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5주간 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중 가장 즐거웠던 활동은 도시마다 있는 free walking tour였어요.
프라하라는 도시를 여행중이라면, free walking tour prague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뜹니다.
신청을 하면 메일로 모이는 장소와 시간 안내가 날아옵니다.
가보면 우산을 든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어요. '무료 걷기 여행'에 대해 그날의 가이드는 이렇게 설명했어요.
"여러분은 흔히 여행 상품을 선택할 때, 어떤 경험을 할 지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돈을 내지요. 프리 워킹 투어에서는 경험을 먼저 해봅니다. 그런 후, 여러분의 만족도에 따라 투어가 끝난 후 가이드에게 감사의 표시로 팁을 주시면 됩니다."
프라하의 천문 시계탑에 대해 설명하는 가이드. 이 분은 벨라루스 사람인데, 체코의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동경해 열아홉살이 되자 고향을 떠나 프라하로 왔고요. 이후 프라하와 사랑에 빠져 이 멋진 도시에 대해 공부를 하고 투어 가이드가 되었다고요.
여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그날의 가이드는 현지 대학생 청년인데요. (가운데 오렌지 색 접은 우산을 손에 든 남자) 자신의 고향을 찾아온 외국인들에게 프랑크푸르트의 역사를 들려줍니다.
제가 만난 가이드 중 최고는 벨기에 브뤼헤에서 만난 이 분입니다. 원래 직업은 공연예술인에 벌룬 아티스트, 풍선 인형 만들기 장인입니다.
워킹 투어 멤버 중에 커플이 있었어요. 남자를 불러 기둥을 안아보라고 시킵니다.
그러더기 갑자기 풍선을 불어 수갑을 만들어 채우고,
여자 친구를 불러내어 즉석에서 프로포즈를 하게 합니다.
어떤 장소에서는 "브뤼헤에서 풍광 사진 찍기 가장 좋은 곳은 여기입니다."하고 참가자들의 사진을 찍어줍니다.
영어로 진행하는 투어라니 부담스러우신가요?
자, 유럽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프리워킹 투어는요.
첫째, 유럽 현지인이 진행합니다. 그들 역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에 말이 어렵지 않아요.
둘째, 참가자들이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온 가족들은 영어가 제2외국어니까요. 듣는 사람을 배려해 최대한 쉽게 말합니다.
셋째, 가이드의 수입은 투어가 끝난 후 팁으로 결정됩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재미나게 영어로 이야기합니다.
미리 한국에서 여행 가이드북을 읽고 도시의 역사를 공부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유럽에 자유 여행을 가시면 꼭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처음엔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는데요.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영국 부모님이 아이를 데리고 제게 오셔서는요. "12살 난 우리 딸이 케이팝 팬인데, 당신이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엄청 반가워해요."
그래서 같이 인증샷을 찍었어요. 블랙핑크 팬이랍니다. 케이팝 덕분에 요즘 세계 어딜 가든 한국 여행자들은 기 펴고 살아요. 고마워요, 블랙핑크!
암스테르담에서 만난 가이드 왈리는 자신의 이야기에 잘 웃고, 질문에 대답도 잘 해주는 저와 금세 친해졌어요.
20대에 영어 회화책 문장 암송을 하며 꿈꿔온 순간입니다. 언젠가 나이 들어 은퇴하면 세계일주 여행자가 되어 각국을 다니며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거든요. 이번 여행하며 자꾸만 제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귀찮고 힘들어도 하루에 영어 문장 열 개씩 꼬박꼬박 외운 20대의 민식아, 고마워. 다 네 덕분이야."
38일간의 유럽일주, 정말 즐거웠고요. 여러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영어 회화를 공부하고 언젠가 자유 여행을 떠나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
그 시작은...
역시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읽는 것이지요. ^^
독서할 짬이 나지 않았다면, 이번에 교보문고에서 새롭게 오디오북이 나왔어요. 운전하거나 산책하면서 심심풀이삼아 들어보세요. 이 오디오북이 여러분에게 영어 공부에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5372478
여러분, 인생 길어요~
제가 20대에 공부한 덕을 50대에 보고 있잖아요?
50대에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 나이 7,80에 유창한 영어 회화 실력을 갖춘 세계 일주 여행자로 거듭 나실 겁니다.
내 인생 마지막 영어 공부, 오디오북으로 시동을 걸어보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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