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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노후의 3가지 행복

by 김민식pd 2022. 4. 8.

(오늘은 꼬꼬독 원고를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좋은 삶, 좋은 책! <꼬꼬독> 김민식입니다. 

유튜브 채널 <굿 라이프> 방송을 보면서 생각해봅니다. 굿 라이프, 좋은 삶이란 어떤 삶일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 아닐까요? 육체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정신 건강을 위해 저는 책을 읽습니다. 좋은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들을 여러분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꼬꼬독인데요.
오늘은 <굿 라이프> 채널에서 <굿 라이프> 책을 소개합니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에서 한국인의 행복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하신 최인철 교수님의 책입니다.

<굿 라이프 : 내 삶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 최인철 지음>

책에는 행복한 사람들의 10가지 특징이 나옵니다.
1.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2.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
3. 비교하지 않는다.
4. 돈의 힘보다 관계의 힘을 믿는다.
5. 소유보다 경험을 산다.
6. 돈으로 이야깃거리를 산다.
7. 돈으로 시간을 산다.
8. 걷고 명상하고 여행한다.
9.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발견한다.
10. 비움으로 채운다.

제 나이 이제 쉰다섯입니다. 24년간 MBC에서 예능 피디, 드라마 피디로 일하다 퇴직을 했어요. 위에 나온 행복한 사람들의 특징 중, 세 가지가 노후의 행복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둘째,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 
셋째, 소소한 즐거움을 챙긴다. 

첫째,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공부하고 일을 하는 동안, 젊을 때는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에 집중하죠. 그래야 직장에서 성공하고 사회에서 인정받으니까요. 하지만 최인철 교수님은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행복의 조건이라 말합니다.

‘행복감이 높은 사람은 그 일을 자신이 좋아하면, 잘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반면, 행복감이 낮은 사람은 그 일을 잘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분석 결과, 순간순간의 즐거움과 의미는 그 일을 잘한다고 느끼는 정도보다 그 일을 좋아한다고 느끼는 정도에 의해서 훨씬 크게 좌우된다.’

24년간 로맨틱 코미디 피디로 일하며 저는 시청률의 압박을 많이 받았고요. 촬영 현장에서 감독으로 막중한 책임을 지며 살았어요.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까 고민했지요.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어쩌면 이것은 50대 이후에 우리가 노후의 행복을 찾아가는 조건이 아닐까요?
요즘 저는 탁구를 배우고 줌바 댄스 수업을 받습니다. 탁구는 나이 50이 넘어 시작해 엄청 헤맸습니다. 같이 쳐주는 사람이 없어 처음에는 탁구장 구석에서 벽보고 빈 라켓만 휘둘렀고요. 어쩌다 쳐도 공 주우러 다니기 바빴지요. 줌바도 마찬가지예요. 춤추는 걸 좋아해서 시작했는데, 다 여성분들이고, 남자는 저 혼자라 처음엔 많이 뻘쭘했어요. 스텝 따라가는 것도 버거웠고요. 하지만 새로운 취미를 시작한 덕분에 매일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고 있습니다. 분명 어제보다 오늘의 나는 탁구가 조금이나마 늘었고, 줌바 댄스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거든요. 잘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여기에 노후의 행복이 있다고 믿습니다.

2.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

심리학자 토리 히긴스에 따르면 3개의 자아가 있답니다. 현실의 나(actual self), 되고자 열망하는 이상적인 나(ideal self), 그리고 되어야만 하는 당위적 나 (ought self). 

“이상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좁히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자기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상, 비전, 열정, 도전을 중시한다. 반면 당위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좁히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마땅히 되어야만 하는 자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의무, 책임, 예방, 현상 유지를 중시한다.
행복은 역할, 의무, 책임, 조심, 경계, 현상 유지로 대표되는 당위적 자기의 브레이크보다 꿈, 비전, 이상, 열망으로 대표되는 이상적 자기라는 엔진을 달고 전진하는 사람에게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나이 50이 넘어가면서 저는 회사 생활에서 많이 지쳤어요. 조직에서 주어진 나의 역할에 충실한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 자아에게 당위적 자아만 강요하면 인생은 질식합니다. 이상적 자아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해요.
우리 앞에 바구니가 있고 희고 검은 공들이 있다고 생각해봐요. 검은색 공에는 의무, 책임, 예방, 현상 유지라는 글씨가 있고요. 하얀색 공에는, 이상, 비전, 열정, 도전이라 쓰여 있어요. 50 이후의 인생이라는 바구니에는 당위적 나를 위한 검은색 공보다 이상적 나를 위한 하얀색 공을 더 많이 채우는 게 목표입니다. 의무, 책임, 현상 유지보다는 비전, 열정, 도전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싶습니다.



3.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발견한다.

도서관 저자 특강에 갔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피디님, 퇴직하시고 어떻게 지내시나요?" 
"책 읽고 여행 다닙니다." 
"피디님이 제일 좋아하는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지는 한강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리는 걸 좋아합니다. 여의도를 거쳐 김포로 가서 아라뱃길로 서해바다까지 가기도 하고요. 잠실을 지나 하남시를 거쳐 양평까지 달리거나, 날이 좋으면 춘천까지 다녀오기도 합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이제 저는 멀리 있는 곳, 어쩌다 한번 갈 수 있는 곳을 꿈꾸기보다 내 옆에 있는 일상의 공간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살고 싶습니다. 그게 노년의 행복 아닐까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모른다면, 책을 읽어도 좋습니다. 책 속에는 다양한 즐거움의 세계가 펼쳐져 있으니까요. 취미를 통해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책에서 만나고,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그려보셔도 좋겠지요. 무엇보다 책 속에는 소소한 즐거움이 많이 숨어 있답니다. 앞으로 이 시간을 통해 책이 주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꼬꼬독 꼬꼬독!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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