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제주 올레 12코스 여행기

by 김민식pd 2022. 4. 27.

2021년 3월의 여행기입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책을 읽습니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다, 문득 스칼렛 오하라와 버트 레틀러도 참 외로운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라 메모를 남깁니다. 언젠가 블로그 글감이 될 수도 있겠지요. 

아침 6시, 옷을 따뜻하게 챙겨입고 해돋이를 보러 나갑니다. 


오전 6시 20분. 사계해안입니다. 구름이 낮게 깔려 햇님이 떠오르는 모습을 보긴 힘들 것 같아요. 괜찮아요. 나온 김에 용머리해안까지 걷습니다.

화산섬이라 산의 모양이 용암이 분출되든 모습 그대로입니다. 볼 때마다 신기한 제주의 지형.


오전 8시. 쉬다가게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사장님이 차려주신 아침을 먹습니다. 된장찌개 (6000원)  
된장을 끓여 계란후라이에 비벼먹으니 맛있네요. 사장님께 배운 레시피를 따라 집에 와 아이들에게 해주니 좋아했어요. 이제 퇴직했으니, 요리도 조금씩 배워갑니다.

올레길 12코스, 신도 바당올레를 걷습니다. 12코스 시작점인 무릉외갓집까지는 숙소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없어 신도1리 사무소를 오늘의 올레 걷기 시점으로 삼습니다.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는 가끔 이렇게 건너뛰기도 합니다. 

오전 9시, 숙소 근처 사계리 사무소 정류장에서 202번 버스를 타고 신도1리 사무소에 내리니 오전 9시 20분.

오전 9시 50부터 12코스 신도바당올레를 걷습니다.

매달 한번씩 제주에 올 때마다 지역을 옮겨다닙니다. 같은 숙소에서 3박4일을 머무니, 짐을 두고 가볍게 걸을 수 있어 참 좋네요. 차 렌트할 필요없이 버스를 타고 근처 올레길 시점만 찾아다니면 되고요.

오전 1050분. 수월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수월봉에는 기상대가 있습니다. 망원경이 들어가 있는 원형 관측소는 벌집 모양이에요. 육각형을 이어 붙여서 커다란 구를 만든 게 꼭 축구공을 닮았어요.

육각형을 이어 붙였을 때 꽤 안정적인 구조가 나온다는 건, 어떻게 발견했을까요? 어쩌면 벌집 모양에서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얻은 건 아닐까요?

오전 11시, 수월봉 전망대에서 좀 쉽니다. 오르막길이 끝나는 곳에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가 있고요. 쉬었다 가기 딱 좋네요.


저멀리 차귀도가 보입니다.

수월봉 지오 트레일.

화산 특유의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인데요. 나름 제주를 자주 왔는데, 여기는 처음입니다. 올레길 완주에 도전하니 처음 가는 곳이 늘어나요. 걷기 여행의 매력이지요. 찬찬히 꼼꼼히 볼 수 있어요. 

오징어를 말리네요. 예전에 자전거 제주 일주를 할 때, 반건조 오징어를 사서 행동식으로 먹은 기억이 납니다.

따스한 봄볕을 받으며 걷습니다.

12시 30분. 올레 12코스 종점인 용수포구에 도착했어요. 이제 점심 먹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낮잠을 즐긴 후, 오후 3시에 다시 마을 산책을 나갑니다. 


1500 사계해변입니다. 바닷가 쉼터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요.

사계리 동네 산책을 다니기도 합니다. 오후 4시 20분, 대정향교에 왔어요.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곳입니다. 1420년 세종 2년에 처음 지어진 후 여러 차례 옮겨 다니다가 1653년 효종 4년 때 현 위치에 옮겨졌다고요. 유생들이 행사를 하나봐요. 공기 2572년이라는 연도 표기가 생소합니다. 예수님이 태어난 해로부터 2021년이 지난 서기 2021년은 공자님 태어난지 공기 2572년인가 봐요.

향교 옆 유채밭이 예뻐서 사진 한 장 찍습니다.

오늘의 질문 : 내가 제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정세랑 작가님의 책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를 읽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인만큼 제주를 사랑할 순 없어> 코로나가 터지기 전, 중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제주를 누비던 시절이 있어요. 중국 사람들이 제주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중국에서 경제가 먼저 발달한 곳은 북경이나 상해 같은 연안지역입니다. 바다와 가까워 해상 수출이 쉬운 지역부터 공업화가 시작되었지요. 중국의 내륙 지방은 아직 공업화의 혜택을 받지 못한 곳도 많아요. 중국은 워낙 땅이 넓어 내륙에서 태어난 사람은 한번도 바다를 보지 못한 사람도 많아요.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제주에 오는 사람은 난생 처음 본 바다와 사랑에 빠지지요.

제주도는 사방이 바다로 둘러쌓인 작은 섬(중국 대륙에 비교하면)이라, 어디에서든 차로 30분 내에 바다를 만날 수 있어요. 올레길 근처 숙소에 묵는다면, 걸어서 30분 내에 바다를 볼 수 있고요. 이런 아름다운 섬이 우리 나라에 있다는 건 큰 복입니다. 여권도 필요없고, 외화 환전을 안해도 되고,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는 제주! (물론 제주 방언은 아직 어렵습니다만... ^^) 한국인만큼 제주를 사랑할 순 없죠.   

하루 경비

아침 6000원

점심 10,000원

저녁 8,000원

버스 3,000원

숙박 25,000원

총경비 52,000원

심지어 해외 여행 경비와 비교하면, 제주 여행은 뭐, 거의 돈을 벌며 다니는 거라니까요? ^^

 

짠돌이 여행기,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블로그는 매주 월수금에 업데이트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