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여행을 마친 후, 프랑스 샤모니로 갔어요.
먼저 TGV 떼제베 (프랑스 고속열차)로 제네바까지 갑니다.
제네바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로잔, 몽뜨뢰를 지나 아이글까지달립니다.
달리는 기차 옆으로 레만 호수의 절경이 펼쳐집니다.
마르티니 역에서 기차를 갈아탑니다.
몽블랑 익스프레스. 샤모니로 가는 열차고요. 블랑은 프랑스어로 하얀. 백지 수표나 백지 위임장은 까르뜨 블랑슈. 누군가에게 백지 위임장을 줬다면? 그를 최고로 모신다는 뜻이지요. 몽 Mont은 영어로 Mount. 즉 산입니다. 한여름에도 하얀 눈으로 덮인 산, 하얀 산 몽블랑.
열차는 이제 호수를 등뒤로 하고 알프스를 향해 오릅니다. 아기자기한 산골 마을 풍경이 차창밖으로 펼쳐집니다.
<스위스 셀프트래블>의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
'유럽을 몇 차례 다녀봤지만, 스위스만큼 열차 여행이 어울리는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보통 도보 이동이 잦은 유럽 여행에서 대부분은 이동 중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위스에서는 그러기 쉽지 않다.
깜빡 잠든 사이 알프스의 초원과 목가적인 전원 풍경, 에메랄드 호수의 아름다운 풍광이 끝없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이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잘 볼 수 있는 다양한 열차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파노라마 관광 열차다.
골든패스 라인 Goldenpass Line
골든패스 라인은 스위스의 독일어권과 프랑스어권을 연결하는 관광 열차로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을 거쳐 몽트뢰로 향하거나 혹은 반대의 루트로 운행한다. 여행자가 상상하는 스위스의 목가적인 풍경이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골든패스 라인이다. 알프스의 목초지대를 지나기 때문에 푸른 벌판 위를 자유롭게 뛰노는 소와 양, 알프스 전통 가옥 형태인 샬레 등 동화 같은 모습을 파노라마 통창을 통해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다. 툰 호수, 브리엔츠 호수, 레만 호수 등 스위스 중남부의 주요 호수들도 지난다.'
다음에 유럽에 기차 여행을 가신다면 꼭 한번 이용해보시어요.
몽블랑 익스프레스, 유레일 패스로 탈 수 있는 열차고요. 제네바에서 샤모니로 가는 내내 풍광이 끝내줍니다.
1992년 유럽 배낭 여행을 다녀올 때, 마지막 파리 공항에서 함께 출발했던 배낭족들을 만났어요. 서로 여행담을 나누었는데요. 제가 "스위스 인터라켄이 참 좋았어요. 알프스 산이 예쁘더라고요." 했더니 누가 "그럼 다음에는 프랑스 샤모니에 가보세요. 기차 타고 가면서 보는 풍경도 예쁘고, 마을도 예뻐요."라고 권했어요. 언젠가 장기 유럽 여행 갈 시간이 난다면 샤모니에 가야지 했는데...
나이 쉰 넷에 이제야 왔네요.
나는요, 나 자신과 한 약속을 제일 열심히 지킵니다. 나는 나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거든요.
이번에 여행 다니며 깨달은 점. 30년전보다 유레일 패스로 유럽 기차 여행 다니기가 훨씬 더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낯선 도시에 도착하면 기차역에 가서 출발편 열차표 좌석 예매가 가장 어려웠거든요. 이젠 레일 플래너 앱을 깔면 어디서든 예매할 수 있어요. 그리고 열차편이랑 시간 검색도 편하고요.
중부 유럽을 기차 타고 한바퀴 싹 돌았어요.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같은 남부 유럽은 뺐습니다. 여름에 남부 여름은 너무 덥거든요. 북부 유럽도 제외했어요. 동선을 최대한 단순화시켰고요. 한번 지나간 길은 돌아가지 않으려고 고민을 많이 했지요.
20대에는 야간 열차로 이동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엔 무조건 낮시간에 4~5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지역만 다녔어요. 50대에는 밤에 숙면을 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잘 자야 낮에 활기가 솟아요.
저는 열차 여행을 좋아합니다. 책을 읽을 수 있거든요. 딸이 가져온 윤동주 시집을 읽기도 하고요.
신문 인터뷰 기사를 읽다 장하준 선생님이 신작을 내셨다는 소식을 듣고 전자책으로 구입했어요. 이 책 진짜 좋아요. '경제학 레시피.' 요리라는 소재를 가지고 경제 이야기를 풀어주십니다.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해요.
'나는 맛있는 음식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기도 하고, 함께 식당을 찾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요리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함께 군침을 흘리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이해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경제학 이론을 소화하고, 섞고, 융합하면서 내가 얻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나의 지적 친구들인 독자들과 이 책을 통해 함께 누리고 싶다.'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 (장하준 지음, 김희정 번역 / 부키출판사)
책을 보니 유럽 각국의 요리 이야기가 나오고요. 독일의 경제 발달 과정에 대한 설명도 나옵니다. 이 책을 읽은 덕분에 유럽 여행이 더욱 풍성해졌어요.
역시 독서와 여행은 궁합이 참 잘 맞아요. 특히 기차타고 갈 때는 책이 최고의 동반자랍니다.
이 책의 리뷰는 글을 잘 다듬어 훗날 다시 올릴게요. 책부터 먼저 읽어보셔도 좋아요. 정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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