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항상 무슨 영화 보나? 즐거운 기대로 하루를 보낸다. 임상수 감독을 좋아해서 그의 신작 '돈의 맛'을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금요일에 구속 영장이 청구되었다. 어쩌면 당장 월요일부터 유치장 신세를 져야하는데, '돈의 맛'을 봐야 하나? '법의 맛'을 코 앞에 둔 중대 범죄자가? 음울한 세태를 풍자한 영화를 보고 우울해지면 어떡하지?

 

난 '돈의 맛'을 모른다. 아니, '돈의 맛'에 관심이 없다. 내가 술 담배 커피를 하지 않는 이유? 즐거움을 위해 돈을 쓰면, 그 돈을 벌려고 즐거움을 유보해야한다. 즐거움은 지금 이 순간 누리는 것이지, 미루는 것이 아니다. 돈 한 푼 못 벌어도 좋으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게 우선이다. 돈을 맞아들이자고 앞문을 활짝 열고 돈을 쫓아다니면, 집 안에 있던 즐거움은 어느새 뒷문으로 슬그머니 나가버린다.

 

난 '돈의 맛'에는 관심이 없다. '삶의 맛'이 우선이다. 인생을 즐기는 게 우선이다.

 

그냥 실컷 웃고 싶어서, 웃기는 영화를 골랐다. '내 아내의 모든 것' 정말 원없이 웃고 나왔다. 마누라 앞에서 절절 매는 이선균을 보고 공감을, 카사노바를 연기하는 류승룡을 보고 웃음을, 정말 이쁘게 나오는 임수정을 보고 설레임을~ 3박자가 척척 맞는 완벽한 한 편의 로맨틱 코미디였다.

 

"어차피 사모님은 저 싫어하실거잖아요." 카사노바 류승룡이 유부녀 임수정에게 접근할 때 쓰는 멘트다. 이 대사에 깜짝 놀랐다. '저건 내가 예전에 즐겨쓰던 멘트인데!'

 

나는 생긴 것에 걸맞지 않게 연애를 다수 즐겼다.^^ (다 아내와 사귀기 전 일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늘 쉽게 사귄 적이 없다. 처음에는 항상 까였다. 특히 집사람의 경우, 나보고 대놓고 못생겼다고 구박했다. 그럴때마다 이렇게 말하며 달라붙었다. "알아, 어차피 너 나 싫어하잖아."

 

난 항상 이쁜 것들한테만 대쉬했다. 그래야 차여도 후회가 없다. 만만하다고 생각한 상대에게 차여봐라, 완전 멘탈 붕괴다. 자신감 상실에 한동안 연애할 생각을 못한다.

 

나는 춤추러 클럽에 가도 부킹은 안했다. 부킹하러 웨이터들 손에 이끌려 오는 여자는 이미 야성을 상실한 우리 속 샤육동물이다. 길들인 짐승을 잡는게 무슨 사냥꾼이야? 나는 오르지 못할 나무만 찍는다. 그래야 성공했을 때 희열이 있고, 실패해도 후회가 없다.

 

삶의 목표 역시 마찬가지다.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쉽게 이룰 수 없는 일에 도전한다. 그래야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즐거운 인생을 꿈꾼다면, 쉬운 목표를 노리기보다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시라.

 

나는 오늘 구속영장 적부심 심사를 위해 법원에 간다. 실질 심사 후에는 영등포 경찰서 유치장으로 간다. 거기서 결과를 기다린다. 기각되면 밤늦게 풀려날 것이요, 통과되면 바로 구치소로 간다. 

 

오늘 글을 올리고, 만약 내일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6개월간은 블로그를 못한다는 뜻이니, 이해해주시길.

 

연애에 들이대는 자세, 그대로 간다.

깨지면 깨지는 대로 교훈을 얻을 것이요,

이루면 이루는 대로 성취를 얻을 것이다.

 

 그럼, 다시 뵙는 그날까지, 여러분 모두 즐거운 꿈, 꾸시기를~

 

 

어제 저녁 '나는 꼼수다' 녹음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주진우 기자님의 싸인을 받았다.

'네, 기자님, 꿈 꿉니다.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자랑스런 회사로 돌아가는 날이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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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21 0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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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은미 2012.05.21 0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제대로된 방송국의 피디님이 연출하신 드라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힘내시고 즐겁게 즐겁게 싸워주세요^^

  3. 2012.05.21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2.05.23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잡혀가지 않고 즐겁게 싸울 거에요. 우린 즐거운 싸움을 해왔으니까, 끝까지 웃으면서 이길 거에요. 내가 여러분에게 가르칠 게 있다면, 그거에요. 좋은 연출이 되는 길, 그건 치열한 싸움의 과정이에요.

  4. 대흥 2012.05.21 1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울만한 부분이네요

    커피, 담배를 하지 않는 분이시고

    연애를 많이 하셨다니...

    사람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로하면

    그런 물질을 먹고 마시고 하며

    연애는 자기 체면 때문에 거두절미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배울만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앞날이 평안하십시오

    지금 어려워도 앞날만큼은 평안히

    저도 뭐 지금은 어렵지만 다 같이 잘되었으면 합니다

    • 김민식pd 2012.05.23 0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약물의 힘을 빌어 자신의 기분을 좋게 한다는 걸 믿지 않아요. ^^ 그 덕에 만약 감방에 가도, 행복하게 사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을거에요~^^

  5. 응원합니다. 2012.05.21 1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기자님 트윗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김피디님 힘내세요 !!
    지금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진정한 언론인들의 끊임없는 투쟁으로 왜곡된 언론이 MBC를 시작으로 꼭 바뀌게 될 겁니다.

    오늘의 시련이 나중에 영광의 상처로 남게 될 그날을 기다리며..
    언론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시는 산 증인으로써 역사가 평가해 줄 겁니다.

    MB정권에서 진정한 언론인들을 알아가게 되는것 하나는 MB에게 감사해야 겠군요.

  6. 2012.05.21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2.05.23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 전 집사람더러도 면회는 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 안에 있는 모습, 딴따라가 갇힌 모습,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혹시라도 싸우면 저렇게 된다라는 그릇된 메시지를 줄까봐... ^^

  7. *저녁노을* 2012.05.21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자 아자...기운 보탭니다.^^

  8. sz lisw 2012.05.21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PD님 정말 좋아요! 잘 다녀오세요! 언제든 기다릴께요! ㅎ

  9. 김민식PD 조연출출신 임찬 2012.05.21 1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속상합니다. 웃는 낯으로만 형을 뵙기가 너무나 힘들어집니다. 이러면 안되는거 아닙니까?
    형은 누구보다도 남들에게 '재미'를 주려고 하시는 분이잖아요. 그런 사람 잡아가는 나라가 온당한 나라입니까?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언론의 자유는 초딩때부터 배워왔던 것 아니었습니까? 학교에서 가르치지나 말던지요.
    배운대로 살려고 하고 가르쳐주신 대로 살려고 하는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학생운동 근처도 안가본 저 조차도 자연스럽게 파업으로 불러들인 이 상황, 정말이지 하루하루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입니다.
    전 소위 말하는 수구꼴통이나 빨갱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이제 그런 세상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습니다.
    형!! 같이 즐거운 MBC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형이랑 코미디로 다이다이 뜨고 싶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동생 찬이 드림

    • 김민식pd 2012.05.23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널 보면, 예전에 러브하우스할 때 조연출하던 태호가 생각난다. 되는 놈들은 싹수가 달라... 다이다이 붙자니까 쫄린다... 너같이 밴드하던 딴따라가 무섭던데... 너같이 휴가 기간동안 책 번역하는 애들이 겁나던데...

  10. 2012.05.21 1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1. 김하연 2012.05.21 1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힘내라는 말씀 안드려도 이미 힘 많으실 김민식 pd님

    힘내라는 말씀 대신.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말씀드릴게요.

  12. 노란비행기날리다 2012.05.21 2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장 기각됬다는 소식듣고 바로 달려왔어요
    이글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달았다가..... 슬퍼하면 안좋은소식올꺼 같아 지웠는데 ㅋㅋㅋ

    너무 너무 기쁘네요 ^-------------^

    너무 다행이네요... ㅠ..ㅠ 기쁜데 눈물이 나네요.. ㅠ

    저가 좋아하는 분 봉도사님 지켜드리지 못해서...
    그때가 떠올라서...또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드리면 안되는데.. 하구요... ㅠㅠ

    그래서 그기억에... 더더더욱 걱정됬어요..

    봉도사님 담으로 팬이된 김민식pd님도 지켜드리지
    몬하면 안되는데 하구 ㅠㅠ pd님 걱정두 걱정이지만 pd님에 딸 귀여운아기와 꼬마얼굴이 떠올라서 ㅠㅠㅠㅠㅠ 아빠없으면 안되는데 ㅠㅠㅠ 라구요


    재처리 미워 ㅡ,ㅠ 평생 평생 미워할끄야 !!

    • 김민식pd 2012.05.23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재처리를 미워하기보다, 끝까지 싸우고 있는 마봉춘 조합원들을 사랑해주세요. 우리가 이기고 올라가면, 아나운서들의 출연 장면에 환호해주세요. 돌아온 김태호의 무한도전에 열광해주세요. 살아난 뉴스데스크의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세요. 누군가를 미워하고 보내기에 우리의 인생은 소중하니까요. 그리고 그는 미워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니까... ^^

  13. Jae 2012.05.22 0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행입니다... 그리고 당연한겁니다.
    정의가 인정되어 다행이고 정의가 인정되는 것은 당연한겁니다.
    부디 이번일로 상처받고 위축되지 마시고 더욱 박차를 가해 나아가시길. 그리고 곧 맑은 하늘을 보며 다시 편안히 행복함을 느끼길 바랍니다.

    • 김민식pd 2012.05.23 09: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저들의 목적이 우리에 대한 겁박이란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절대 그들의 뜻대로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유치장 가보니, 별로 나쁘진 않더라고요. 견딜 만 하겠다 싶었습니다. ^^

  14. mbc노조 홧팅 2012.05.22 0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떙이들 생환기념이라니 기차 차지만, 하여간 다행입니다.
    구속영장 자체가 어이없는 수작이었지만, 워낙 몰상식의 세월을 살다보니 걱정을 아니 할 수 없었죠.
    바로 이런 불안한 심리 조장을 위한 구속영장 청구였겠죠.
    말씀하신 대로 이젠 재처리 차롑니다. 기어코 처집어넣어야죠.
    공정방송 개박살 낸 것도 모자라, 회삿돈 처발라서 불미스런 관계라니.
    그런 넘 방치해놓고, 노조집행부 구속영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mbc 노조 홧팅입니다. 이기는 그날까지 끈질지게.
    얍살하게 기어올라간 몇몇 기회주의자들 보란듯이 더 치열하게.

  15. 2012.05.22 2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6. 2012.05.22 2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2.05.23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완벽한 여성 해방 드라마! 좋은데요? 드라마는 세상을 이끄는 개혁수단이기보다 세상을 비추고 위무하는 거울이랍니다. 아직 그런 드라마가 나오지 않은 건 아직 그런 세상이 오지 않았기 때문? 막장 드라마 시청률이 높은 이유가 뭘까? 늘 고민하는 문제랍니다. 앞으로도 좀더 고민해야겠군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17. 2012.05.23 14: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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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2012.05.23 1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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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정수진 2012.05.23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꼼수 녹음하셨군요 기대되네요
    지난번 바보배틀에서 kbs엄기자님이 우승하셔서 1회 단독출연권 얻은거 같은데 mbc가 먼저군요^^
    피디님의 드라마도 빨리 볼수있길 기도해요

  20. 서해 2012.05.24 2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피디님 블로그에 오랫만에 놀러오게 되었는데... 추천수가 98~ 얼른 한방 먹이고,, 100~째 추천 한방 먹이러 꼼수 부렸더니.. 큭~ 한번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