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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통증에는 누르기가 최고다

by 김민식pd 2022. 4. 1.

(오늘은 꼬꼬독 원고를 올립니다.)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아프지 않고 사는 삶, 아닐까요? 예전에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화제였을 때, 누가 그러더군요. 아파도 티를 못 내는 게 중년이다. 사실 아프니까 중년이고 아프니까 노년이지요. 나이가 들면 사지가 쑤시고 결리고 아픈 곳이 늘어나잖아요?
통증은 싫고 불편한 감각이지만, 몸을 보호하기 위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기 전에 스스로 몸 안에서 보내는 일종의 위험 신호랍니다. 우리 몸 어딘가에 이상이 발생했다고 알려주는 경고 메시지인 거죠. 조금 아플 때, ‘금방 괜찮아지겠지’ 하며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요. 통증을 몸이 보내는 경고라 생각하고 우리 몸을 잘 관리하는 법을 오늘은 배워볼까 합니다. 
구독자 307만 유튜브 <피지컬갤러리>의 전담 만능 물리치료사 문교훈 선생님이 있는데요. 이유 없이 발생하는 통증으로 인해 일상이 불편해진 사람들, 아파서 생활이 힘든데도 병원만 가면 이상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직접 책을 쓰셨답니다.

<8초만에 통증 리셋> (문교훈 / 다산라이프) 

통증은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으로 나뉩니다. 급성 통증은 다쳐서 아픈 거죠. 다친 부위만 나으면 통증이 사라집니다. 문제는 ‘만성 통증’이에요. 어디를 다쳐서 발생하는 통증이 아니라 낫는 과정이 따로 없어요. 만성 통증의 문제는 원인을 모른다는 거죠.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잘못된 습관이 내 몸에 조금씩 손상을 주는데요. 오랜 습관이 만성 통증을 일으킵니다. 만성 통증은 대개 신체 불균형으로 인해 생기는데요. 세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째, 한곳의 균형이 깨지면 나머지 부분도 우르르 무너집니다.

우리 몸에서 균형은 매우 중요합니다. 척추를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기에, 한 부위의 균형이 깨지면 연쇄적으로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칩니다. 

두 번째, 잘못된 자세가 몸을 망가뜨립니다.

잘못된 자세를 지속하면 우리 몸은 그 자세에 맞춰 적응하고 변합니다. 그렇게 변해버린 몸을 편하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근육과 관절의 기본값을 바꿉니다. 만약 다리를 꼬고 앉는 게 편안하다면 골반이 이미 뒤로 틀어져 있는 겁니다. 다리를 꼬지 말고 똑바로 앉으라고 하면 오히려 불편하죠.

제가 예전에 드라마 연출하다 허리 통증으로 심하게 고생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이상했어요. 조명 장치며 카메라 등 무거운 장비를 들고 옮기느라 힘을 쓰는 다른 스태프들은 멀쩡한데, 하루 종일 감독 의자에 앉아 있는 내가 왜 아플까? 제가 드라마 감독이라고 너무 폼을 잡은 거예요. 감독님 자세가 어때요? 비스듬히 누워서 모니터를 봅니다. 내가 대장이거든요. 남들은 한 컷 찍을 때마다 자리를 옮기는데, 저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됩니다. 그 습관이 만성 허리 통증을 가져왔어요. 아프니까 엔지를 외치는 빈도가 늘더군요. 사람이 아프면 정상적인 판단이 되지 않거든요. 허리가 아파서 굿 라이프 영상을 찾아봤고요. 요즘은 의자에 수건을 깔고 앉습니다. 무심코 다리를 꼬거나 몸을 기울일 때, 엉덩이 아래 수건이 지긋이 나를 붙듭니다. ‘어허 왜 이래? 또 한 번 아파볼래?’ 편한 자세라고 생각하지만 오래 계속하면 병이 됩니다.

세 번째, 한쪽만 사용하는 습관이 신체 구조를 틀어지게 만듭니다.

장시간 같은 작업을 반복하거나 오랜 기간 한쪽만 사용하는 습관 또한 몸의 구조를 틀어지게 만들어 통증을 유발한다고요. 제가 탁구를 좋아하는데요. 하루 1시간 반만 칩니다. 너무 재미있어 계속하다 보면 몇 시간씩 치거든요.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운동이라 몸이 틀어질 수 있어요. 운동 마치면, 송영민 선생님의 굿 라이프 영상을 보며 척추 바로 세우기 운동을 합니다. 별 모양 운동, 날아가는 것들 운동을 합니다. 줌바와 필라테스 등 다양한 근육을 쓰는 운동도 같이 합니다. 골프나 테니스, 배드민턴 좋아하시는 분들, 한쪽만 사용하는 분들은 운동도 좋지만 신체 구조가 틀어지니, 꼭 근력 운동이나 전신 운동을 함께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안 그러면 아파요.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일까요? 배꼽 아래 골반 안쪽이죠. 하지만 그건 서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앉은 상태에서의 중심은 목입니다. 이때 목의 무게를 가장 많이 견디는 근육은 어디일까요? 머리가 앞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뒷목 근육, 그중에서 상부 승모근이 필요 이상의 엄청난 힘으로 버티려고 애씁니다. 그러니 구부정한 자세로, 거북목을 하고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계속하면 근육이 긴장한 채 경직되어 단단하게 뭉치고 결국 통증으로 이어집니다.

수십 만 년 동안 인류가 살아오면서 의자에 앉아서 생활한 기간이 얼마나 되었을까요? 주로 서 있거나 걷거나 뛰었겠지요. 사극을 봐도 왕이나 사또 정도 되어야 앉지, 다들 서 있잖아요. 승모근은 지금 난리일 거예요. 아니, 원래는 골반이 몸의 중심이라 모든 체중을 지탱하고, 그래서 골반뼈나 엉덩이 근육이 튼튼한 방향으로 수십만 년 동안 진화를 거듭했는데, 갑자기 몇십년 사이에 책상과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 목의 무게를 견뎌야하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허리가 아프고 목이 아픈 건, 우리의 체중을 견디느라 중력과 싸우느라 그런 건데요. 승모근한테 미안합니다. 아픈 허리와 목한테 잘해주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통증 제거에는 누르기가 최고랍니다.

‘근육이 뭉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근육을 풀기 위해, 즉 이완하기 위해 주무르거나 두드린다. 이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근육의 특성에 따라 적용하는 방법이 다른데 보통 다섯 가지로 나뉜다. 잡기, 누르기, 늘리기, 튕기기, 문지르기와 긁어내기다.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근육을 이완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손기술에 ‘주무르기’는 없다. 홈트 할 때 많이 사용하는 마사지볼과 폼롤러는 근육 이완을 목적으로 탄생한 대표적인 운동기구로 누르기, 늘리기, 긁어내기를 할 수 있다.’
 
여러분, 폼 롤러 쓰세요? 제가요, 폼 롤러를 만나고,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살아요. 송영민 선생님의 영상을 보면서 근육 스트레칭도 하고 마사지도 하는데요. 운동 후 몸이 뻐근하고 아플 때 직방입니다. 예전에 선비들이 죽부인이라고 대나무 목침을 끼고 살았잖아요? 저는 폼부인을 좋아합니다. 

아플 때 누르기가 좋은 이유는?

‘근육을 누른다는 건 압력을 주는 것이다. 근육은 과도하게 일을 하거나 당겨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딱딱해진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의 기능인 운동성이 감소해 근육이 굳으면서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신경조직을 눌러 저림이나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단단하게 뭉친 근육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간접적으로 자극하는 수밖에 없다. 바로 누르기를 통해 압력을 줘야 한다. 이때 통증의 원인이 되는 근육의 위치를 바로 알고 누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증에서 벗어나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은 누르기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가 부르시죠. “와서 어깨 주무르면 용돈 준다.” 아프실 때마다 손주를 부르신 건데요. 이제 예전처럼 손주랑 같이 사는 집도 별로 없고요. 손주들도 바빠요, 학원가고 숙제하느라. 어깨 주무르라고 시킬 수가 없어요. 100세까지 살면서 어깨나 목이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리치료사가 쓴 책을 읽고 누르기 신공을 직접 전수 받으면 착한 손주가 필요 없어요. 내가 다 해결할 수 있어요. 이런 책은 효성 지극한 손주보다 훨씬 나아요.

책을 읽고 깨달은 점, 통증이 오면 반겨야겠어요. 아, 내 몸이 지금 나한테 신호를 보내고 있구나. ‘너 지금 너무 오래 앉아 있었어. 일어나서 잠깐이라도 걷고 스트레칭을 해.’ 

아픈 몸을 직접 돌봐주며 오래오래 건강한 삶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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