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위에 치매로 고생하는 부모와 그 부모님을 모시느라 고생하는 자녀들이 많습니다. 예전보다 치매 환자가 더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치매로 고생하는 노인들을 보며 100세 시대는 어쩌면 단순한 축복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지금의 노인들은 당신들이 그렇게 오래 살 줄 몰랐기 때문에 준비할 수 없었어요. 우리는 알고 있고요. 장수가 가져올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미리 대비할 수 있어요. 생활 습관만 바꿔도 우리의 뇌를 젊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백세 시대를 준비하는 지침서 한 권을 소개합니다.
<브레인 키핑> (마크 밀스테인 지음 / 박선령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미국의 생화학 과학자인 저자는 우리 뇌를 보호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가이드 열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뇌의 노폐물을 씻어내기 위해 수면을 우선시하라.
둘째, 새로운 것을 배워 뇌세포 사이의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라.
셋째, 사교적인 활동에 참여하라.
넷째,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급성 스트레스를 잘 받아들이고 마음챙김을 실천하라.
다섯째, 식습관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해 염증을 관리하라.
여섯째, 초가공 식품을 피하고, 상하는 음식을 먹어라.
일곱째, 매일 30분을 걷는 등 적당히 움직여라.
여덟째,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서 독소 접촉을 최소화하라.
아홉째,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 심장을 관리하라.
열째, 정신 건강 문제 역시 신체 건강과 같이 챙겨라.
건강을 지키는 습관은 매일 작은 행동이 쌓여 만들어집니다. 10가지 건강한 습관을 다 실천하려고 애쓰다 보면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10계명 중 일단 세 가지를 고르고 그것부터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제가 뽑은 3가지를 소개할게요.
먼저 식습관 개선.
저는 이 책을 읽고 치매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당뇨병 예방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단 것을 더욱 멀리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어요. 과도한 당분은 뇌에 독이 되고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전증,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뇌에 문제를 일으키고 뇌의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주요 원인들입니다.
우리 몸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당분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당분은 체내에서 지방으로 변해 축적됩니다. 지방세포는 염증 인자를 방출하기 때문에 과도한 지방은 당뇨병과 염증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가 됩니다. 당뇨병을 앓는 사람은 향후 4년 동안 인지력 저하를 겪을 가능성이 42퍼센트 높고요. 당뇨병 전 단계에 있는 사람은 향후 8년 안에 혈관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54퍼센트나 높습니다. 혈당 관리를 통한 당뇨병 예방,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수입니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 관리.
우리의 몸은 위협에 반응할 때 코르티솔과 사이토카인을 분비합니다. 조금씩 가끔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만, 그 양이 너무 많거나 혹은 자주 분비될 경우 염증성 면역세포가 증가하고 만성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해마와 장기가 손상되어 기억력 저하 및 불안, 기분 변화, 우울증, 치매 위험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스트레스 관리는 뇌 건강에 필수적인데요. 쉽고 간단하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 챙김을 위한 호흡법과 식사법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호흡법은 이렇습니다. 속으로 혹은 크게 소리 내어 이렇게 말해보는 겁니다. “침착하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불안감을 숨과 함께 내뱉자.” “침착하게 숨을 들이쉴” 때는 코로 숨을 들이쉽니다. “불안감을 숨과 함께 내뱉을” 때는 입으로 숨을 내쉽니다. 코로 들어갔다가 입으로 나오는 호흡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겁니다. 자, 여러분도 한번 따라 해 보세요. ‘침착하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불안감을 숨과 함께 내뱉자.’ 간단하지요?
다음은 마음 챙김 식사. 이건 더 간단합니다. 밥 먹을 때는 밥만 먹는 겁니다. 휴대폰이나 TV 같은 걸 보지 않고, 끼니마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음식의 맛과 식감을 음미하는 것이지요.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면서 식사를 하면 자기가 뭘 얼마나 먹는지 몰라요. 음식에 집중하지 않으면서 먹으면 위에서 뇌로 보내는 신호, 이제 배가 부르니 그만 먹어도 된다는 신호를 놓칠 수 있어요. 밥을 먹을 때는 식사에만 집중하는 것, 식사량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도 줄여줍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취미를 배우는 겁니다. 새로운 걸 배우면 기억력이 감퇴할 위험이 현저히 줄고 뇌의 노화 속도도 느려집니다. 성인의 경우, 교육을 받은 기간이 길수록 전두엽이 더 활동적입니다. 학력과 치매에는 상관관계가 있어요. 고학력자일수록 치매의 위험이 낮습니다. 개인의 교육 수준이 낮아도 강의를 듣고, 읽고, 쓰고, 낱말 놀이나 퍼즐 게임을 많이 한 사람의 경우,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들과 동등한 수준의 기억력 점수를 받습니다.
젊어서 공부를 많이 할 기회가 없었다면 나이 50 넘어 새로운 언어나 악기를 배우는 것도 뇌에 좋습니다. 지금 이 영상을 보는 동안 여러분이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잖아요? 우리가 새로운 정보를 배우면, 몸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뇌 세정제 중 하나인 노르에피네프린이 나옵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심박수, 주의력, 기억력, 인지력을 조절하는 호르몬이자 신경전달물질입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면 뇌는 청반이라는 부위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을 분출합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뇌의 노폐물과 쓰레기를 분해해서 뇌를 젊고 건강하게 유지하며 뇌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 수 있도록 해줍니다. 노르에피네프린이 정말 효과적으로 분사되려면 새로운 정보를 얻는 과정이 조금 힘들어야 합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 밖에서 새로운 걸 배울 때의 좌절감을 기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평생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외국어나 악기 연주에 도전할 때 뇌는 새로운 정보에 노출되고요, 그게 뇌의 활력을 키워줍니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는 체력 단련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예를 들어, 헬스클럽에 가서 팔뚝 운동만 하지는 않잖아요? 갈 때마다 각기 다른 근육 부위를 단련하고 근육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유산소운동도 하겠지요. 뇌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어를 배울 때는 스포츠나 음악 활동을 할 때와는 다른 뇌 부위가 가동됩니다. 정신적인 학습 활동과 신체적인 학습 활동을 혼합해서 뇌를 교차 훈련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주일 동안 한 가지 활동만 하는 게 아니라 탁구, 골프, 축구 같은 운동도 하고, 새로운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하는 방법도 배우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익숙하지 않은 주제에 관한 책도 읽는 겁니다.
이제껏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걸 배우고 싶은데, 다양한 취미 활동 중 뇌를 젊어지게 하는 데 가장 효과가 좋은 건 뭘까? 궁금하시다면 과학자들이 80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걷기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찾아낸 활동을 소개합니다. 바로 춤입니다. 발레, 힙합, 사교댄스 등 그 어떤 춤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잘하든 못하든 그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춤을 배우는 과정에는 다양한 수준의 학습이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춤은 신체적인 운동으로 정신적 자원과 기억력을 사용합니다. 또 사람들과 함께하므로 사교적인 활동이 되기도 하며, 음악을 들으며 청각이 자극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 역시 해소되지요. 저 이 책 읽고 결심했어요. 작년에 도전했다가 너무 어려워 포기한 살사 레슨을 다시 시작하기로. 무엇이든 배우기가 어려울수록 뇌에는 더 좋습니다. 너무 쉽고 익숙한 것만 하지 마시고요. 불편하고 힘들어도 어려운 걸 배우시기 바랍니다.
‘뇌가 늙는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해합니다. 뇌과학은 이 모든 심각성과 스트레스 속에서도 변치 않는 단순한 진실을 발견했어요. 바로 우리의 놀라운 뇌에도 ‘즐거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뇌를 더 많이 이해하면 할수록 일상생활을 재미있게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노래하고, 춤추고, 새로운 걸 배우고, 사람들을 만나며 스포츠를 즐기고 취미를 시작하세요.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세요.
<브레인 키핑>, 이 책, 참 좋네요. 평생 쓸 뇌를 더 젊고 활기차게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즐겁게 지내는 일상 속에서 우리의 뇌가 앞으로도 30년 이상 건강한 모습 그대로 우리를 지켜주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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