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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귀를 아껴주세요

by 김민식pd 2023. 12. 15.

‘눈이 멀면 사물과 멀어지고, 귀가 먹으면 사람과 멀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난청은 고립과 외로움으로 삶을 위협합니다. 노인성 난청은 인지 기능의 저하를 가속해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입니다. 난청을 나이 들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해 그냥 두면 안 됩니다. 하나의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어요. 현대 의학으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이명난청. 오늘은 긴 시간 동안 환자를 보살피며 귀의 기능을 되살릴 수 있는 치료 시스템을 찾은 분의 책을 소개합니다.

<이명난청 완치설명서> (민예은 / 피톤치드)

이명은 귀가 우는 소리, 즉 귀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외부의 소리 자극 없이도 귀에서 ‘삐’ 혹은 ‘윙’ 같은 소리가 들리는 현상인데요. 이명은 처음엔 약간 성가신 정도지만 심해지면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로 괴로운 병입니다. 이명을 그냥 두면 난청으로 이어집니다. 이명은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경고음이에요. 따라서 치료가 잘 되고 재발률도 낮은 초기에 치료해야 합니다.

이명이 발병된 청각신경계를 검진하면 유모세포 중 일부가 손상을 입은 경우가 많습니다. 유모세포가 손상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청신경으로 전달되는 정보도 줄어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신경흥분반응이 일어나 이명이 발병하는 겁니다. 이명은 우리 몸 어딘가가 기능이 떨어지거나 병들고 있으니 적절한 조치를 하라고 뇌가 보내는 SOS 신호입니다. 이명을 귀의 질병으로만 여긴다면 치료 방법이 제한되고, 치료가 어려워집니다. 약해진 몸의 기능과 체력을 함께 회복시키고 끌어올려야 이명의 치료 결과가 좋아집니다.

행복한 노년의 필수조건은 건강한 귀입니다. 노년기 만성 이명환자는 우울감이 1.7배, 심리적 고통이 1.9배, 자살 생각은 2.5배로 높답니다. 이명난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질환이기에, 가족들의 세심한 관심과 따뜻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이명을 치료하려고 병원에 왔다가 난청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중년 이후에 발생하는 이명은 노인성 난청이 시작되었다는 메시지입니다. 노화로 인해 항산화 작용이 부족하게 되면, 내이에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유모세포를 파괴합니다. 정상적인 유모세포가 줄면서 노인성 이명과 난청이 발생하는 거지요. 

이명 치료를 위해서는 3가지를 실천해야 합니다. 
첫째, 이명 소리를 듣지 말자. 이명 소리에 집중하면 할수록 신경 반응이 강화되고요. 불안감과 우울감만 커집니다. 
둘째, 이명을 공부하려고 하지 말자. 환자 스스로 이명을 분석하는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부정확한 정보나 부정적인 이야기들은 불안감을 키워 치료를 더디게 하거든요.
셋째, 귀보다 몸 전체 건강 회복에 집중하자. 우리의 몸이 건강해지면 치료가 잘될 것이라는 믿음도 생기고, 이명에 신경 쓰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이명 자체를 줄이는 치료와 함께 환자의 건강 전반을 살핍니다.



우리 삶 곳곳에 다양한 소음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일상생활 속에서 유모세포를 손상하는 원인을 파악하여 멀리하고, 자극을 덜 받아야 합니다. 귀가 쉴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해요. 이어폰을 끼고 일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다면 적어도 50분마다 최소 10분은 휴식합니다. 또 수면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소음을 차단하여 조용한 환경에서 숙면합니다. 자는 동안에 TV 소리나 인터넷 동영상, 음악 등으로 귀를 피곤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가급적 이어폰 사용은 자제하고요. 특히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시끄러운 주위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헤드폰을 끼고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경우도 있는데요. 차라리 이어폰 대신 이어플러그, 귀마개를 쓰는 게 좋습니다.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작은 습관부터 바꾸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60/60법칙’을 권장합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감상할 때는 최대 음량의 60% 이하, 하루 60분 이하로 듣는 것이 좋습니다. 

이명난청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불면 치료입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판단력은 흐려지고 청각신경은 과민해집니다. 장시간 잠을 자지 못하면 귀에서 ‘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도 예전에 드라마 피디로 일하며 밤샘 촬영하고 나면 귀에서 이명이 들리곤 했어요. 밤에 숙면을 취해 컨디션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게 우선입니다.

밤에는 잠을 잘 자고, 낮에는 바른 자세로 생활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일을 하든, 길을 걷든, 집에서 쉬든, 심지어 잠을 잘 때도 의식적으로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최소 1~2시간마다 같은 자세에서 벗어나 스트레칭을 합니다. 스트레칭으로 긴장되고 뭉친 근육을 중간중간 풀어주어야 몸 전체의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고, 나아가 귀 건강도 지킬 수 있어요. 

사람은 자신이 먹는 거 그 자체입니다. 대부분의 병은 잘못된 식습관으로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타고난 유전적 체질은 장전된 총과 같고 생활습관은 뇌관을 때리는 방아쇠와 같다’는 말도 있는데요. 결국 이명난청이라는 총알을 격발시키는 방아쇠는 우리가 매일 대하는 밥상입니다. 한의학에는 음식이 곧 약이며 약이 곧 음식이라는 식약동원의 개념이 있지요. 질병이 있으면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과 침으로 치료했는데요. 좋은 음식 100가지를 먹는 것보다 해로운 것 한 가지를 먼저 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명난청 치료를 위해 무조건 끊어야 할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담배. 흡연은 골밀도를 감소시켜 척추의 노화를 촉진하여 귀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칩니다.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는 혈중 산소 농도를 낮추고 취약한 구조를 가진 귀의 혈액순환을 방해합니다. 니코틴과 담배 연기는 신경전달을 방해하며, 이관과 중이 내부를 자극하여 이명과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둘째, 술. 알코올은 혈액과 뇌에서 빠져나간 뒤에도 내이의 체액으로 흡수되어 체내에 상당 기간 머물러 있습니다. 내이가 알코올의 영향을 받으면 방향 감각을 잃고 현기증이 납니다. 술에 취하면 비틀거리는 이유가 이 때문인데요. 특히 잦은 음주는 어지럼증만이 아니라 이명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담배와 술만 끊을 수 있다면 이명난청 회복 속도는 무척 빨라집니다. 담배와 술이 건강에 해로운 건 알지만 금연이나 절주를 하지 못했다는 건 절박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명과 난청이 발견되었다면 바로 금주 금연을 실천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야 임종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용할 귀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카페인 음료입니다. 카페인 음료는 용량보다는 마신 후의 신체 반응이 중요합니다. 안절부절못하거나, 신경과민, 흥분 또는 불면을 겪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근육 연축 반응이 나타나고, 맥이 너무 빨리 뛰어 심장이 쿵쾅쿵쾅 초조해진다면 카페인이 맞지 않는 겁니다. 이런 증상이 전혀 없다면 오후 1시 이후에만 자제하면 됩니다. 숙면을 방해하지만 않으면 되니까요.

이명난청은 전신질환입니다. 그렇기에 통합적인 관점의 다면적 치료가 필요하고요. 한의사인 저자는 이명난청 치료를 위해 한의원 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하십니다. 이독성 약물의 오랜 복용으로 유모세포가 손상된 환자들에겐 한약 치료가 좋다고요. 당귀, 천궁, 숙지황, 작약을 주약재로 하는 한약은 귀를 공격하는 요소로부터, 유모세포의 수와 모양을 건강하게 지켜줍니다.

이명을 그냥두면 난청으로 진행하고, 난청은 치매 발병 요인 중 하나입니다. 100세 시대에 건강한 귀는 행복한 삶의 중요한 조건입니다. 이명난청 치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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