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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중년, 공부하기 참 좋은 나이

by 김민식pd 2023. 10. 6.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젊어서는 공부를 잘 하고, 나이 들어서는 일을 잘 하고, 노후에는 건강하게 잘 노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평생을 살면서 하는 일은 공부, 일, 여가 활동, 이렇게 세 가지인데요. 평균수명 60세 시대에는요, 10대, 20대에 공부를 하고, 30대, 40대에 일을 하고, 50대 이후에는 퇴직하고 여가 활동을 즐기다 돌아가셨지요.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는 이렇게 생애주기별로 나누어지지 않아요. 100세 시대에는 나이 7,80에도 일을 해야 하고요, 7,80에 일을 하려면 나이 5,60에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저는 이제 진짜 공부는 나이 50 이후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걸 도와주는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강원국의 진짜 공부> (강원국 지음 / 창비교육)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 비서관으로 일하고 기업 총수들의 글과 말을 다듬는 스피치 라이터로도 일한 강원국 선생님, 입시 지옥과 성적 만능주의의 굴레에서 신음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 게 진짜 공부인지 알려주십니다.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할까요? 행복하기 위해서지요. 행복은 현재에도 좋고, 미래에도 좋은 것입니다. 일에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건 미래에는 좋지만, 현재는 좋지 않을 수도 있지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건 현재에는 좋지만, 미래에는 안 좋을 수도 있고요. 공부는 어떨까요? 현재에도 좋고, 미래에도 좋은 일입니다. 공부의 재미를 익히기만 하면, 그 어떤 취미보다 더 즐거운 게 공부입니다. 

저는 나이 50이 넘어 매년 200권 넘게 책을 읽고, 내가 공부한 내용을 책이나 강연으로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은퇴 후 공부를 놀이처럼 즐겼더니, 공부한 것이 일의 기회로 돌아오더라고요. 지금도 좋고, 내일도 좋은 일, 그게 바로 공부입니다. 그럼 이 좋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원국 선생님은 진짜 공부의 조건을 5가지로 꼽습니다. 

첫째, 말하기, 쓰기 중심의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읽기, 듣기 위주의 공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물론 말하고 쓰기 위해서는 읽고 들어야겠지요. 결국 공부는 읽고 들은 후 생각해서 만든 것을 말하고 쓰는 과정이니까요. 말하고 쓰는 게 공부의 목적입니다.

둘째, 혼자 하는 공부, 경쟁하는 공부가 아니라 함께하는 공부, 협력하는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각자 공부하고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함께 모여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돕는 과정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셋째, 소유를 늘리는 공부가 아니라 공유를 넓히는 공부여야 합니다. 내가 아는 것을 내 안에 쌓아 나만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공부해서 남 주는’ 즉, 보람 있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나눔과 베풂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넷째, 수동적인 공부가 아니라 자기 주도적인 공부를 해야 합니다. 외적 동기보다는 내적 동기로 하는 공부가 지속하기도 쉽고 결과도 좋습니다. 누가 옆에서 지켜볼 때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다섯째, 학교 공부에서 그치지 않고 평생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학창 시절 공부만 열심히 한 사람이 평생 떵떵거리고 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사는 동안 쉬지 않고 공부하는 사람이 나이 들수록 더 행복해지는 시대입니다. 성공이 아니라 행복을 위해 평생 공부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책 읽고 토론하는 독서 모임이 있는데요. 혼자 책을 읽고 마는 게 아니라, 책을 읽고 자신만의 리뷰를 쓰고, 책에서 좋았던 대목을 발췌해서 남들 앞에서 발표도 하고, 그렇게 서로가 배운 것을 공유하면서 함께 공부하는 거죠. 동네 도서관에서 하는 독서 모임을 찾아가셔도 좋구요. 친구들끼리 모여 책 이야기하는 모임을 만들어도 좋습니다. 저는 그게 진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학습이 온전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습의 한자어를 보면, 배울 學에 익힐 習, 배운 것을 내 것으로 익히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배우기만 한 것은 내 것이 아니에요. 그것을 익혔을 때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저는 대학교 2학년 1학기 영어 성적이 D였어요. 영어를 그다지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요. 스스로 마음먹고 영어 회화를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말하기 훈련이었어요. 영어책을 눈으로 읽는 게 아니라 소리 내어 말하고 반복해서 외워 내 것을 만들었어요. 회화 테이프도 귀로 듣고 마는 게 아니라 따라 소리 내어 말을 했고요. 그 과정을 1년 넘게 반복하자 영어로 입이 트이더라고요.

10대에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건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왜 그럴까요? 수능은 모든 과목을 다 잘해야 합니다. 전 과목 평균을 높이는 게 핵심이거든요? 저는 수학을 못하는데 이과를 다니고 공대를 다녔기에 학교 성적이 바닥이었습니다. 하지만 스무 살 이후에는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못하는 수학보다 좋아하는 독서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자고요. 그러는 편이 공부가 더 쉽더라고요.

100세 시대, 어른의 진짜 공부는 즐겁습니다. 못하는 걸 붙잡고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걸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일이거든요. 저는 평생 책 읽기가 취미였고요. 이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집중하며 삽니다. 하루하루의 공부가 취미처럼 즐거울 수 밖에 없지요. 학창 시절 공부가 재미없었다면, 나이 50에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세요. 어른의 공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기에 훨씬 더 즐겁습니다. 



이제는 평생 공부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또 오래 사는 시대이기도 하지요. 오래 살기 때문에 변화하는 세상을 배우면서 늙어 가야 합니다. 공부를 잘하려면 체력도 좋아야 해요. 그래서 강원국 선생님은 건강 관리를 위해 세 가지에 힘쓰십니다.

첫째, 걷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베토벤, 정약용, 니체 할 것 없이 동서고금의 무수한 학자와 예술가들이 산책을 즐겼습니다. 뇌과학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앉아 있는 것보다 걸을 때 생각 회로가 활성화된답니다.

둘째, 충분한 수면. 우리 뇌는 잠을 잘 때 기억을 정리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감퇴하고요. 잠이 부족하면 대뇌 피질의 기능이 떨어지고, 의지력이나 절제력도 약해집니다. 낮잠도 자고 졸리면 잠깐잠깐 눈을 붙여야 합니다.

셋째, 적당한 휴식. 아무리 공부가 급해도 잠깐씩 쉬어야 잘됩니다. 쉬어 줘야 몸이 원기를 회복하고 더 잘 작동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그것을 찾는 게 공부입니다. 학교는 그것을 찾을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누구나 이것저것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학교와 사회는 그런 기회를 주는데 인색하거나 차별하지 않아야 합니다. 당장 잘하지 못해도 언젠간 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실패하고 실수했을 때 재도전의 기회도 줘야 하고요. 

강원국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공부의 원칙.

첫째, 해야 하는 일을 피하지 말자.
둘째,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하자.
셋째,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자. 할 수 있는 만큼 하자.
넷째,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다음을 기약하자.

공부란 무엇일까요? 강원국 선생님은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하십니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공부입니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요. 한 번에 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이루어지는데요. 다행히 이제 우리에게는 노후의 기나긴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나이 60 넘어 계속 일만 하는 것도 힘들어요. 그렇다고 그냥 놀기만 하는 건 좀 허무하지요. 노후의 시간에 공부를 취미 삼아 했으면 좋겠습니다.

10대를 위한 서른 가지 공부 이야기, 공부가 막막한 청소년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인데요. 평생 학습의 시대, 어른들이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권해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100세 시대에는 언제 해도 좋은 게 공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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