쿨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강신주 '무려 철학 박사'님의 비상경보기 기사를 읽고 나서다. ('무려 철학 박사'라는 표현은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라디오방송 출연 당시 김총수가 붙여준 애칭이니 오해마시길. 외모나 자유로운 복장을 보면 근엄한 철학 박사의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강신주 박사의 글을 잠시 인용한다.
'생계가 심각한 위협에 빠졌을 때, 우리는 이기적으로 변한다. 아니 변해야만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반드시 살아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니까. 이럴 때 우리는 생존 경쟁에 뛰어든 짐승으로 변하고 만다. 이렇게 자신이 가진 것과 가져야 할 것에 연연하는 순간, 우리는 보수적으로 변하고 만다. 왜냐고. 보수주의란 기본적으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소유의 의지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보수주의가 기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치 연기처럼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불행히도 사랑이 사라질 때, 우리는 인간에서 짐승으로 변신한다. 모든 것을 절망적으로 소유하려고 할 때, 어떻게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건네주는 일이 가능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자신이 소유한 것을 타인에게 건네줄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사랑 아닌가. 사랑이 없다면, 과연 인간에게 사회는 가능할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일이다.'
'기사 원문 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6102115475&code=990100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사는 3포세대. 신자유주의 시대가 안겨준 아픈 청춘들의 모습이다. 이건 너무 슬프다. 굳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가 아니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사랑, 결혼, 그리고 출산이다. 나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겠다는 그 이유 하나로 인류는 이제껏 존속할 수 있었다.
동굴 속에서 맹수의 위협을 받는 시대도 아니고, 보리고개로 아이가 굶어죽는 시대도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안전한 시대, 가장 풍족한 시대를 사는 우리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게 되었다. 이거 참 아이러니하다.
많은 이들이 노령화 시대, 저출산 시대를 걱정하면서 젊은이들의 약한 마음을 탓한다. 하지만 개인의 비관적 선택을 비난할 일은 아니다. 청년 실업이 연애를 포기하게 만들고, 주택 구입 문제가 결혼을 포기하게 만들고, 사교육 부담이 출산을 포기하게 만들었으니까. 인정한다. 힘든 세상 살고 있다는 거.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에 대한 희망마저 포기하고 살 순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연애해야 한다.
힘든 세상, 사랑으로 안아줄 사람 하나 없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아무리 어려워도 결혼해야 한다.
힘든 세상, 결혼이라는 울타리로 지켜줄 사람 하나 없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는 낳아야한다.
힘든 세상, 내 아이를 위해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각오마저 없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사랑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다. 경쟁에 혼자 살아남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으랴.
쥐뿔 없어도 들이대며 연애해야 하고, 쥐뿔 없이도 결혼해야 한다. 쥐뿔 없어도 아이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공짜 연애 스쿨!
사랑은 진짜, 어디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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