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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당중독 7가지 체크리스트

by 김민식pd 2022. 12. 16.

나이 들어 좋은 삶을 방해하는 건, 작은 통증을 몸에 달고 사는 일입니다. 약이나 수술로 속 시원하게 고칠 수 없는 만성 통증이 있어요. 왜 이렇게 아플까요? 모든 질병의 시작은 ‘염증’입니다. 우리 몸의 염증은 관절염뿐만 아니라 당뇨, 암, 치매, 비만,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데요. 네, 살이 찌는 것도 염증이랍니다. 비만은 염증 매커니즘에 의해 발생하고요, 내장지방은 더 큰 염증을 일으킵니다.

급성염증은 약성이 강한 약으로 치료하면 빨리 나을 수 있는데, 만성염증을 없애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한 약을 쓰기 어렵습니다. 그 대안으로 약성이 분명하되 성질이 부드러운 음식을 처방해 염증에서부터 해방되자고 하시는 한의사 선생님이 계십니다. 음식으로 병을 치료하는 ‘식치 食治’ 전문가이신 경희대 한의학 박사 정세연 선생님. 66만 구독자가 모인 유튜브 채널 <정세연 한의사의 라이프 레시피> 줄여서 ‘정라레’로 유명하신데요. 모든 사람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책을 내셨습니다. 

<염증 해방> (정세연 지음 / 다산라이프)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데 가장 위협이 되는 질병 다섯 가지를 꼽으라면 암, 심장질환, 당뇨, 관절염, 그리고 치매를 들 수 있습니다. 이들 질병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요, 모두 ‘만성염증’과 관련이 있다는 거지요. 물론 염증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염증은 원래 우리 몸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만든 복구 과정입니다. 우리 몸은 세균, 바이러스, 이물질 등 몸에 해로운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매일 전쟁을 치릅니다. 의학 용어로는 ‘면역 반응’이라 하지요. 면역력이 부족해도 문제지만, 과해도 문제가 생깁니다. 작은 먼지 입자나 꽃가루에 과민하게 반응해서 콧물, 재채기 등 괴로운 비염을 달고 사는 것도 과도한 면역력 탓이지요. 즉 면역은 무조건 키우는 게 답이 아니라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한데요.

면역 균형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장내 미생물입니다. 장내 미생물들이 기본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섬유소입니다.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배달음식 위주의 식단이나 가공식품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 섬유소의 섭취가 부족해지고요. 장내 미생물들이 굶어 죽습니다. 우리 몸속에서 평생 함께 살아가는 장내 상주균, 반려균이라 불러도 좋겠지요. 반려동물을 잘 보살피듯, 반려균도 대접을 잘해야 합니다. 

사람이 소화하지 못하고 장내 미생물에게 도달하여 먹이가 되는 탄수화물을 전문용어로 ‘맥’이라고 합니다. ‘미생물총 접근 가능한 탄수화물 Microbiota Accessible Carbohydrate’ MAC. 맥을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이 건강해지고 그 결과 면역 균형을 이루고요. 

맥에는 크게 7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통곡류, 가공하지 않은 쌀이나 밀, 즉 현미나 통밀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콩. 검정콩, 약콩, 렌틸콩, 또는 콩으로 만든 두부. 세 번째는 견과류, 신선한 호두 아몬드 등. 네 번째는 껍질째 먹는 과일인데요. 사과도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째 먹는 게 좋다고 하시네요. 다섯 번째는 채소류. 양배추, 치커리, 양파, 당근. 여섯 번째는 김,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 일곱 번째는 버섯이랍니다. 앞으로는 내 입맛만 생각하지 않고 장내 미생물도 잘 챙겨 먹일 수 있도록 맥을 신경 써서 식단을 짜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정세연 한의사를 찾아온 환자가 ‘생전 없던 피부 염증이 생겨서 고생했어요’ 하시기에 저자는 대뜸 ‘최근에 단 것 많이 드셨죠?’하고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어떻게 아셨어요? 최근에 생일 선물로 케이크를 많이 받았거든요. 며칠간 케이크를 계속 먹었어요.’하고 놀라셨다고요. 

만성염증은 꼭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외부 침입자를 통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신체 내부의 요인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도 상당한데, 그중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주범이 바로 ‘설탕’입니다. 건강한 남성에게 매일 설탕이 첨가된 음료를 마시게 했더니 염증 지표가 상승하고, 체중, 공복혈당, 그리고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까지 증가했다고요. 

집에서 직접 해 먹는 음식에 들어가는 설탕을 줄여도 밖에서 사 먹는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과당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음료수에 첨가되는 액상과당은 특히 간에 부담을 주는데요. 당을 지방으로 전환시켜 지방간이 생기게 하고 더 진행되면 염증을 발생시킵니다. 이런 첨가당의 가장 큰 문제는 먹을수록 의존성이 생긴다는 거지요. 중독되기 쉬운데요. 본인이 당 중독인지 스스로 진단해볼 수 있는 7가지 체크리스트가 있습니다. 

배가 불러도 달콤한 디저트를 꼭 먹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초콜릿이나 케이크처럼 단 음식으로 푼다.
책상이나 식탁에 항상 과자나 초콜릿 등이 놓여 있다. 
원두커피보다는 설탕이 들어간 믹스커피를 좋아한다. 
물보다는 음료수를 즐겨 찾는다. 
단 것을 먹고 싶지만 먹지 못할 때 불안과 초조함을 느낀다.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면서 한편으로는 죄책감을 느낀다. 

7가지 증상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당 중독증을 의심해보라고 하시는데요. 저는 다섯 개 해당이 됩니다. 와, 습관을 바꿔야겠네요. 



현대인의 병은 대부분 생활습관병입니다. 만성염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염증을 유발하는 습관들이 하나둘 쌓이면 나도 모르게 염증성 체질로 바뀝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습관이 병을 부른다면, 반대로 습관 하나만 바꿔도 염증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정세연 선생님은 염증을 줄이는 생활습관 4가지를 처방해주십니다. 

첫 번째, 숙면을 취하세요. 
만성염증과 가장 큰 연관성이 있는 습관 중 하나가 수면습관입니다. 수면은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자는 시간이 아니에요. 염증에 노출되었던 내 몸을 건강한 상태로 복구하는 귀한 시간입니다. 수면장애가 있을수록 염증 수치가 증가하는데요. 수면 시간이 8시간 이상인 경우에도 수치가 증가한다고요. 7시간 정도가 가장 좋답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합니다. 오전에는 햇빛을 충분히 쪼이고, 낮에는 부지런히 움직이시고, 늦은 밤 야식이나 TV 시청은 피하고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

두 번째, 자주 움직이세요. 
염증을 부르는 또 다른 습관은 오랜 좌식 생활입니다. 사람은 본래 움직이는 동물입니다. 팔다리를 움직이고 걷고 뛰면서 근육이 수축 이완할 때 혈액순환과 림프순환이 활성화되도록 설계되었어요. 이런 활동이 독소와 염증물질을 배출시키지요. 하루 1시간 운동하고 마는 것보다는 50분 앉기와 10분 움직이기를 반복하며 짬짬이 운동을 하면서 원활한 순환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세 번째, 스트레스를 키우지 마세요.
모든 스트레스가 독이 되는 건 아닙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외부의 공격과 스트레스에 저항하고 극복하기 위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킵니다. 코르티솔 호르몬은 혈중 포도당을 높여 뇌와 장기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염증을 억제합니다. 다만 스트레스가 오래 계속되면 부신 기능이 고갈되어 코르티솔 수치가 뚝 떨어집니다. 

스트레스는 적절히 관리해야 합니다. 미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 스트레스받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아, 나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것은 내 건강에 꼭 나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거야’ 하고 믿는 사람들이 훨씬 더 건강하게 장수하는 걸로 나타났다고요. 역시 건강은 본인이 마음먹기에 달려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 찾아보는 게 있어요. 이 책을 읽고 처음 배운 건데 손쉽게 일상에서 실천하여 좋은 습관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 그건 바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꿀법 호흡입니다. 책에서 배운 꿀벌호흡법 따라 하기, 순서대로 알려드릴게요.
첫째,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편안한 자세를 취합니다.
둘째, 평소대로 자연 호흡을 몇 번 들이쉬고 내뱉습니다.
셋째, 입을 다문 상태에서 코로 숨을 마시고요.
넷째, ‘훔 Hum’이라는 소리를 내면서 숨을 천천히 내쉽니다. 소리가 사그라들 때까지 진행합니다.
다섯째, 5회 반복한 뒤 자연 호흡으로 돌아와 들숨과 날숨을 편안하게 느껴봅니다.

인도의 명상법과 비슷한데요. 확실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요. 

네 번째, 물을 챙기세요. 
우리 몸에 매일 쌓이는 독소를 청소해주는 게 바로 물입니다. 물을 마시면, 몸을 물청소하듯 독소를 씻어냅니다. 수분이 부족한 탈수 상태에 놓이면 염증이 잘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수분보충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세연 한의사 선생님이 처방해주신 탕 중에 집에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게 있어요. 바로 음양탕입니다.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을 섞어 만든, 순환하는 물. 차가운 물을 마시면 위장으로 가는 혈류를 떨어뜨려 물의 소화 흡수를 방해합니다. 뜨거운 물을 마시면 위식도 점막의 손상이나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요. 미지근한 상온 상태의 물이 흡수율도 높고 몸에 부담도 적습니다. 

하루 중 탈수가 가장 많이 진행된 때가 아침 기상 후 공복 상태인데요. 이때 음양탕 한 잔을 마시면 잠자고 있던 위장관을 깨워 소화작용이 촉진되고 탈수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저는 물을 따뜻하게 데우고요. 냉장고 속 생수와 섞어서 마십니다. 음양탕, 캬아아, 아침부터 보약을 지어먹는 기분이네요.

이 책의 1부에서는 ‘염증 해방’, 염증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요. 2부는 ‘염증 식치’라 하여 내 몸을 살리는 음식 처방전이 소개됩니다. 음식으로 병을 치료하는 한의사 선생님답게 다양한 처방이 나오는데요. 코의 염증을 다스리는 파뿌리탕, 목의 염증을 다스리는 약도라지고, 고지혈증과 지방간을 다스리는 키위, 위식도의 염증을 다스리는 양배추찜, 뼈 건강을 다스리는 꽈리고추멸치볶음 등, 다양한 증상에 맞춰 음식 처방을 소개해주십니다. 책의 핵심 내용은 이 2부에 다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으로 꼭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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