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짜로 즐기는 세상

즐거운 인생을 꿈꾸시나요?

by 김민식pd 2012. 5. 21.

주말이면 항상 무슨 영화 보나? 즐거운 기대로 하루를 보낸다. 임상수 감독을 좋아해서 그의 신작 '돈의 맛'을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금요일에 구속 영장이 청구되었다. 어쩌면 당장 월요일부터 유치장 신세를 져야하는데, '돈의 맛'을 봐야 하나? '법의 맛'을 코 앞에 둔 중대 범죄자가? 음울한 세태를 풍자한 영화를 보고 우울해지면 어떡하지?

 

난 '돈의 맛'을 모른다. 아니, '돈의 맛'에 관심이 없다. 내가 술 담배 커피를 하지 않는 이유? 즐거움을 위해 돈을 쓰면, 그 돈을 벌려고 즐거움을 유보해야한다. 즐거움은 지금 이 순간 누리는 것이지, 미루는 것이 아니다. 돈 한 푼 못 벌어도 좋으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게 우선이다. 돈을 맞아들이자고 앞문을 활짝 열고 돈을 쫓아다니면, 집 안에 있던 즐거움은 어느새 뒷문으로 슬그머니 나가버린다.

 

난 '돈의 맛'에는 관심이 없다. '삶의 맛'이 우선이다. 인생을 즐기는 게 우선이다.

 

그냥 실컷 웃고 싶어서, 웃기는 영화를 골랐다. '내 아내의 모든 것' 정말 원없이 웃고 나왔다. 마누라 앞에서 절절 매는 이선균을 보고 공감을, 카사노바를 연기하는 류승룡을 보고 웃음을, 정말 이쁘게 나오는 임수정을 보고 설레임을~ 3박자가 척척 맞는 완벽한 한 편의 로맨틱 코미디였다.

 

"어차피 사모님은 저 싫어하실거잖아요." 카사노바 류승룡이 유부녀 임수정에게 접근할 때 쓰는 멘트다. 이 대사에 깜짝 놀랐다. '저건 내가 예전에 즐겨쓰던 멘트인데!'

 

나는 생긴 것에 걸맞지 않게 연애를 다수 즐겼다.^^ (다 아내와 사귀기 전 일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늘 쉽게 사귄 적이 없다. 처음에는 항상 까였다. 특히 집사람의 경우, 나보고 대놓고 못생겼다고 구박했다. 그럴때마다 이렇게 말하며 달라붙었다. "알아, 어차피 너 나 싫어하잖아."

 

난 항상 이쁜 것들한테만 대쉬했다. 그래야 차여도 후회가 없다. 만만하다고 생각한 상대에게 차여봐라, 완전 멘탈 붕괴다. 자신감 상실에 한동안 연애할 생각을 못한다.

 

나는 춤추러 클럽에 가도 부킹은 안했다. 부킹하러 웨이터들 손에 이끌려 오는 여자는 이미 야성을 상실한 우리 속 샤육동물이다. 길들인 짐승을 잡는게 무슨 사냥꾼이야? 나는 오르지 못할 나무만 찍는다. 그래야 성공했을 때 희열이 있고, 실패해도 후회가 없다.

 

삶의 목표 역시 마찬가지다.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쉽게 이룰 수 없는 일에 도전한다. 그래야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즐거운 인생을 꿈꾼다면, 쉬운 목표를 노리기보다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시라.

 

나는 오늘 구속영장 적부심 심사를 위해 법원에 간다. 실질 심사 후에는 영등포 경찰서 유치장으로 간다. 거기서 결과를 기다린다. 기각되면 밤늦게 풀려날 것이요, 통과되면 바로 구치소로 간다. 

 

오늘 글을 올리고, 만약 내일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6개월간은 블로그를 못한다는 뜻이니, 이해해주시길.

 

연애에 들이대는 자세, 그대로 간다.

깨지면 깨지는 대로 교훈을 얻을 것이요,

이루면 이루는 대로 성취를 얻을 것이다.

 

 그럼, 다시 뵙는 그날까지, 여러분 모두 즐거운 꿈, 꾸시기를~

 

 

어제 저녁 '나는 꼼수다' 녹음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주진우 기자님의 싸인을 받았다.

'네, 기자님, 꿈 꿉니다.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자랑스런 회사로 돌아가는 날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