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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로마의 일인자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by 김민식pd 2022. 11. 21.

<로마의 일인자> 1권 (콜린 매컬로 지음 / 강선재 신봉아 이은주 홍정인 옮김 / 교유서가)

1990년대 영어 공부하느라 용산 미군 부대 앞 헌책방을 뒤지다 만난 책이 있어요. The First Man in Rome 20대의 저는 서울에 올라와 고군분투하며 하는 촌뜨기였어요. 책에는 나처럼 촌뜨기인데 로마에서 1인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는 남자가 나옵니다. 

‘마리우스는 어느 촌구석에서 개천의 용처럼 나타난 무관 출신이었다. 그리스어를 못한다는 소문도 있었고, 지금도 흥분하거나 화가 나면 모국어인 라틴어에 시골 사투리가 섞여 나왔다. 그가 원로원 의석 절반을 사고팔 수 있을 만큼 재력가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전쟁터에서였더라면 원로원 모두를 전술로 압도할 수 있는 실력자라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혈통이었다. 그리고 그의 혈통은 고귀하지 않았다.’

(31쪽)

여기에 무일푼의 술라가 등장합니다. 나름 귀족의 혈통을 물려받기는 했지만, 돈이 없어요. 아버지가 로마의 다섯 경제계급 중 가장 낮은 계급에 등록하는 데 필요한 수입이나 재산조차 물려주지 못했어요. 미남자인데다 성적 매력도 철철 넘치기에 돈 많은 두 애인에게 기생하며 사는데요. 그 애인 중 하나는 심지어 자신의 의붓어머니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새 어머니랑 계속 사는 거죠. 그는 정치적 야심을 품고 살지만 수입이나 재산이 없이는 원로원 의원이 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술라는 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로마는 스스로 왕정을 폐지한 나라입니다. 당시 세상 대부분의 나라가 절대군주의 통치를 선호했는데요. 유독 로마인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리스인도 민주정을 선택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우왕좌왕하다 망해서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로마는 왕정도 아니고, 민주정도 아닌, 소수의 지배 체제를 선택합니다. 바로 명문가라는 시스템을 통해서요. 귀족들의 세습 체계를 통해 다수를 통치하는데요.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자들이 바로 마리우스같은 신진세력입니다. 

책 뒤표지에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500년 낡은 체제의 끝, 지키려는 자, 새로이 세우려는 자, 욕망과 신념, 타락과 혁명의 격돌, 그 100년의 싸움이 시작된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7부작은 천년 넘는 로마 역사의 가장 큰 분수령, 즉 기원전 110~27년의 기간을 다룬다. 외형적으로 보면, 로마의 지중해 제국이 완성되는 시기가 바로 그때였다. 그러나 그 시기는 무엇보다 거대한 체제 변혁기였다. 즉, 500년 역사의 공화정 체제가 와해되고, 새로운 통치체제가 탐색되는 시기였다. 도시국가 시절의 로마는, 폭군이 나오기 쉬운 왕정을 몰아내고 공화정으로 전환했지만. 이제 지중해 제국이 된 마당에 그에 적합한 새로운 체제가 필요했던 것이다.'

수백 명의 엘리트로 구성된 원로원, 그리고 그것을 실질적으로 조종하는 문벌은 제국의 통치에 효율적이지 않아요. 좀 더 권력집중적인 통치제제가 절실하고요. 그 대안이 훗날 황제체제로 드러납니다.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이래 로마는 500년간 황제정으로 존속하는데요. 변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로마의 영웅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이 소설이 <가시나무새>를 쓴 콜린 매컬로 작품이라는 건 모르고 있었어요. 예일대 신경학과 교수로 일하며 연구와 강의를 하던 저자가 <가시나무새>로 대박을 치자, 마흔 살에 과학자의 삶을 접고 전업 작가의 길을 선택합니다. 그 후 1990년에 내놓은 <로마의 일인자>를 시작으로 20년 동안 <마스터스 오브 로마> 7부작을 발표합니다. 

MBC 입사 후 바빠서 저자의 후속작을 읽지 못했어요. 주위에서 재미있다는 평을 듣고 첫 책을 손에 잡았다가 로마식 이름들이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도통 따라가기 힘들었는데요. 저와 독서 모임을 하는 후배가 권해서 다시 찾아 읽었는데요. “아, 드디어 내가 노후의 긴 시간 빠져읽을 책을 찾아냈구나!”하고 쾌재를 외쳤어요. 어렸을 때는 대하소설을 좋아했는데요. 최근에는 그렇게 빠질 만한 작품을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임자를 만났어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에 도전하는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어 오늘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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