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간헐적 단식에 꽂힌 이유

by 김민식pd 2022. 9. 23.

안녕하세요, 좋은 삶 좋은 책 꼬꼬독의 김민식입니다.


‘꼬꼬독’이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의 줄임말인데요. 책을 읽다 보면 꼬리를 물고 질문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관련 주제에 대한 책을 이어서 읽습니다. 제가 요즘 관심 있는 주제는 단식입니다. 밥 굶는 일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냐고요? <노화의 종말> 소개 영상이 조회수 200만을 넘겼습니다. 열흘 간 8킬로그램을 뺐다는 이야기가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을 줄 몰랐어요. 유튜브 영상에 여러분이 달아주신 댓글을 보면 또 질문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자꾸 책을 읽습니다. 


같은 주제라도 글을 쓴 저자에 따라 접근 방식은 달라집니다. <간헐적 단식, 내가 한 번 해보지>, 저자인 아놀드 홍 선생님은 평생 보디빌더로 살아오며 음식과 전쟁을 벌이며 살아왔어요. 그분이 간헐적 단식을 만나 먹는 행복을 되찾습니다. 그 책은 다이어트와 몸매 관리를 도와주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간헐적 단식을 다루는데요. 의사가 질병 치료를 위해 간헐적 단식을 소개하는 책도 있어요. 

<1일 無식> (안드레아스 미할젠, 주잔 키르슈너 브로운스 공저 / 박종대 역 / 사람의집) 

유럽 최대의 대학 병원인 샤리테 베를린 대학 병원 자연 요법과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안드레아스 미할젠이 쓴 책인데요. 이분, 단식을 메스를 대지 않고 하는 수술이라 부릅니다. 고령화 시대에 만성 질환은 갈수록 증가합니다. 약물 처방이나 수술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영양과 단식을 통해 평소에 건강을 지키는 습관이 중요하다고요.

지난 10년간의 식단의 유행을 살펴보면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한때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지방을 많이 먹는 저탄고지 식이법이 유행하더니, 다음엔 저지방 식이법이 인기였고, 또 그다음엔 육류를 많이 먹고 유제품과 곡물, 빵, 설탕, 술은 일절 먹지 않는 〈석기 시대 식단(팔레오 식이법)〉이 주목을 끌었지요. 끊임없이 새로운 식단이 유행을 타는 건, 아직 우리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뜻 아닐까요?

우리가 삼시 세끼를 먹기 시작한 건 불과 600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유전자와 세포에는 아직도 수렵과 채집을 하던 시절의 소화 방식이 뿌리 깊이 박혀 있어요. 우리는 1년 내내 매일 24시간 동안 언제든 먹을 수 있죠. 그 결과 소화 기관은 쉴 새 없이 일을 하고, 물질대사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이제는 영양 결핍이 아니라 영양 과잉이 각종 질환의 원인입니다.

옛날에 무엇을 언제 먹을지는 인간이 아닌 자연이 정했습니다. 석기 시대 인간들은 풍성하게 열매가 열린 식물을 발견하면 바로 배를 채웠고, 동물을 잡아도 즉시 먹었죠. 냉장고가 없으니까. 살던 땅에 먹을 것이 없어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몇 날 며칠 전혀 먹지 못할 때도 많았어요. 해가 떨어지면 식사는 끝났고, 어두워지면 잠을 잤습니다. 해가 뜬 뒤에도 시리얼 형태로 아침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고, 다시 힘을 내어 먹을 것을 구하러 다녔죠. 운이 나쁠 때는 양식을 찾는 길이 아주 멀고 험난했습니다. 곳곳에 먹을 것이 널린 여름은 사정이 나았겠지만, 척박한 겨울은 특히 힘들었을 겁니다.

그 시절, 음식물 섭취는 반복적으로 중단되었겠지요. 오래 굶거나 짧게 굶는 차이만 있을 뿐이죠. 긴 시간을 굶어도 우리 몸에 이상이 나타나지는 않았어요. 아니, 오히려 그 반대였죠.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서 우리 몸의 세포가 휴식을 취하면서 자기 정화 메커니즘을 작동시켰어요.

현대인의 만성 질환의 70%는 잘못된 영양 섭취에 기인하고요. 식이요법과 단식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치료 단식이든 간헐적 단식이든 단식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쉽게 실천할 수 있고, 돈이 적게 들고,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거죠. 

저자인 미할젠 박사는 책에서 치료 단식, 간헐적 단식, 격일 단식, 5:2 단식 등 다양한 단식법을 제안하고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단식법을 찾아낸다면, 그것이 가장 쉽고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각종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영상에 달린 댓글에서 곰탱이님, 이런 질문을 주셨어요.
‘블랙커피는 횟수 제한 없이 마셔도 갠찮을까요??’

책을 찾아보니 미할젠 박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침 식사는 하지 않지만 우유와 설탕을 넣은 커피를 마시면 간헐적 단식이 깨지는 건가요?〉 
넣는 양에 달려 있습니다. 거품을 낸 우유를 조금 넣는 것은 단식 효과를 망치지 않지만, 설탕 두 스푼을 넣은 카푸치노는 그렇습니다. 참고로 저녁에는 칼로리가 들어간 음료를 피해야 합니다. 술은 괜찮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요. 저는 맥주를 〈액체 빵〉이라 부릅니다. 저녁을 먹지 않거나 잠자기 세 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규칙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술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독자 반응도 있어요. 간헐적 단식 시작하고, 퇴근 후, 집에 와서 저녁을 안 먹으니까, 부인이 저녁상 차릴 걱정이 없어 좋아하신다고요. 네, 부인에게 사랑받을 방법 하나 더 알려드릴게요. 저는 요즘 그냥 3끼 다 먹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1년에 한두 번, 한 번에 사나흘 정도 하고 평소에는 그냥 아침 점심 저녁 다 먹어요. 다만 저녁 8시 이후에는 물만 마십니다. 야식은 절대 안 먹습니다. ‘신동진의 닥터 밥상’을 보니 밤에 야식만 안 먹어도 12시간 간헐적 단식을 하는 셈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12시간 동안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챙겨 먹고요. 아침에는 가볍게 생식과 채식을 합니다. 고구마, 당근, 토마토를 그냥 잘라서 먹고요. 떠먹는 요구르트에 견과류를 뿌려서 먹습니다. 아침을 차리며 불을 쓰는 조리를 않으니, 일단 준비가 간단하고요. 생식이라 설거지도 편합니다. 이렇게 아침을 드시면, 부인이 더 좋아하실 거예요. 하루 한 끼를 채식과 생식을 하게 된 것도 이 책을 읽고 나서 결심한 겁니다. 식단의 중요성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책을 참고하셔도 좋아요.

간헐적 단식을 하지 말아야 할 사람도 있을까요?
간헐적 단식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은 예외랍니다. 특히 아침을 먹지 않는 단식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요. 양질의 풍성한 아침 식사는 집중력과 학습 능률에 중요하거든요.

댓글 중에는 이런 분도 있어요. 
“50대가 되니 뱃살은 안 빠지네요.”
제가 딱 그래요. 복부비만이 심해서 뱃살을 빼려고 간헐적 단식을 하면 얼굴부터 살이 빠져서 보기가 좀 흉해요. 너무 말랐다고 다들 그래서 다시 열심히 먹으면 배부터 나와요. 책을 보니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인류가 오늘날처럼 오래 산 적이 없고, 비만이 이처럼 폭넓게 문제가 되었던 적도 없다. 우리 몸에서 대부분의 칼로리는 근육이 연소시킨다. 사람은 나이 들면 근육이 줄어든다. 나이가 50세인 사람은 30세보다 근육량이 적고, 그 때문에 원칙적으로 칼로리가 덜 연소된다. 설상가상으로 기초 대사량도 젊을 때보다 떨어진다. 그렇다면 50세의 사람이 30세와 똑같이 먹으면서도 적게 움직이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

제가 퇴직하고는 회사 출근하듯이 운동을 다닙니다. 첫째, 필라테스를 합니다. 근육은 연금보다 더 강하거든요. 근력운동은 재미가 없어도 꼭 해야 합니다. 둘째, 줌바를 합니다. 심혈관계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일 정도로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냥 느긋하게 걷는 것으로는 부족해요. 열심히 춤을 춥니다. 셋째, 탁구를 칩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게임을 하며 취미 생활을 즐깁니다.
 
남들 철인 3종경기 할 때, 저는 노인 3종경기 합니다. 필라테스, 줌바, 탁구, 이 세 가지 종목은 나이 60, 70에도 계속 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여러분도, 근력운동, 유산소운동, 취미삼아 하는 운동, 자신에게 맞는 3가지 운동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댓글을 보면, 인생에서 먹는 즐거움도 삶의 중요한 낙인데 왜 굳이 굶느냐며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미할젠 박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단식은 굶는 것이 아니다. 단식을 해본 적이 없거나 단식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뭐 하러 자발적으로 굶어 가면서까지 삶의 커다란 행복인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느냐는 것이다. 오해다. 단식은 결코 먹는 즐거움에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단식 뒤에는 먹는 즐거움이 더 커진다. 삶의 모든 영역이 그렇듯 영양에서도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단식은 우리 몸의 균형에 기여한다.
굶는 것과 단식을 혼동하면 안 된다. 비슷한 점이 없진 않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비유하자면 단식과 굶는 것은 스스로 좋아서 움직이거나 운동하는 것과 겁에 질린 상태에서 호랑이에게 쫓겨 도망치는 것과 비슷하다. 단식은 항상 자발적이다. 〈영양 및 치료 단식 의사 협회〉의 강령에도 그렇게 적혀 있다. 굶는 것은 그렇지 않다.’

제가요, 40대 내내 몸무게가 68킬로그램 정도였어요. 키가 170이니 68킬로그램이면 정상인줄 알았거든요. BMI를 이용한 비만도 계산은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누는 것이죠. BMI 계산해보니 과체중으로 나오더군요. 깜짝 놀랐어요. 68킬로그램이 과체중이라고? 더 심각한 문제는 복부 비만이 심하고 체지방율이 높다는 것이었어요. 코로나가 터지고 73킬로그램까지 체중이 늘었을 때 BMI를 계산하니 비만이었어요. 간헐적 단식으로 8킬로그램을 빼고 겨우 정상 체중으로 돌아왔어요. 며칠 전 헬스클럽에서 체중을 재어보니 62Kg인데요. BMI 신체질량지수로는 21.5, 딱 정상입니다.


이게 다 간헐적 단식 덕분입니다. 제가 해보고 좋으니까, 여러분께도 권하는 것이고요. 내키면 하시고, 안 내키면 다른 방법으로 건강을 지키셔도 됩니다. 세상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다만 저는 <1일 무식>이라는 책을 읽고 다시 깨달았어요. 간헐적 단식은 몸매 유지를 위해 하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질병 예방 차원에서 건강을 위해 필요한 노력이구나, 하고요.

대표적인 현대인의 질환인 과체중, 고혈압, 당뇨, 동맥 경화, 신장 질환 등 총 15가지 질환에 대해 저자는 각 상황에 맞는 단식법과 영양 프로그램을 책에서 제안합니다. 이 책은 만성 질환 질병을 지닌 환자들뿐 아니라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 그리고 의사들에게도 의미 있는 가이드가 될 것 같습니다. 단식과 영양, 식단에 대한 백과사전 같은 책입니다. 정보의 분량이 엄청난데요. 이런 책을 읽을 땐 완독이나 통독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백과사전을 어떻게 읽죠? 궁금한 항목을 찾아서 그 부분만 읽듯,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는 발췌독도 충분하니까요.

지난 영상에 여러분들이 달아주시는 질문을 읽고, 저의 공부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질문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다만 영상을 통해 정확하게 알려드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더 궁금하신 분은 책을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짧게 설명하기에 우리의 몸과 소화 체계는 너무 복잡하거든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꼬꼬독 꼬꼬독,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댓글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