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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제주 올레 14코스 여행기

by 김민식pd 2022. 5. 4.

2021년 3월의 제주 여행기 마지막날 일기입니다.

순서상 올레 13코스를 걸어야하는데요. 숙소에서 체크아웃하고 서울 가는 날이라 배낭이 무거워요. 게다가 13코스 종점에서 공항 가는 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고요. 무거운 배낭을 지고 저지오름을 오르는 건 마음이 내키지 않아, 버스를 타고 한림읍으로 이동합니다. 협재해수욕장이나 애월항에서는 공항 가는 버스가 많거든요.

오전 9시, 버스를 타고 월령리까지 간 후, 올레길 14코스를 찾아갑니다.

월령리 선인장 군락입니다. 국내 유일의 선인장 야생 군락인데요. 선인장이 이곳에 자라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요. 선인장 씨앗이 원산지로 알려진 멕시코에서 해류를 타고 이곳에 밀려와 모래땅이나 바위틈에 자리잡은 것 같다고요. 옛날 이곳 주민들은 뱀이나 쥐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집 울타리인 돌담에 선인장을 심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그러니까, 이 선인장이 태평양 바다를 건너왔다는 거잖아요? 놀랍습니다. 선인장 씨앗이 태평양을 건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수많은 씨앗 중 하나만 살아남으면 됩니다. 무수한 씨앗을 파도에 실어보내고, 그 중 하나라도 바다를 건너면 되는 거지요. 선인장 씨앗이 파도에 쓸려가는 걸 보고 안타까워할 필요가 없어요. 그 중 하나만 뭍에 오른다면...
힘들 때, 저는 되든 안 되든, 이것저것 막 시도해봅니다. 열 가지 시도를 하고, 다 성공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중 하나만 얻어걸리면 되는 거지요. 선인장이 바다를 건너는 방법에서 고난과 시련을 헤쳐나가는 법을 배웁니다.

월령리에서 한림항까지 걷는 내내 비양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비양도는 1002년 고려 목종 5년에 분출한 화산섬으로 제주 화산섬 중 가장 나이가 어리대요. 제주도가 오래 전 단 한번의 폭발로 만들어진 줄 알았더니, 여러차례에 걸쳐 만들어졌군요. 겨우 천 년 전에도 폭발한 적이 있다니...

금능포구를 지나, 오전 10시 30분, 협재 해수욕장에 도착했어요.


야자수가 늘어선 길. 이런 이국적인 풍광 때문에 마치 동남아에 온 것 같아요. 외국처럼 보이지만 한국이라 좋은 곳, 제주도.

올레길, 참 좋아요~

11시. 조금 이른 시간에 점심을 먹기 위해 협재 칼국수에 들렀습니다.
50대 여행자가 맛집을 고르는 방법. 다이닝 코드 앱에서 블로그 리뷰를 읽고요. 사진이 예쁘고 전망이 좋은 집은 20대 커플이나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을 위해 양보합니다. 오래된 가게, 칼국수나 밥집 위주로 찾아요. 웨이팅이 길다는 집은 오전 11시나 오후 1시 이후에 갑니다. 맛있으면 맛있다고 블로그에 남기고요. 별로인 집은 굳이 남기지 않습니다. 입맛은 주관적이에요. 나랑 안맞을뿐 다른 사람은 좋아할 수 있습니다.
책도 마찬가지에요. 많이 읽고 그중 좋은 책만 골라서 리뷰를 씁니다. 굳이 별로인 책에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아요.

한치물회 12000원. 두꺼운 한치가 푸짐하게 들어갔네요. 맛있어요. 그런데 다른 테이블은 다 보말칼국수를 먹고 있군요. 다음에는 나도 보말칼국수를 먹어야지~

https://m.blog.naver.com/8302yang/2210684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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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재 해수욕장이 스노클링의 명소로군요. 다음엔 여기서 스노클링도 해봐야겠어요.

협재해수욕장을 돌아본 후, 이제 공항으로 갑니다. 1월, 성산포, 2월, 서귀포, 3월에 모슬포 여행을 했으니 4월에는 어디로 갈까요? 날씨가 풀렸으니 스쿠터로 제주도를 일주하고 싶어요. 공항에서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며 보니 4월은 성수기라 다 만원씩 올랐네요.

오늘의 질문 : 퇴직자가 돈을 버는 방법은 무엇인가?

매달 제주여행을 다닙니다. 버는 돈없이 늘 쓰기만하면 짠돌이 마음은 불편해집니다. 이럴때 정신승리가 필요해요.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할 때 기준을 5만원으로 잡습니다. 그러다 2만 8000원 짜리 항공권을 찾거나 2만 5000원 짜리 게스트하우스 방을 찾으면 돈을 번 것 같습니다. 기준이 5만원이니까, 2만 5000원 짜리 방에서 자면 2만 5000원을 쓴 게 아니라, 2만 5000원을 버는 셈이죠.
이날의 경비는요.
아침 7,000원
물회 12,000원
전철 4,000원
항공권 32,000원
총경비 55,000원

2021년 3월 제주도 3박4일 여행에 25만원 정도 들었어요.
20년 전 저는 골프를 즐겼는데요. 그때 라운딩 한 번 나가는 비용이 25만원 정도였어요. 4시간 동안 골프 치는 비용과, 4일 동안 제주 여행하는 비용이 같다면, 저는 오래 가는 즐거움을 선택합니다. 골프를 그만 두고, 여행을 다닐 때마다 돈을 버는 기분이에요.
짠돌이 제주 여행, 다음번엔 스쿠터 일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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