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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3번째 퀀텀 리프가 온다

by 김민식pd 2023. 5. 8.

새 책을 홍보하기 위해 나가는 유튜브 채널마다 챗GPT에 대해 물어봅니다. 처음 나간 영상에서 한 이야기가 호응이 좋았나봐요. 같은 질문을 계속하시는데요. 무척 난감합니다. 제가 인공지능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간단한 인상평을 할 뿐인데요. 얼른 책부터 찾아 읽습니다. 마침 크레마 북클럽에 전자책으로 올라온 책이 있네요. 

<한경무크 챗GPT 2023 : 한 권으로 마스터하는>

새롭게 등장하는 최신기술은 언제나 있어 왔지요. 기술이 나왔다고 바로 세상을 바꾸지는 않아요. 중요한 건 대중들과의 접촉이지요. 기술이 대중화하는 순간 퀀텀리프가 일어나는데요. 저는 챗GPT가 정보화 시대의 3번째 퀀텀 리프일거라 생각합니다. 그 첫 번째는 인터넷이에요. 인터넷은 1969년에 미국 국방부가 각지에 분산된 컴퓨터를 서로 연결하기 위해 발명했어요. 하지만 대중들에게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요. 1994년 야후가 출시되고 일반 대중이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서부터 비로소 인터넷의 대중화가 시작되고요. 소형 단말기로 팜 파일럿 같은 PDA가 나오긴 했지만, 소수의 얼리 어답터들만 썼어요. 그러다 2007년 아이폰이 나오면서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됩니다. 인공지능 서비스로 처음 알려진 건 2016년 봄 ‘알파고’입니다. 하지만 그건 일반 대중이 사용할 수 없었어요. 챗GPT는 알파고와 달리 누구나 써볼 수 있습니다. 웹브라우저로 홈페이지들을 처음 클릭했던 느낌, 아이폰을 처음 써봤던 느낌에 버금가는 마술 같은 경험을 선사하며 정보화의 3번째 변화가 왔음을 알려주고 있지요. 

챗GPT의 핵심 모델은 3가지 단계로 학습합니다. 
먼저 GPT-3가 엄청난 규모의 트랜스포머(transformer) 모델과 엄청난 규모의 문서 데이터를 ‘단어 가리고 단어 맞추기’ 형태의 자가지도 학습 (self-supervised learning)을 통해 혁신을 일구어냈다면, GPT-3.5는 전문가가 만든 양질의 정답이 있는 데이터가 만들어 낸 혁신입니다. 머신러닝에 전문가의 피드백이 더해지면서 GPT-3.5가 생성하는 글의 품질이 월등하게 좋아진 것이지요. 


두 번째, 초거대 언어 AI는 같은 입력에 대해 여러 가지 글이 생성됩니다. 전문가들이 여러 글에 대해서 상대평가를 해서 순위를 매기도록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랭킹 데이터를 이용해서 보상모델을 학습시킵니다. 보상 모델을 가진 GPT-3.5는 이제 스스로 쓴 글이 얼마만큼 잘 쓴 글 인지를 정량화할 수 있고, 더 잘 쓴 글과 덜 잘 쓴 글을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거지요.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 보상 모델을 활용하여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강화 학습을 적용하는 거지요. 더 많은 사람이 쓰면 쓸수록 더욱 글을 잘 쓰는 AI가 됩니다. 즉, 대중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챗GPT는 앞으로 놀라운 속도로 기량이 좋아질 겁니다.

챗GPT는 학습한 샘플 데이터, 챗GPT에 설정된 답변의 우선순위, 답변에 대한 교육과 평가에 따라 답변의 정확성이나 진위 여부가 갈립니다. 최종현 연세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챗 GPT는 다른 GPT 모델에 비해 아웃풋과 컨텍스트가 다양해 AI가 창의력을 갖추거나 통찰력이 있다고 착각할 만하지만 단어 시퀀스를 조합해 확률이 가장 높은 답을 내놓는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챗GPT가 학습한 원 데이터에 있는 통찰력을 우리는 인공지능의 통찰력이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결국 그 통찰력도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라는 거죠. 데이터가 쌓이고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각 분야의 ‘진짜 전문가’들만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AI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적응이 관건입니다. 챗GPT로 과제를 하는 것에 대해 각 대학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반면, 대학 수업에 챗GPT 사용을 ‘의무화’한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미국 명문 MBA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이선 몰릭 교수는 올해 강의에 ‘챗 GPT’를 허용한 것은 물론 사용을 의무화했다고요. “우리는 전자계산기가 있는 세계에서 수학을 가르쳤다”며 “이제 교육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학생들에게 이 세상이 다시 어떻게 변했고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데요. 저 역시 그의 말에 공감합니다. 챗GPT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길들여야 할 새로운 도구입니다.

챗GPT와 대화를 나눌 때는 묻는 사람에 대한 기본 정보나 주제를 세밀하게 지정할수록 더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답니다. 이를테면 ‘여름 방학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라고 묻기보다, ‘나는 10살짜리이고, 재밌는 말투를 좋아해. 남자아이고, 스포츠를 좋아하지. 싫어하는 건 책읽기, 수학문제 풀기야. 나에게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줘.’라고 하는 편이 훨씬 더 좋은 것처럼요. 



‘한국은 행운의 나라다. 2016년에 알파고가 하필 한국 서울 광화문 포시즌 호텔에서 이세돌 9단과 대결을 했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인공지능의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국민들이 한국인들이다. 그러한 인공지능이 과연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인지, 또는 메타버스인지 블록체인, 암호화 폐인지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 챗GPT가 나오면서 “역시 인공지능이었어”라는 것이 전 세계적인 인식이다. 그런 면에서 2016년에 알파고가 한국에서 이세돌 9단과 했다는 것은 한국으로서는 큰 축복이다.

물론 엔지니어나 과학자의 머릿수로 따지자면 중국에 크게 못 미친다. 한국은 그래도 인터넷 산업을 지켜내온 문화가 있다. 일본만 해도 야후 재팬이나 아마존이 지배하는 형태지만 한국은 네이버, 카카오가 지키고 있다. 한국은 또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있는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고, 초거대 AI에 통큰 투자를 할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좋은 여건으로 꼽힌다.’

이전에 찾아온 정보화 시대, 2번의 퀀텀 리프는 우리에게 도약의 기회였어요. 인터넷 산업이 발달할 때, 우리는 정보화의 물결에 재빨리 올라탔고요. 네이버와 카카오같은 자국 기반의 인터넷 산업을 발전시켰어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선전하면서 글로벌 베스트셀러 상품이 되었지요. 저는 한국이 3번째 퀀텀 리프의 수혜국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챗GPT가 가져올 변화,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의 파도를 즐기는 마음으로 서핑을 해보아요~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자!' 그람시의 명언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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