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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제주 스쿠터 여행 (ft. 중문 서핑 강습)

by 김민식pd 2022. 5. 18.

2021년 4월 20일 제주도 스쿠터 일주를 떠났습니다. 

오전 10시 제주공항에 도착했어요. 미리 예약한 스쿠터를 빌리러 갑니다. 3박4일 렌트하는데 비용은 96,000원입니다. 차를 렌트하는 것보다는 싸지만, 그래도 비용이 꽤 드네요. 참고로 3년 전 자전거 렌트하는데 비용은 절반 정도였어요. 자전거는 하루 1만원 꼴로 빌렸거든요.

12시 30분, 구엄포구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으려고 휴대폰을 꺼냈다가 만세를 외쳤습니다. 출판사에서 2021년도 1분기 인세를 입금했네요. 5년 전 민식이에게 감사합니다. 송출실에서 낮밤 교대로 근무를 하면서도 부지런히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쓴 덕분에 퇴직 후, 인세를 받아 여행 경비에 보탤 수 있으니까요.

고마워, 5년 전의 민식. 네가 보내준 인세로, 오늘 저녁엔 맛난 거 먹을게~^^

오후 1시 30분, 협재 해수욕장에 도착했어요. 

오후 3시 10분, 송악산입니다. 1월, 성산포, 2월 서귀포, 3월 모슬포, 걷기 여행을 하다, 4월이 되어 날씨가 풀리니 스쿠터로 제주도 일주하러 왔어요. 혼자 여행하며 차를 렌트하기엔 비용이 너무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스쿠터를 빌렸지요.

스쿠터를 잘 타는 건 아닙니다. 베트남이나, 라오스 여행 때 잠깐 빌려서 타본 적은 있지만 3박 4일 동안 타보는 건 처음이에요. 계기판 눈금 절반 정도 남았기에 주유소에 들러 "만땅 넣어주세요."했는데요. 휘발유를 넣었는데 겨우 2800원 나왔어요. 민망합니다.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마셔도 이것보단 많이 나오겠네요. 스쿠터야, 너 정말 조금 먹고 열심히 달리는구나...

오후 5시 경에 중문단지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어요. 1박에 39,000원. 깨끗한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나가요.

중문 단지 도보 산책 코스를 걷습니다.

다음날 서핑 강습을 신청했어요. 4월에는 꼭 제주에서 서핑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다음 날 아침 8시에 스쿠터를 몰아 중문 색달 해변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아니, 이렇게 이른 아침에, 아직 날이 쌀쌀한데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저렇게 많아? 

역시 여긴 한국이네요. 카이트 서핑의 천국, 탄자니아 잔지바르의 파제 해변이 떠오릅니다. 유럽에서 온 서퍼들은요. 밤새 파티를 즐기고 대낮이 되기 전엔 아무도 나오지 않거든요. 제주의 서퍼들은 오전 8시에 나와 잠깐 파도를 타고, 아침 10시에 출근한답니다. 서퍼도 부지런해야 살 수 있는 곳, 한국... 

강습을 신청한 배럴 서핑샵입니다.  

서핑 샵에서 수트를 입고 사진 찰칵! 간헐적 단식으로 8킬로를 빼기를 잘했네요. 안 그럼 배만 볼록 나온 아재 몸매가 그대로 드러날 뻔... ^^

먼저 이론 수업을 받는데요. 기억에 남는 건 '원 웨이브, 원 서퍼' 즉, 하나의 파도는 한 명만이 탈 수 있다는 애기였어요. 이제야 알겠네요. 동해안에서 본 서퍼들이 왜 다들 보드 위에 앉아 있는지... 파도는 한 사람만 탈 수 있기에 다들 순서를 기다린거죠. 피크(파도의 꼭지점)에서 파도를 잡은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어
이미 누군가 타고있는 파도에 끼어들어서는 안됩니다. 충돌 위험이 있고, 바다에서 부딪힐 경우 사고로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보드를 타는 사람보다 보드에 앉거나 누워서 다음 파도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거로군요. 

실기 강습을 같이 받던 분이 "이따 강습 끝나고 점심이나 같이 하실까요"라고 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나이 들어 혼자 여행 다니다 보니 젊은 사람들에게 끼어들기 쉽지 않아요. 먼저 제의해 주니 얼마나 좋은가요. 심지어 한참 밥을 먹다 그분이 잠깐 일어나더니 계산대에 가서 얼른 계산을 하고 오시더군요.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나서 오늘 제가 점심 대접을 하려구요." 와, 50대 아저씨가 20대 청년에게 밥을 얻어먹는 날이 다 있군요. 그분의 연락처를 받아서는 나중에 카카오뱅크로 밥값을 살짝 입금해드렸어요. ^^ 카뱅, 연락처만 알아도 입금이 가능하니 참 편하네요. 

 서핑샵 직원분이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 카페에 올려주신 사진입니다.


서핑 레슨을 같이 받으며, 보드에 올라설 때마다 서로 응원의 함성도 질러주고 박수도 쳐주고 그랬어요. 그러다 일종의 동지의식이 생긴 거죠. 서핑 레슨 신청하길 참 잘했어요. 물론 강사님이 절 보고 "아버님은 보드 들고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할 때 살짝 속상하긴 했지만...

 

그날 중문 색달 해변에서 아마 내가 최고령자였을 겁니다.

나이, 쉰 다섯, 아직 새롭게 배울 수 있어 좋은 나이입니다. 

 

김포 제주 편도 항공권은 42,000원.

서핑 렌탈 및 강습비는 70,000원.

숙박은 39,000원이었습니다.

 

짠돌이 제주 여행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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