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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제주도 스쿠터 일주 (총정리)

by 김민식pd 2022. 5. 25.

2021년 4월의 제주 스쿠터 일주 여행기입니다. 은퇴하고 제주 여행을 다닐 때, 화요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다닙니다. 화요일 아침 비행기로 제주에 가서 금요일 오후에 나오면, 숙박도 항공편도 싸게 구할 수 있거든요.

스쿠터 제주 일주 라이딩 계획입니다.

첫째날은 제주 용머리해안부터 애월, 협재 해수욕장, 송악산을 거쳐 중문까지 가고요.

둘째날은 중문 색달해변에서 서핑 강습을 받습니다. (서핑을 하지 않으실 분은 1일 서귀포 관광을 해도 좋아요.)

셋째날에는 서귀포 - 쇠소깍 - 표선해수욕장 - 성산포로 달리고요. (도중에 오름을 하나 오르셔도 좋아요.)

4일차에는 섭지코지를 둘러보고 함덕해수욕장을 지나 제주 공항까지 가지요.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마지막 날에 비 소식이 있네요. 스쿠터를 탈 때 주행풍이라 하여 맞바람을 맞으며 달립니다. 비를 맞으면 라이딩 조건은 악화되죠. 특히 저처럼 안경을 쓰는 사람은 안경에 물방울이 들이쳐 사고의 위험이 있습니다.

예전에 자전거 제주 일주를 하러 3박 4일 여행을 왔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마지막 날 표선 해안에서 제주공항까지 가는데 아침부터 비가 내렸어요. 공항 근처 렌털점까지 자전거를 반납해야 하니 꼼짝없이 비를 맞으며 달렸는데요. 그때 많이 위험했어요. 스쿠터를 타고 같은 상황을 겪고 싶지는 않았어요.

4일차 여행을 포기하고 성산읍에 예약한 숙소를 취소하려고 했는데요. 아뿔싸, 앱에서 예약한 숙소가 취소 불가 상품이었어요. 어쩐지 좋은 숙소가 너무 싼 가격에 나와있더라니... 하나 또 배웠어요. 숙소를 예약할 때는 가격만 볼 게 아니라, 취소 가능한지 조건도 꼼꼼히 따져야한다는 걸.

제주 스쿠터여행 3일차, 일정을 당겨 중문단지에서 출발해 공항까지 달립니다. 아침 일찍 문을 연 식당이 보이지 않으면, 바닷가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어요. 식사는 부실해도, 전망은 최고랍니다. 

중문에서 서귀포를 지나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면...

쇠소깍이 나옵니다. 올레길을 걸을 때는 참 멀게 느껴졌는데, 스쿠터를 타니 금방이네요. 인생이란 그런 거죠. 일부러 느리게 갈 때도 있고요. 때론 서둘러 갈 때도 있죠. 속도의 차이가 여행을 다르게 만들어줍니다. ^^

계속 스쿠터만 타면, 긴장해서 목이나 허리가 뻣뻣해집니다. 섭지코지처럼 풍광이 예쁜 곳을 만나면, 스쿠터는 세워두고 잠시 걷습니다. 

섭지코지는 1월에 성산포 걷기 여행 때 왔던 곳인데요. 한겨울의 풍광과 4월, 봄의 제주는 또 다르네요. 1년 열두달 제주 여행, 이래서 좋아요. 제주의 사계를 만끽할 수 있거든요. 

오늘의 질문 : 제주도 스쿠터 여행할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제가 권하는 세 가지가 있어요.

첫째, 코스는 자전거 일주도로를 추천합니다.

왕복 4차선 산업 도로의 경우, 트럭이나 렌터카 운행이 많습니다. 제주도는 특히 초보 운전자도 렌터카로 여행을 다니는 곳이라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스쿠터나 자전거는 도로의 약자에요. 무조건 방어운전을 해야 합니다. 제주 환상 자전거 일주도로를 추천하는 건, 트럭이 다니지 않는 해안도로기 때문입니다. 트럭은 산업도로로 주로 다니지요. 자전거 일주도로의 경우, 바닷가 길만 따라가기에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스쿠터를 탈 때는 내비게이션이 잘 보이지 않아요. 스마트폰이 햇볕에 반사되거든요. 화면에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눈앞에 있는 속도방지턱을 못 볼 수 있어요. 바닥에 그려진 파란 선을 따라가면 네비게이션을 보지 않고도 제주도를 한 바퀴 돌 수 있기에 자전거 일주도로를 추천합니다.

둘째, 양보 정신을 발휘합니다.

차도를 달릴 때, 신호대기를 하다 파란불이 되면 저는 오른쪽 길가에 서서 차들을 먼저 보내고 난 다음에 갑니다. 그럼 다음 신호가 나올 때까지는 여유롭게 내 뒤에 아무 차 없이 달릴 수 있어요. 제주도는 서울과 달라 교통량이 많지 않습니다. 바쁜 차들을 먼저 보내고 천천히 가는 편이 좋습니다. 시속 30에서 40킬로로 주행하는 스쿠터의 경우, 바로 뒤에 트럭이나 버스가 바짝 붙어 쫓아오면 심리적으로 불안합니다. 그럴 때 오른쪽 갓길로 피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다 홈에 빠져서 오히려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스쿠터 혼자 달리다 자빠지는 건 그나마 괜찮아요. 넘어진 뒤로 차가 오는 게 문제지요. 바쁜 차들은 먼저 보내주고 난 후, 천천히 갑니다. 어차피 나는 이곳에 놀러왔잖아요. 급하게 출근하는 것도 아니고, 배달할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니 느긋한 마음으로 양보 정신을 발휘합니다. 그게 정신 건강에도 좋아요.

세 번째, 과속방지턱을 조심합니다.

스쿠터는 자동차도 아니고 자전거도 아니에요. 자동차처럼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안전하지는 않아요. 덜컹하고 턱을 넘을 때 스쿠터 핸들을 놓치면 사고가 납니다. 자전거는 차라리 속도가 낮기에 턱을 넘을 때 위험하지 않아요. 초보가 렌털 스쿠터를 탈 때는 과속방지턱을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점심은 제가 애정하는 성산포 마녀김밥에서 먹습니다. 

오후 2시 50분. 서우봉 산책로입니다. 원래는 다랑쉬 오름을 가려고 했는데, 일정이 짧아져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합니다. ㅠㅠ 괜찮아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요. 어차피 완벽한 여행이란 없어요. 차선과의 끊임없는 타협이죠. 인생이 그렇듯이.

정자가 나타나면 물을 마시고 쉬었다 갑니다. 스쿠터 운전, 은근히 힘드네요. 

오후 4시 10분, 제주 박물관에 도착했어요. 저녁 비행기라 시간이 남아서 여기서 쉬었다 갑니다.

남들은 시간이 남으면 카페에 가지만 저는 무료입장이 가능한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짠돌이 만세! ^^)

제주도는 180만 년 전부터 10만 년 전까지 여러 차례에 걸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약 4만년 전까지는 육지로 연결되어 있어 사람과 동물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어요. 1만 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 상승으로 육지와 분리되었다고요. 헐! 저는 제주도는 화산 폭발로 바다에서 용암이 솟아올라 외딴 섬이 된줄 알았는데 원래 육지의 일부였다니! 이래서 사람은 자꾸 배워야해요. 도서관이나 박물관같은 공짜 배움터를 찾아다녀야 해요. 제주 박물관, 제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 많아 참 좋네요.

제주 목관아에 대한 영상 소개가 나오는데요. 

하얀 부조 위로...

영상이 나오는데... 

조선 시대의 기록에 충실한 고증에, 탁월한 영상 연출까지! 넋을 잃고 보았어요. 무료 입장에 이런 고퀄의 콘텐츠라니, 오늘 짠돌이 감동먹고 갑니다!

 

스쿠터 제주도 일주도 재밌네요. 2박3일 일정이면 섬을 한바퀴 둥글게 돌 수 있어요. 운전은 조심하시고요.

정말이지, 제주는 사랑이지 말입니다.

짠돌이의 제주 사랑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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