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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의 경제 공부

진짜 부자 vs. 가짜 부자

by 김민식pd 2023. 3. 15.

저는 평소 택시를 거의 타지 않습니다. 버스 정거장으로 3개 이내 거리면 걷습니다. 교통비는 공짜에 30분간 걷기 운동을 할 수 있어요. 시내 이동이 길어지면 전철을 탑니다. 저렴한 요금에, 책 읽는 시간은 보너스예요. 택시를 타면 운동도 못하고 독서도 못하는데 돈은 돈대로 들어요. 평생 택시 탈 일은 거의 없었는데요. 예전에 소개한 책. <가진 돈은 몽땅 써라> (호리에 다카후미 저/윤지나 역/쌤앤파커스)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막 창업했을 때 경비를 절약하고자 주로 전철로 이동했는데, 그때 한 어르신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이동할 때는 택시를 타게. 택시비를 아껴야 하는 일은 하지 말게나. 만일 자네의 일이 시급으로 환산해 택시를 탈 수 없는 정도의 일이라면 그 일은 가치가 없는 일일세.”

  맞는 말씀이다. 나는 당시 몇 푼 하지 않는 교통비를 아끼려고 시간이라는 가장 중요한 자원을 낭비하고 있던 것이다. 어르신의 말씀에는 이동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일을 더 해 더 많이 벌라는 뜻도 숨어 있다. 전철 대신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먼저 도착해 남는 시간에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낫다.'

이 글을 읽고 앞으로는 저도 택시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후에는 돈보다 시간이 더 소중하니까요.  

나하고 생각이 같은 대목도 있습니다.

'나는 돈을 불릴 목적으로 하는 주식거래는 하지 않는다. 신뢰할 수 있는 소식통으로부터 “무조건 오른다.” 하는 정보를 들어도 사지 않는다. 앞으로도 주식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내가 제대로 모르고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에 돈을 걸고 싶지 않다. 또 무엇보다 내 인생의 목표는 어떻게든 돈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원 없이 즐기는 것이다. 겨우 그런 곳에 힘쓸 여력이 없다.'

저 역시 평생 주식을 하지 않았어요. 퇴직연금 펀드는 세제 혜택 때문에 반드시 들어야한다고 해서 2021년 1월에 가입했는데, 2023년 3월 현재 수익률 마이너스 30%를 기록중입니다. 수천만원이 허공으로 사라졌어요. ㅠㅠ 제가 퇴직한 시점이 하필 코로나로 주식 가치가 고점을 찍었던 때라... 아마 앞으로 저는 주식은 멀리하고 살 것 같아요.

드라마 감독으로 일할 때,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촬영장에서 수시로 주식 시세를 확인하는 이들도 있어요. 그 분들은 강철멘탈인가 봐요. 저는 시세창을 들여다보는 순간, 마음의 평정심이 사라지고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면 돈은 절로 따라 올 것이라 믿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주식 시장을 연구할 시간에, 내 업무 스킬을 향상시킬 방법을 고민하는 편이 나아요.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갖고 싶은 것은 모두 사라!”

'많은 사람이 저축에 대한 강박으로 쇼핑을 자제하곤 한다. 돈을 쓰면 지갑이 얇아지고 저축액이 줄어든다. 현대인은 수중의 돈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공포심이 매우 강하다. 불필요한 지출을 하는 것은 가능한 자제해야 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저축액이 10만 엔밖에 없는데 100만 엔짜리 물건을 사려 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짓이다. 분수에 맞지 않는 쇼핑은 자신을 망칠 뿐이다. 그러나 돈이 충분한데 ‘앞으로 더 중요한 일로 돈이 필요할지 모르니까.’, ‘예금은 웬만하면 깨고 싶지 않으니까.’라는 이유로 쇼핑을 자제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어리석다. 갖고 싶은 물건이란 본인에게 유익한 정보가 담겨 있는 물건이란 뜻이다.

편리함 혹은 쾌적함을 높이거나 새로운 만남의 계기를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효용이 있는 정보를 손에 넣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이를 빤히 알면서도 사지 않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저축액을 몽땅 다 써버리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참으면서까지 갖고 싶은 것을 사지 않고 참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최신 전자기기 같은 것은 ‘갖고 싶다.’ 생각이 드는 순간 바로 살수록 이득이다.'

이제 저는 저축하는 습관을 버렸습니다. 노후에는 버는 족족 쓰면서 살려고요. 92년부터 회사 생활을 했어요. 30년간 일하고 모은 걸로 충분합니다. 소득을 올리거나 연금을 받아 살려고 합니다만, 언젠가는 평생 모은 자산을 조금씩 까먹으며 사는 날도 오겠지요. 괜찮아요. 그러자고 모은 돈이니까요.


'돈은 소중하다. 그러나 쓰지 않으면 족쇄에 불과하다. 돈을 당장 내일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묵혀두지 말고 살아 숨 쉬는 현재에 써라. 목표를 위해 쓰지 말고 목표를 없애 무엇에도 속박당하지 않는 자유를 누려라! 가진 돈은 몽땅 써서 하고 싶은 걸 하라!

사람은 죽을 때 저지른 일보다 시작도 해보지 않은 일을 더 크게 후회한다고 한다. 돈도 마찬가지이다. 자신 있게 말한다. 쓴 후회보다 쓰지 않은 후회가 더 클 것이다. 주저 말고 하고 싶은 일에, 갖고 싶은 것에, 먹고 싶은 음식에 돈을 써라. 여러분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에 파묻혀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진짜 부자와 가짜 부자의 차이는 어디에서 올까요.

부자의 기준이 셋 있습니다.

1. 돈을 많이 버는 사람.
2. 돈을 많이 가진 사람.
3. 돈을 많이 쓰는 사람.
부자가 되는 데는 순서가 중요해요.
1, 2, 3의 순서로 하면 진짜 부자입니다. 많이 벌고, 잘 모아서, 노후에 풍족하게 쓰는 거죠.
가짜 부자도 있어요. 돈을 잘 벌지도, 모으지도 않았는데 일단 잘 쓰는 것부터 합니다. 부자가 되기는 쉽지않은데 부자처럼 보이기는 쉽습니다. 빚을 내어 쓰면 됩니다. 신용카드 한도액까지 쓰고요. 외제차를 할부로 사면 됩니다.

'가진 돈은 몽땅 써라'고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부자처럼 보이기 위한 소비를 하라는 말이 아니라,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해 경험에 투자하라는 말로 들립니다. 평생 모으기만 한 짠돌이의 경제 공부, 노후에는 어떻게 잘 쓰며 살 것인가?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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