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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의 경제 공부

부자들의 소비습관

by 김민식pd 2023. 9. 29.

은퇴를 선택한 후, 저는 돈에 대한 공부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평생 알뜰하게 모은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또 노후에는 돈을 어떻게 벌고 써야할까?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부자가 되는 것이지요. 부자가 되는 방법을 연구한 사람들이 있어요. 일단 그들은 부자 동네에 사는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는데요. 값비싼 집에 살면서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 중에 진짜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랍니다. 부자처럼 보이지만, 진짜 부자는 아닌 거죠. 그럼 진짜 부자는 어디에 있을까? 그들이 20년간 1만 2천 명에 달하는 부자들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고 쓴 책이 있습니다.

<이웃집 백만장자> (토머스 J. 스탠리 , 윌리엄 D. 댄코 저자(글) · 홍정희 번역
리드리드출판)

저는 20대에 책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을 배웠어요. "부자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적으면 된다. 돈을 벌면 우선 저축부터 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한다. 저축하는 비율이 높고, 저축한 기간이 길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저는 이게 진리라고 생각해요. 많은 이들이 재테크라고 하면 높은 수익율을 보장하는 어떤 상품을 찾아 그게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코인이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심성이 겁이 많아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는 상품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2021년 1월 가입한 퇴직연금 펀드는 아직도 수익률이 마이너스 20%를 기록중이에요. 제게는 비싼 교훈을 알려줬지요. 역시 제일 안전하고 마음 편한 건 저축만한 게 없구나. 이 책에서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어느 누구든 적은 급여로도 노력・근면・절약・시간・가정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번 것보다 적게 소비하고,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성장할 수 있도록 ‘다름’에 투자하는 것이다.

‘부 富’는 ‘수입’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만일 당신이 해마다 많은 수입을 벌어들이면서도 그것을 모두 다 써 버린다면 당신은 ‘부유’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부유층의 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일 뿐이다. 부는 당신이 축적하는 것이지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이 점에 관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부를 축적하는 능력은 대부분의 경우 행운도, 유산도, 고학력도, 심지어 지성과도 관계가 없다. 부는 대개 근면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계획적이고, 자제력 있는 생활 습성으로 얻을 수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제력이다.'

제가 은퇴자를 위한 노후 대비 특강에 가서 꼭 하는 얘기입니다. 은퇴하고 나서 가장 중요한 건 자기 관리입니다. 매일 나가는 회사도, 매월 들어오는 수입도 사라지는 시점에 하루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쓰고, 평생 모은 돈을 어떻게 아껴쓸 것인가, 그게 기나긴 노후의 질을 좌우합니다. 돈을 버는 건 타인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데요, 돈을 아끼는 건 내 마음만 통제하면 됩니다. 돈을 버는 것보다 아끼는 게 더 쉬워요. 우리는 자제력을 키워야 합니다. 저자들이 발견한 부자들의 7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1. 그들은 자신의 부에 비해 훨씬 검소하게 생활한다.
2. ­그들은 부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효율적으로 할당한다.
3. ­그들은 상류층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것보다 재정적 독립을 더 중요시한다.
4. 그들의 부모는 성인 자녀에게 경제적 보조를 제공하지 않았다.
5. 그들의 성인 자녀들은 경제면에서 자립적이다.
6. 그들은 돈 벌 기회를 잡는 데 능숙하다.
7. 그들은 적절한 직업을 선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절제와 희생, 근면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사례 중 이런 사람이 있어요. 엄청난 과소비자로서 보트 2척과 제트스키 1대, 그리고 자동차 6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 와, 차가 6대라니 대단한 부자같지요? 2대는 리스한 것이고, 나머지 4대는 할부로 구입한 것입니다. 컨트리클럽 회원권 2개에 5,000달러가 넘는 시계를 차고 다니는데요. 엄청난 부자 같지요? 그는 인생이 즐거울까요?

'프렌드는 인생을 진정으로 즐겨 본 적이 없다. 좋은 물건을 많이 가지고는 있지만, 평소에 너무 많은 시간 동안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그런 물건들을 가지고 즐길 시간이 없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지낼 시간도 없다. 매일 해 뜨기 전에 출근하지만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추어 오는 경우는 드물다. 프렌드는 물욕에 사로잡혀서 물건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의 동기와 사고는 경제적 성공의 상징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는 남들에게 이러한 성공을 끊임없이 확인시켜야만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스스로를 확신시킨 적은 한 번도 없다. 그가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사실 모두 남에게 과시하기 위함인 것이다.'

저는 20년 넘게 시계를 산 적이 없어요. 무선호출기 삐삐나 휴대전화가 생긴 이후, 시간을 알기 위해 굳이 시계를 차야할 이유가 없어진 거죠. 저는 옷을 살 때, 중저가 브랜드를 고집합니다. 비싼 옷을 사잖아요? 그럼 왠지 그런 옷에 맞는 명품 시계나 엑세서리를 사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쇼핑보다는 도서관 나들이를 선호합니다. 나를 정의하는 것은, 내가 걸친 옷이나 장신구가 아니라, 내가 가진 생각이나 지식이라고 믿거든요.



미국 부자들의 특징 중 하나. 자신은 사업을 해서 부를 일구었는데요. 자식들은 공부를 시켜 전문가를 만듭니다.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을 피해 유럽을 떠나 온 백만장자 사업가가 있는데요. 자녀들에게 사업을 물려주는 대신 의사나 변호가 같은 자영업 전문가를 시킵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세상이 당신의 사업을 빼앗아갈 수는 있지만, 당신의 지식은 빼앗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래 유럽의 유대인들은 금융업이나 보석상같은 부자들이 많았어요. 히틀러는 경제 위기가 발생하자 돈 많은 유대인들에 대한 일반 서민들의 적개심을 부추겨 사람들의 분노를 유대인들에게 향하게 합니다. 그 결과 사업체와 자산을 몰수당하고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유대인들이 많지요. 그때 살아남은 이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고요. 유대인들은 훗날 뉴욕 금융가에서 큰 부를 일구게 됩니다. 내가 가진 자산은 언제든 잃을 수 있지만, 내가 가진 전문지식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어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수단을 소유하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왜 자기 사업을 할까요? 엄청난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내가 사장이라면, 하루 24시간이 다 내것이 되잖아요. 


'어떤 교수가 상장 회사의 간부급인 60명의 MBA 학생들 앞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무엇이 위험한 것입니까?

한 학생이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기업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 학생의 동기들은 그 말에 동의했다. 그러자 교수는 한 기업가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무엇이 위험한 일일까요? 하나의 소득원만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고용된 사람들은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는 것이지요. 소득원이 하나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나 당신의 사장에게 청소 용업을 제공하는 사업가는 어떨까요? 그에게는 수백 명의 고객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소득원이 수백 개나 되는 것이지요.'

저는 평생 MBC 피디로 살았습니다. 제게는 MBC 월급이라는 단 하나의 소득원이 있었지요. 회사에서 핍박받던 시절,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고 깨달았어요. 아, 나는 언제든 회사에서 잘릴 수 있는 사람이구나. 문득 입사하기 전, 통역사 시절이 그리웠어요. 프리랜서로 일하던 시절에는 소득원이 많았거든요. 토익 학원 문제 풀이 알바도 하고, 기업 세미나 통역도 하고, 소설 번역도 하고. 다시 소득원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책을 쓰고 강연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은퇴를 하고 나니, 이제 저라는 사람을 찾는 고객과 수입원은 다양해졌어요. 책을 여러권 썼으니, 여러 출판사에서 인세가 꾸준히 들어오고요. 각급 학교 진로특강, 도서관 저자 특강, 기업 사원 연수를 다니며 강의료도 들어와요. 물론 MBC 월급만큼 큰 액수가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건 아니지요. 작은 금액이 여러 차례에 걸쳐 들어옵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소득 역시 마찬가지더라고요. 강도보다 빈도가 중요해요. 하나의 수입원에 목을 매고 살면 불안해지는 시기가 옵니다. 퇴직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그렇지요. 수입원의 다각화가 필요하고요. 지출 내역의 간소화 역시 중요합니다. 버는 걸 늘리고 쓰는 걸 줄이는 게 부자가 되는 첩경입니다. 

여러분의 경제 생활에 늘 편안함이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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