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연예인을 연애인이라고 쓴다. '연'기하고 '예'술하는 사람을 연애하는 사람으로 만든다. 하지만 연예인은 만인의 연인이라는 점에서 연애인도 그리 틀린 정의는 아니다.
드라마 피디가 캐스팅하는 방법? 간단하다. 연애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다. 보고 설레는 여배우를 찾는다. 남자배우는 어떻게 하냐고? 남자 주인공 캐스팅할 때는 항상 여자 작가나 여자 조연출과 함께 오디션을 본다. 남자 배우를 보고 내 심장이 떨리는 일은 별로 없다. 그래서 여자들의 반응을 살핀다.
오디션 보러 들어와서 나보다 여자 조연출과 눈을 맞추는 배우라면 가산점을 준다. 동성보다는 이성에게 더 자신있는 스타일이다. 정말 매력있는 친구들은 여자 작가와 눈을 맞추고 슬쩍 눈웃음까지 흘린다. 작가의 얼굴에 홍조를 띄게 한다면 거의 합격권이다.
배우는 화면으로 시청자들과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다. 코 앞에 있는 이성도 설레게 하지 못한다면, 그의 매력은 절대 전파를 타고 전해질 수 없다.
나는 오디션을 볼 때, 이성을 설레게 하는 사람을 고른다. 조목 조목 이쁘기는 한데, 아무리 쳐다봐도 설레지 않는 정물화같은 배우도 있다. 이런 배우는 시청률 안 나온다. 화면을 보는 시청자들의 가슴이 설레지 않기 때문이다. '아, 저 여자랑 연애 한번 해보고 싶다.' '아, 저 남자 품에 안겨보고 싶다.'라고 느끼게 하는 이들이 스타가 된다.
그런 점에서 연예인들의 스캔들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 누구라도 한번 연애하고 싶은 사람이 스타가 된다. 그런데 스타가 되면 누구와도 연애해서는 안된다. 이건 대중의 자기 기만이다.
전국에서 농구를 가장 잘 할 것 처럼 보이는 아이들을 뽑는다. 그리고는 농구 금지령을 내리는 거다. "너희들을 뽑은 이유는 농구를 가장 잘 할 것 처럼 보여서야. 앞으로 너희들은 사람들 앞에서 농구하는 시늉을 해야돼. 하지만 절대로 너희들끼리 농구하면 안돼. 진짜로 농구하다 걸리는 사람은 퇴출이야." 이거 정말 잔인하다.
연예인들에게 연애를 허하라. 그들에게 성적 결벽과 정숙을 강요하지 마라. 누구보다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다. 만인이 사랑해준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정절을 요구할 이유는 없다.
한창 사랑의 감정에 눈뜰 사춘기 시절, 이성 교제를 금하다보니 아이들은 어차피 가질 수 없는 사랑, 아이돌 그룹의 가수나 꽃미남 배우와 사랑에 빠진다. 어려서는 아이돌 가수에 열광하고, 나이 들어서는 꽃미남 배우에게 빠져 산다. 케이팝과 한류 드라마는 연애하기 각박한 세상,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어린 학생들에게도 연애를 허하라.
원빈이 아저씨면 나는 뭐냐고 울부짖는 30대 후반의 노총각이 있고, 소녀시대의 윤아가 기준이면 나는 뭐냐고 하소연하는 30대 노처녀도 있다. 그러면서 서로 현실에서의 연애를 포기하고 연예인과 사랑에 빠진다. '비싼 선물을 보내고, 비싼 공연을 보았으니, 너는 이제 내 거야. 다른 사람 만나면 안돼.'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하나다. 연예인들에게 연애를 허하는 것이다. 그들의 연애를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다면, 우리도 현실에서 연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언제까지 아이돌과 꽃미남 배우와 환상의 연애만 할텐가.
연예인에게 연애를 허하라. 그것이 청춘들의 연애 지수를 높이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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